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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리머스 박태상 대표 “세계가 부른 ‘임 행진곡’ 통해 5·18 의미 알렸어요”
국내·외 음악인 커뮤니티 ‘드리머스’
각국 음악가·원어민 교사 등 참여 영상 제작
“다른 세계적 노래로 꾸준히 인권 노래할 것”
2020년 09월 22일(화) 00:00
박태상(왼쪽에서 네 번째) 드리머스 대표와 회원들. <드리머스 제공>
“We will leave no honors, no love, no fame(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지난 6월, 유튜브에 가슴을 울리는 한 영상이 올라왔다. 지구촌 이웃들이 세계 곳곳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오월을 기리는 영상이다.

사는 나라도, 노래하는 배경도, 부르는 언어조차 달랐지만, 이들은 기타를 퉁기고 피아노를 치며 한 목소리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최근 조회수 2만회(21일 기준)를 돌파하고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에서 널리 퍼지고 있는 이 영상은 광주 대인시장에서 활동하는 비영리 공연예술단체 ‘드리머스’의 작품이다.

박태상(49) 드리머스 대표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고 묵묵히 왜곡·차별된 시선을 견뎌 왔던 광주시민들을 위로하고, 나아가 홍콩, 태국, 벨라루스, 미국 흑인인권운동 등 인권을 지키려 저항하는 모든 이들에게 연대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영상 취지를 소개했다.

지난 2015년 설립한 드리머스는 ‘차별 편견없는 세상을 만들자’는 뜻에 공감하는 한국인, 해외 이주민 등으로 이루어진 음악인 커뮤니티로, 국내·외에서 2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7분 45초 동안 이어지는 이번 영상에는 총 34명이 등장했다. 전업 음악가, 예술 작가부터 광주에서 원어민 교사나 이주노동자로 일했던 이들, 현 광주시 거주민까지 다양한 이들이 참여했다. 이 중 광주에 있는 이들은 구도청, 민주광장, 전일빌딩 옥상 등 5·18 관련 사적지를 배경으로 영상을 찍기도 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선곡한 이유는, 드리머스가 추구하는 목표인 ‘인권’에 가장 어울리는 곡이었기 때문이죠. 참가자들 모두 광주와 5·18, 임을 위한 행진곡에 담긴 의미까지 잘 알고 있어요.”

박 대표는 지난 2월부터 영상을 기획, 4개월에 걸쳐 완성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내·외 상황이 급변하면서 제작에 차질도 많았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폐허가 된 도로에서 연주하거나, 우간다 빈민촌에서 브라스 밴드가 행진하는 등 초기 기획안도 모두 뒤집어졌다. 해외에서는 연주자들이 집 밖으로 아예 못 나오는 경우도 많았다.

“막막하고 답답한 심정이었지요. 하지만 멤버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모두들 마음 속으로 ‘뜨거운 것’을 느꼈다고 해요. 마치 오월 영령들이 우리가 작업을 끝마칠 수 있도록 응원해 주는 것 같았어요.”

열정이 뜨거웠던 만큼, 반응도 뜨거웠다. 영상은 SNS를 타고 해외 곳곳으로 퍼져나갔고, ‘감동적이다’, ‘나도 모르게 울었다’, ‘5·18을 잘 몰랐지만, 한번 찾아봐야겠다’는 등 반응도 이어졌다.

박 대표는 “광주 5·18의 의미를 전세계 사람들에게 더 알리고 싶었는데, 이같은 반응을 보니 그동안 겪었던 고생이 눈 녹듯 사라졌다”며 “가볍게 쓴 글 하나 없이 모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글이라, 감동이 더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내년 다른 세계적인 노래를 바탕으로 함께 인권을 노래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앞으로도 차별·편견 없는 세상을 꿈꾸며 꾸준히 인권을 노래하겠다고 다짐했다.

“영상이 5·18민주화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고, 우리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드리머스는 초심을 잃지 않고, 서로 인권을 지켜주는 행복한 사회를 만들도록 늘 노력하겠습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