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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재미’ 호랑이 힘 솟게 만드는 윌리엄스 리더십
“경기 뒤 기억은 지우라” 선수들 성적 부담 줄여주고
신인들 이색복장 이벤트 크고 작은 행사로 추억 선물
최선 다하여 즐기기 강조 ‘호랑이 군단’ 새 문화 개척
2020년 09월 02일(수) 00:00
‘타이거즈 에너자이징 데이’를 기획·연출한 KIA 윌리엄스 감독(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이색 복장을 한 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구단 첫 외국인 감독이 타이거즈 문화를 바꾸고 있다.

KIA 타이거즈는 ‘윌리엄스 사단’을 꾸려 2020시즌을 보내고 있다.

구단 첫 외국인 사령탑인 맷 윌리엄스 감독은 화려한 이력으로 먼저 화제를 모았다.

빅리그에서 17시즌을 보낸 그는 1866경기에 출장해 378홈런, 1218타점 타율 0.268을 기록했다. 5차례나 메이저리그 올스타에 뽑혔고, 3루수로서 4차례 골든글러브와 실버슬러거도 수상한 스타 중의 스타.

눈길 끄는 메이저리그식 소통과 운영으로 KIA를 이끌고 있는 그는 ‘깜짝 이벤트’로도 KBO리그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뒤늦게 공개된 사진 덕에 윌리엄스 감독의 메이저리그식 리더십이 화제가 됐다.

사진에는 타노스, 이소룡,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등으로 변신한 KIA 신예선수들이 있었다.

지난달 21일 KIA의 어린 선수들과 매니저 등은 ‘이색 복장’을 하고 서울 원정길에 올랐다. 윌리엄스 감독이 준비한 ‘깜짝 이벤트’였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루키 헤이징’(Rookie hazing)이라는 이름의 신인 신고식이 있다. KIA에서는 ‘타이거즈 에너자이징 데이’라는 이름을 붙여 이 이벤트를 진행했다. 윌리엄스 감독이 기획·연출을 맡았다.

구단 관계자들도 모르게 윌리엄스 감독이 직접 의상까지 구입했다.

‘타이거즈 에너자이징 데이’에 대해 윌리엄스 감독은 “야구는 재미있는 것이다”며 웃었다.

사실 행사가 진행된 날 덕아웃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잠실에서 LG에 연패를 당하고 홈으로 온 KIA는 NC전까지 4연패를 기록했다. 특히 이날 8회말 나지완의 동점스리런이 나왔지만 전상현을 출격시킨 9회초 대거 6실점을 하면서 4-10 역전패를 기록했었다.

시즌 내내 ‘오늘’을 이야기하면서 “경기가 끝나고 난 뒤 기억은 지우라”고 강조하는 윌리엄스 감독은 ‘깜짝 이벤트’로 무거운 선수단 분위기를 바꾸었다. 덕분에 유쾌한 복장을 한 선수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서울 숙소까지 갈 수 있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방송을 가장 많이 탄 선수는 황대인인 것 같다(웃음). 사실 이벤트 시작했을 때 좋은 시기는 아니었다”며 “선수들에게 야구는 재미있는 것이라는 것을 일깨워주기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를 이기든 지든, 우천취소가 됐든 경기가 끝나고 나면 끝난 것이기 때문에 야구를 즐겼으면 한다. 그런 것을 일깨워 주기 위해 이벤트를 하게 됐다”며 “선수들이 처음 경험해본 것이기 한데, 모두 잘 즐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윌리엄스 감독의 뇌리에는 또 다른 아이디어가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살짝 힌트를 준다면 9월 중순 정도에 한 번 더 비슷한 게 있을 수 있다. 아직 자세한 부분은 말해줄 수 없다”며 웃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루키’ 시절도 떠올렸다.

그는 “아주 옛날 얘기인데 내 선수시절에도 그런 전통이 있었다. 그때는 꼭 코스튬 의상 이런 게 아니었다. 팀마다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 같다. 원정 갈 때 테마를 정해서 하는 것도 있는 것 같다”며 “경기가 끝나고 라커룸에 갔더니 내 자리에 유니폼이 없고 다른 의상이 걸려있었고, 신발까지 준비됐던 게 기억난다. 물론 사이즈는 전혀 맞지 않았다”고 웃었다.

그라운드에서는 최선을 다하며 즐기기를 강조하는 윌리엄스 감독. 그래서 괴롭힘을 뜻하는 ‘헤이징’이라는 단어를 빼고 ‘에너자이징’이라는 단어를 넣어 타이거즈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