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거기는 작고 나의 여기는 커서… 김민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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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시인은 문인으로서도 편집자로서도 역량을 인정받는다. 1999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검은 나나의 꿈’ 등 9편의 시가 당선돼 문단에 나왔으며 지금까지 ‘날으는 고슴도치 아가씨’, ‘그녀가 처음, 느끼기 시작했다’, ‘아름답고 쓸모없기를’ 등을 펴냈다. 1998년 잡지사에 일을 시작해 2005년 문예중앙에서 40여 권의 시집을 만들었다.
이번에 펴낸 시집은 제목부터 이색적이다. ‘너의 거리는 작고 나의 여기는 커서 우리들은 헤어지는 중입니다’ 지극히 시적인 제목은 그녀의 시에 대한 자의식과 열망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김민정의 시는 삶을 미려하게 그리지 않는다. 예민한 촉수와 독특한 렌즈로 대상을 바라본다. “시에다 씨발을 쓰지 않을 것이고/ 눈에다 졸라를 쓰지 않을 것”(‘1월 1일 일요일’)이라는 다짐한다. 그러면서도 “징그러 아주 그냥 지긋지긋해 집에 와 김치 넣고 고추장떡이나 부치며 소주나 따르면서”(‘시는 안 쓰고 수만 쓰는 시인들’)생각한다.
이번 작품집의 화두는, 눈앞에 없는 것이 보이는 것처럼 보이는 환영이다. 이를 일컫는 언어는 바로 ‘곡두’. 시인은 그동안 관심을 두지 않았던 ‘낯선 이웃들’에게 시선을 향한다. 국내외 외국인 노동자 등이 그런 존재들이다.
“한국 다시 온 지 넉 달 되었어요. 들어갔다가 또 나왔어요. 한국 좋아서요. 왔다 갔다 10년도 넘었어요. 마사지는 스무 살에 배웠어요. 나 힘이 세서 손님들이 좋아해요. 나는 서른세 살요”(‘나를 못 쓰게 하는 남의 이야기 셋’ 중에서)
박준 시인은 해설에서 “문학이든 삶이든 죽음이든 우리의 ‘거기’가 한 품 더 너르고 커졌으니 시인의 경계가 이렇게나 아름답게 넓어졌으니”라고 평한다. <문학과지성사·9000원>
김민정의 시는 삶을 미려하게 그리지 않는다. 예민한 촉수와 독특한 렌즈로 대상을 바라본다. “시에다 씨발을 쓰지 않을 것이고/ 눈에다 졸라를 쓰지 않을 것”(‘1월 1일 일요일’)이라는 다짐한다. 그러면서도 “징그러 아주 그냥 지긋지긋해 집에 와 김치 넣고 고추장떡이나 부치며 소주나 따르면서”(‘시는 안 쓰고 수만 쓰는 시인들’)생각한다.
“한국 다시 온 지 넉 달 되었어요. 들어갔다가 또 나왔어요. 한국 좋아서요. 왔다 갔다 10년도 넘었어요. 마사지는 스무 살에 배웠어요. 나 힘이 세서 손님들이 좋아해요. 나는 서른세 살요”(‘나를 못 쓰게 하는 남의 이야기 셋’ 중에서)
박준 시인은 해설에서 “문학이든 삶이든 죽음이든 우리의 ‘거기’가 한 품 더 너르고 커졌으니 시인의 경계가 이렇게나 아름답게 넓어졌으니”라고 평한다. <문학과지성사·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