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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와 도시의 침수 대응 능력
2020년 06월 30일(화) 00:00
[김재식 광주시 하수관리과장]
장마란 말은 그 어원이 모호하다. 일본에서는 바이우(梅雨), 중국에서는 메이유(梅雨)라고 한다. 장마의 어원이라고 보는 ‘?마’란 여러 날 계속해서 내리는 비를 말하는 것으로, 1500년대 중반 이후부터 ‘오랜’의 한자어인 ‘장(長)’과 ‘비’를 의미하는 ‘마ㅎ’를 합성한 ‘?마ㅎ’로 표현되다가 ‘장마’로 변한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장마보다는 ‘장우’ 또는 ‘긴 비’라고 하는 게 더 어울릴 듯하다. 기후 변화에 따른 이상 기후로 한여름까지 가뭄이 지속되는 ‘마른 장마’가 나타나기도 하지만, 항상 ‘물 폭탄’이라 불리는 집중 호우가 빈번히 발생하여 긴장을 놓을 수가 없다. 서늘한 공기와 더운 공기가 만나 형성되는 장마 패턴이 변해 장마가 끝나는 7월 말과 8월에는 덥고 수증기가 많은 열대성 상승 기류가 큰 소나기구름을 만들어 국지적으로 폭우가 자주 내리는 것이다.

지난 2018년 시간당 80㎜가 넘는 집중 호우로 백운광장 주변 저지대 주택과 도로가 침수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단기간에 집중되는 호우로 인해 도시 지역에서 침수 피해가 광범위하게 빈발하고 있는 것이다.

도시 침수 발생의 주원인은 기후 변화로 계절적·지역적 집중 호우가 많아지고 내린 빗물을 하천까지 안전하게 흘려보내야 할 하수관로의 용량 부족과 도시 내 포장도로의 급격한 증가로 빗물이 스며들지 못하고 그대로 하수관로로 흘러들어 오는 불투수층의 증가 때문이다.

도시 침수 예방을 위해서는 하수관로 정비, 펌프장 증설 및 신설 등 배수 시스템을 개선하는 대책으로 하수관로의 용량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하지만 하수관로 용량을 키우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동안 도시의 빗물 관리는 물을 최대한 빨리 하천으로 배제하는 것이 중점이었으나 도시가 침수되고, 가뭄에 용수가 부족해지는 부작용 발생으로 물을 머금고 침투시키는 방식인 저영향 개발 기법((LID, Low Impact Development) 적용이 필요하다.

도심에서 저영향 개발 기법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빗물 유출 제로화 시범 사업’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저영향 개발 기법 설치 후 빗물 유출량은 24%, 수질 오염을 야기하는 총부유 물질은 21% 감소한 반면 지하수는 5%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를 사용한 무분별한 도시 개발로 물이 투과하지 못하는 불투수층이 지나치게 증가하면서 수질 오염과 지하수 고갈, 열섬 현상 같은 부작용뿐만 아니라 도시 침수 발생이 가중되고 있다.

앞으로의 도시 개발은 수문학적 저류 기능을 복원하고 자연 상태의 물순환 체계를 회복하여야 한다. 저영향 개발 기법을 소규모 분산형으로 다양한 도시 구성 요소에 유연하게 적용하여야 한다. 그럼으로써 도시화나 기후 변화 등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강우의 지하 침투를 증대시켜 우기에 하천의 첨두 유량 발생 시간을 지연시키고, 하수 처리 시설의 용량 초과 부담을 감소시켜 침수를 예방하고 쾌적한 주거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