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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는 인생과 삶의 진리를 깨우쳐 주는 스위치
[박성천 기자가 추천하는 책]
다시, 신화를 읽는 시간
조지프 캠벨, 권영주 옮김
2020년 10월 23일(금) 11:07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외벽에 조각돼 있는 ‘우주 바다를 젓는 신들’. <더 퀘스트 제공>
“새로운 신화는 인류가 존재하는 한 언제까지고 오래되고 영원한 신화일 것이다. 그것을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에 맞춰 다시 쓴 신화다. ‘민족’의 비위를 맞춰주는 게 아니라 개인을 깨워 그들 자신을 알게 해주는 것이 목적인 신화다. 새로운 신화는 우리가 이 아름다운 별에서 자리다툼을 벌이는 자아가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이 해방된 마음의 중심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각각의 방식으로 모든 것과 하나인 이 세계에 지평은 없다.”(본문 중에서)



독수리에게 간을 쪼이는 그리스 신화의 ‘프로메테우스’.
지난 1987년 타계한 조지프 캠벨은 신화 전문가다. 신화종교학자였으며 비교신화학자이기도 했다. ‘빌리지보이스’는 그를 가리켜 “광대한 파노라마 같은 인간의 과거를 아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 명”이라고 평했다.

1904년 뉴욕에서 태어난 캠벨은 어린시절 아메리칸 인디언에 관심이 많았고 관련 책을 읽었다. 맨해튼 미국자연사박물관을 자주 갔으며 토템에 관한 자료에 매료되었다. 평생에 걸쳐 방대한 저술을 남겼는데 ‘신의 가면’, ‘신화의 힘’, ‘신화의 세계’ 등 신화와 연관된 책이 대부분이다. 한마디로 그는 신화학의 거장이다.

‘시대를 초월해 신화의 세계로 입문하는 한 권의 책’이라는 상찬을 받는 ‘다시, 신화를 읽는 시간’이 발간됐다. 1972년 첫 출간 후 49년간 베스트셀러 자리를 유지해오고 있다. 책의 주제는 “신화를 읽는 것은 내면으로 떠나는 여행이다”로 압축될 수 있다.

왜 신화를 읽어야 할까. 삶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신화는 보편적이고 영원한 힘에 관한 이야기로, 그 힘은 우리들 내면 깊은 곳에서 끊임없이 영향을 미친다. 신화는 곧 ‘인생의 답을 찾아 내면으로 떠나는 여행이며 그 과정은 크고 작은 모험이자 상징으로 표현된다’는 것이다.

신화의 가장 큰 상징적 효과는 각성이다. 단순한 깨달음이 아닌 삶의 에너지로 전환한다.

“이 상징은 에너지를 방출하고 요샛말로 ‘스위치를 켜주는데’, 스위치가 켜지면 특정한 방식으로 가능하도록 이끈다. 그래서 개인이 삶에 참여하고 사회집단이 목적을 이루는 데 도움을 준다.”

저자는 최초 신화적 사고는 네안데르탈인이 생존했던 기원전 약 25만 년전에서 5만 년으로 추정한다. 식량, 장례용퓸, 도구 등을 묻은 매장한 무덤이 있다. 매장 관습을 봤을 때 “영생까지는 아니라 해도 최소한 내세의 개념이 있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끄는 분야는 역시 사랑이다. 저자는 사랑의 이미지 중 가장 놀라운 사실을 페르시아에서 찾는다. 사탄이 누구보다 신을 사랑하고 충실한 존재로 그려진다는 것이다.

“신이 인간을 만들고 천사에게 가장 숭고한 작품에게 절하도록 명령했다. 우리는 루시퍼가 자존심 때문에 이를 거부했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이슬람교에서는 신을 너무나도 강렬하게 사랑한 나머지 다른 존재 앞에서 머리를 숙여 절할 수 없었던 것으로 해석한다. 그 때문에 그는 지옥으로 떨어져서 자신이 사랑하는 신과 영원히 헤어져 지내는 벌을 받았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신화의 영웅, 샤먼, 신비주의자, 조현병 환자의 내적 여행은 원칙적으로 동일하다는 입장이다. 그들의 귀환이나 증세의 완화는 ‘재생’으로 체험된다는 데 있다. 현실의 지평에 구속되지 않는 ‘거듭난’ 자아가 탄생하는 것을 일컫는다.

그렇다면 오늘의 시대에 신화의 자리는 어디일까. 저자는 지구라는 이 우주선에는 이제 ‘다른 곳’이 없다고 단정한다. ‘다른 곳’과 ‘국외자’를 계속 가르치는 신화는 이 시대에 필요하지 않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새로운 신화는 또 무엇인가 또는 무엇이이어야 하는가?”

<더퀘스트·1만9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