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눈 검은 머리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김현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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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내가 글로 쓰게 되었던 사랑, 그중 가장 위대하고 가장 끔찍한 한 사랑 이야기다.” 프랑스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가 생전에 했던 말로, 뒤라스가 지칭한 작품은 ‘파란 눈 검은 머리’이다. 소설 ‘연인’과 영화 ‘히로시마 내사랑’ 등으로 유명한 뒤라스가 1986년에 발표한 작품이다. 특히 작품은 뒤라스가 60대에 접어들어 만난 팬이자 동반자로 자신이 죽을 때까지 함께해준 ‘얀 앙드레아’에게 헌정한 소설로 유명하다.
이번에 재출간된 ‘파란 눈 검은 머리’는 희곡과 소설의 경계에 있는 목소리로 쓴 작품이다. 파란 눈 검은 머리의 젊은 외국인을 동시에 욕망하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그의 부재를 통해 관계를 맺어나가는 이야기다. 발표 당시 독특한 글쓰기 형식과 아울러 ‘동성애’라는 화두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작가가 72세에 쓴 이 작품은 주제나 형식면에서 그의 문학적 정수를 보여준다는 평이다. 뒤라스의 소설은 지나온 인생 여정과 무관치 않다. 베트남 사이공 근교에서 태어나 프랑스령 인도차이나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기억과 고통, 사랑과 죽음, 욕망과 부재 등을 대중성과 서정성이 묻어나는 이야기로 풀어내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가로 성장했다.
이 소설은 모태가 된 단편 ‘죽음의 병’을 희곡으로 각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실패의 글쓰기가 작품의 완성으로 이어졌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또한 1980년 여름부터 함께한 뒤라스의 연인이자 연하의 동성애자 얀 앙드레아와의 만남이 계기가 됐다. 뒤라스는 자신의 삶에서 마지막까지 비극적으로 남은 불가능한 사랑에 대해 질문을 하며 하나의 순수한 탐색을 시도한다.
<문학동네·1만3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작가가 72세에 쓴 이 작품은 주제나 형식면에서 그의 문학적 정수를 보여준다는 평이다. 뒤라스의 소설은 지나온 인생 여정과 무관치 않다. 베트남 사이공 근교에서 태어나 프랑스령 인도차이나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기억과 고통, 사랑과 죽음, 욕망과 부재 등을 대중성과 서정성이 묻어나는 이야기로 풀어내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가로 성장했다.
<문학동네·1만3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