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라는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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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진 작가는 그동안 세대와 세대의 문제, 노동과 주거의 문제, 계급성과 격차의 문제를 다뤄왔다. 동시대 30대 여성 작가들과는 결이 다른 소설을 써온,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만들어왔다.
지난 2012년 등단한 이후 작가의 시선은 줄곧 소외된 이웃들의 삶데 닿아 있었다. 혐오와 배제의 폭력성은 우리 사회 이면에 드리워진 민낯과 욕망을 보여준다. 첫 장편 ‘중앙역’을 비롯해 두 번째 장편 ‘딸에 대하여’, 세 번째 장편 ‘9번의 일’ 등은 시대와 세대의 문제를 작가의 시선으로 그린 의미있는 작품들이다.
이번에 펴낸 신작 소설집 ‘너라는 생활’은 명확하고 차분한 어조로 풀어낸 이야기들이다. 첫 소설집 발간 이후 발표했던 단편 8편을 모은 창작집에는 지난 4년 작가가 관심 갖고 기울인 문제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이번 작품집의 가장 큰 특징은 2인칭 소설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다. ‘너’를 바라보고 궁금해하는 그러면서도 버거워하는 ‘나’의 이야기인 셈이다. 연인이거나 친구, 또는 밀접한 관계이지만 격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이들의 삶을 주시한다. 외부적인 급여나 주거의 차이로, 내부적인 마음이나 감정의 엇갈림으로 갈등하거나 괴로워한다.
표제작 ‘너라는 생활’에서 ‘나’는 ‘너’를 답답해하고 버거워하지만 떠나지 못한다. ‘너’가 경계를 두지 않고 ‘나’에게 왔기에 “서로의 생활이 이처럼 맞닿고 겹쳐질 수 있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소영현 평론가는 이를 가리켜 “‘나’라는 필터와 ‘너’라는 장치”라 표현한다.
저자는 작가의 말에서 “너라는 2인칭에 대해 쓰고 싶었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 소설들은 나로부터 출발하고 결국 나에게로 되돌아오는 이야기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문학동네·1만35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지난 2012년 등단한 이후 작가의 시선은 줄곧 소외된 이웃들의 삶데 닿아 있었다. 혐오와 배제의 폭력성은 우리 사회 이면에 드리워진 민낯과 욕망을 보여준다. 첫 장편 ‘중앙역’을 비롯해 두 번째 장편 ‘딸에 대하여’, 세 번째 장편 ‘9번의 일’ 등은 시대와 세대의 문제를 작가의 시선으로 그린 의미있는 작품들이다.
이번 작품집의 가장 큰 특징은 2인칭 소설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다. ‘너’를 바라보고 궁금해하는 그러면서도 버거워하는 ‘나’의 이야기인 셈이다. 연인이거나 친구, 또는 밀접한 관계이지만 격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이들의 삶을 주시한다. 외부적인 급여나 주거의 차이로, 내부적인 마음이나 감정의 엇갈림으로 갈등하거나 괴로워한다.
저자는 작가의 말에서 “너라는 2인칭에 대해 쓰고 싶었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 소설들은 나로부터 출발하고 결국 나에게로 되돌아오는 이야기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문학동네·1만35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