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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매력과 집중도 높여주는 ‘자신만의 말하기’
말하기를 말하기
김하나 지음
2020년 07월 03일(금) 00:00
베스트셀러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를 통해 김하나 작가를 알게 됐고, 그녀가 진행하는 팟 캐스트를 몇차례 들었다. 인터넷 서점 예스 24가 운영하는 ‘책읽아웃-김하나의 측면돌파’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그녀의 낮은 목소리와 함께 출연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방식, 질문을 하는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자신을 ‘읽고 쓰고 듣고 말하는 사람’이라고 규정하는 김하나가 말하기에 대한 글을 엮은 ‘말하기를 말하기’를 펴냈다. 카피라이터 출신인 작가는 이 책이 ‘말하기라는 거대한 세계를 탐색하는 작지만 중요한 열쇠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말하기에 대해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 ‘걷기’처럼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것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작가는 말하기에 대해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커다란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며, 누구보다 내성적이었던 자신이 지금 진행자, 강연자 등으로 활동하며 어떻게 말하기의 세계로 들어갔는지 다양한 경험을 통해 들려준다. 특히 단순히 말을 잘하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자신만의 목소리(생각)’를 내는 것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저자는 가장 구체적이고 효율적으로 발달한 커뮤니케이션 도구인 말에 대해 좀 더 배우고 생각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한다. ‘말하기에 신경쓰기’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대다수 사람들이 말을 하므로, 일상에서 수많은 사례를 접하며 수많은 선생님과 반면교사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대화 상대와 나누는 양질의 대화’를 좋아하는 저자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그 순간에 있는 것, 집중력의 한계를 아는 것, 음악처럼 자유로운 흐름 속에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카피라이터 시절, 1년 간 성우 공부를 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게 ‘포즈(Pause)’, 즉 ‘잠깐 멈춤’의 중요성이었다. 말의 매력과 집중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대화가 잘 통하는 사이는 참 중요하지만 그 보다 더 좋은 것은 침묵을 나눌 수 있는 사이다. 물론 ‘타르처럼 굳어가면서 벗어나고픈 압박감으로 변하는 침묵’은 사절이다. 좋은 침묵은 각자를 고독 속에 따로 가두지 않고, 침묵에 함께 몸을 담근 채 서로 연결된다.

“아니 말을 하지 그랬어?” “그런 걸 꼭 말로 해야 돼?” 우리가 흔히 나누는 대화 속에도 말하기의 습관이 숨어 있다. 상대가 말을 못 알아 들으면 그 책임이 발화자에게 있어 상대가 알아들을 때까지 몇번이고 정확히 설명하는 외국과 달리, 한국은 듣는 사람에게 책임이 있다. 듣는 사람은 상대가 말하지 않는 것까지 듣고 ‘눈치껏’ 비위를 맞춰야한다. 상대를 미루어 짐작하며 발언의 숨은 의도를 캐내려는 게 얼마나 피곤한 일인가. 저자는 이제 “그런 것까지 굳이 말하자”고 강조한다. 효율적으로 발달한 도구가 있는데 왜 말을 안해놓고 상대가 알아주기를 바라는가.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고 가정해야 제대로 된 대화가 시작된다는 이야기다.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자신의 ‘말하기’를 돌아보게 된다. <콜라주·1만30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