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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전통차 한잔할래요?
2020년 11월 18일(수) 00:00
우리는 사람을 만날 때 “커피 한잔할래요?” 라는 말을 자주 한다.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한때 커피숍이 폐쇄되기도 했지만 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여전하다. 가정마다 일회용 커피 믹스는 필수품이 됐고, 길거리마다 5분도 안 되는 거리에 카페나 커피 전문점이 즐비하다.

한국은 어느새 세계 최고의 ‘커피 공화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의 커피 전문점 시장은 10년 전에는 1조 원이 채 되지 않았지만, 지난해는 6조 원에 육박하면서 여섯 배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전통차 시장 규모는 매년 축소되고 있는 실정이라 씁쓸할 따름이다. 우리 국민의 각별한 커피 사랑을 탓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무엇이든지 지나치면 문제가 된다.

이제 커피 대신 전통차를 마시는 건 어떨까. 우리 땅에서 자란 향기로운 풀과 몸에 이로운 재료로 만든 인삼차, 유자차, 감잎차 등 좋은 차들이 우리에겐 너무나 많다. 요즘처럼 찬바람이 부는 환절기에 생강차, 대추차 등은 감기와 비염을 예방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특히 녹차는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 10대 음료 중 하나일 정도로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커피보다 우수한 전통차가 국민에게 외면받는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다도(茶道)는 복잡하고 어려운 것으로 인식되어 ‘일상의 차’로 다가가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전통차가 커피처럼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생활차로 자리 잡으려면 다양하고 차별화된 전통차 개발이 시급하다. 아울러 커피처럼 ‘테이크아웃’ 문화를 활성화하는 등 마케팅 전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간편함과 웰빙을 앞세워 소비자에게 다가간다면 커피 못지않게 전통차 소비를 촉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커피 맛에 익숙해진 일상 속에 천년의 숨결을 간직한 전통차의 향기가 점점 멀어지는 요즘, 커피 대신 우리의 내면과 건강을 함께 챙길 수 있는 전통차 소비가 활성화되어 코로나19로 가뜩이나 힘든 농가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 이제 “커피 한잔할래요?”가 아닌 “전통차 한잔할래요?”라는 말을 자주 들을 수 있기를 바란다.

<임관규·농협 경주환경농업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