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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용역 … 한빛원전 온·배수 피해 축소”
한수원, 2005년 온배수 확산 거리 29.7㎞→20.2㎞ 축소
“복사열 반영해 범위 산정… 결과 오류·보상금 기준도 잘못”
영광 주민들 법적소송 검토
2020년 01월 22일(수) 00:00
한빛원전 전경.
한국수력원자력이 잘못된 용역 결과를 내놓아 한빛원전 온·배수 피해 범위가 축소됐다는 지자체 용역보고서가 나왔다.

영광 지역민들이 15년 전 원전 온·배수로 인한 피해 범위를 놓고 한수원의 용역 결과에 강하게 반발했던 점, 해당 용역 결과가 온ㆍ배수 피해 보상금 산정 기준으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파문이 예고되고 있다. 당장, 영광군수협 등은 지역민을 중심으로 15년 전 피해 보상에 대한 법적 소송 검토를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전남도와 영광군, 수협 등에 따르면 전남대 수산과학연구소는 최근 ‘한빛원전 가동으로 인한 영광군 해역 해양오염 영향조사’ 용역을 마무리하고 최종 검토를 진행중이다.

수산과학연구소는 전남도(1억원), 영광군(9억), 수협(2억) 등의 지원을 받아 지난 2017년 1월부터 지난해 11월 말까지 ▲한빛원전 가동에 따른 온배수로 인한 해양환경영향조사 ▲온배수 저감시설에 따른 침·퇴적 조사 ▲온배수 확산 범위, 침·퇴적 변화역 설정 및 기존 자료와 비교 분석 등의 용역을 진행해왔다.

용역은 “한수원이 56억원을 주고 한국해양연구원에 의뢰, 2005년 내놓은 ‘영광 5, 6호기 건설 및 가동에 따른 광역해양조사’ 용역 결과를 납득하기 힘든 만큼 지자체 주도로 재조사를 해달라”는 지역민들의 요청을 반영해 추진했다는 게 영광군 수협측 설명이다.

수산과학연구소가 이번에 내놓은 용역 요약 보고서는 당시 복사열을 반영해 온배수 확산으로 인한 피해 범위를 산정한 한수원측 용역 결과가 잘못됐다는 게 명시됐다. 한수원과 지역민들 간 첨예한 갈등을 불러왔던 ‘광역해양조사 용역’ 보고서를 180도 뒤집은 것이다.

한국해양연구원은 당시 2001년 4월부터 2005년 4월까지 4년간 영광원전 주변지역을 조사하면서 어민 보상 범위 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영광원전 온배수 확산거리(자연해수보다 1도 상승)를 2002년 중간보고서를 내놓을 때는 29.7㎞로 했다가 2005년 8월 최종보고서에는 20.2㎞로 줄여 발표했다. 한수원측은 이같은 용역 보고서를 근거로 어업 피해범위를 확정, 지역민들의 강한 반발을 불렀다.

수산과학연구소는 이번 용역요약보고서를 통해 “복사열을 적용해 확산범위를 29.7㎞에서 20.2㎞로 축소한 것은 오류”라고 적시했다. 연구소측은 ‘복사열 적용의 부당성’이라는 제목으로 “복사열은 발전소가 건설되기 전부터 일어나는 자연적 현상으로, 인위적 발생 요인인 온배수가 확산돼 어업에 영향을 미치는 피해 범위를 산정할 때 고려되어서는 안되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용역을 담당한 영광군 수협측도 “복사열을 적용하거나 배제하고 확산범위를 수십차례에 걸쳐 시뮬레이션해봤지만 확산범위의 차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수원측 용역 결과와 상반되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지역민 반발도 예고되고 있다.

연구소측은 또 온배수 저감시설로 인한 침·퇴적 피해도 발생하는 것으로 판단하면서 관련된 보상 여부가 없었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향후 저감시설로 인한 침·퇴적 피해 부분에 대한 추가 보상 여부를 놓고 지역민들의 목소리도 제기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한편, 영광군 수협 등은 전남대 수산과학연구소가 다음달 최종 보고서를 제출하면 내용을 검토한 뒤 법률 자문을 받아 향후 계획을 어업인단체 등과 논의키로 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