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작가 작품 논란 ‘남원 춘향영정’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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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작가 작품 논란 ‘남원 춘향영정’ 교체
시 “공론화 거쳐 교체 시기 연내 결정”
2020년 09월 01일(화) 16:44
남원 춘향사당의 ‘춘향 영정’.
남원 광한루원 춘향사당에 걸려있는 ‘춘향 영정’이 교체된다. 남원시가 시민단체에서 주장하는 친일작가 작품 교체를 수용한 결정이다. 다만, 교체 시기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한다는 입장이다.

1일 남원시에 따르면 시는 춘향사당의 춘향 영정 교체는 여론조사와 공청회 등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 진행할 방침이다.

춘향 영정은 1939년 김은호 화백이 그렸다가 6·25전쟁 때 훼손되자 김 화백이 1961년 다시 제작한 실물 크기의 복사본이다.

김 화백은 친일 활동으로,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의 ‘친일반민족행위 명단’에 등재된 인물이어서 그동안 영정을 철거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남원시 관계자는 “교체라는 큰 틀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지만 어떤 작품으로 교체해야 할 지에 대해서는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시민 의견을 종합해 연말까지는 최종 입장을 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영정 교체는 해를 넘길 수밖에 없게 됐다.

특히 그동안 대안으로 거론됐던 강주수 화백의 작품이 아닌, 제3의 영정을 새로 그리는 방안을 선택한다면 시간은 더욱 늦춰지게 된다.

시민단체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공론화 과정을 거치더라도 우선 작품을 떼어낸 이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이다.

교체 운동을 주도해온 강경식 남원정신연구원 위원장은 “남원은 왜적과 싸우다 순절한 1만여명을 모신 만인의총이 있는 고장”이라며 “단 하루도 친일작가의 작품을 걸어둘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강 위원장은 “잔존하는 친일파 세력의 영향력 때문에 수십 년 동안 춘향 영정을 교체하지 못한 채 지금까지 왔다”면서 “더는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남원=백선 기자 bs8787@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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