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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평양대사
2020년 07월 07일(화) 00:00
문재인 대통령이 박지원 국정원장, 서훈 청와대 안보실장, 이인영 통일부장관, 임종석·정의용 외교안보특보 등으로 안보 라인을 새로 구축했다. 거물급 대북통들을 총동원했다는 점에서 정가에서는 ‘어벤져스’급 인사가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지원 국정원장 내정자는 국민의 정부 시절인 지난 2000년 사상 첫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결정적 역할을 했고, 서훈 안보실장은 2018년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등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이행 과정에 깊숙이 관여했다. 한반도 평화에 지속적 관심을 보여 왔던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4선 의원이라는 점에서 중량감이 있다. 임종석 특보는 문 대통령과 함께 한반도 평화의 밑그림을 그려온 데다 북측이 가장 신뢰하는 인사로 알려져 경색된 남북 관계를 풀어가는 데 일정 부분 역할이 기대된다. 여기에 외교 전문가인 정의용 특보는 미국과의 소통 등 측면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박지원 국정원장 카드는 문 대통령과의 정치적 구원 등을 고려할 때 파격이라는 평가다. 문 대통령이 그만큼 박 내정자의 경륜을 높이 샀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내정자는 평소 ‘초대 평양대사’가 꿈이라는 말을 하곤 했다. 초대 평양대사라는 단어는 한반도 평화와 단계적 통일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평화적 공존, 남북 교류 확대, 한반도 통일로 이어지는 ‘3단계 통일론’과 맥을 함께하고 있다. 그의 ‘평양대사론’은 엄중한 한반도 정세 등을 고려할 때, 현실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제 새로운 안보 라인은 한미동맹과 남북관계 사이에서 돌파구를 찾아내야 한다. 미국의 대선과 북한의 어려운 경제 현실 속에서 한반도 평화의 퍼즐을 맞춰 가야 한다. 특히 남북 경협을 매개로 하는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열어 가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과거 6·15 정상회담에서 남북 정상이 손을 맞잡고 ‘우리의 소원’을 합창하는 것을 상상하지 못했듯이, 그의 ‘평양대사론’ 역시 아직은 꿈일 뿐이다. 하지만 가까운 시일 언젠가, 그가 아니더라도, 현실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임동욱 선임기자·서울취재본부장 tu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