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연 200억 쓰는 국립광주과학관 ‘엉터리 운영’
과학 멘토링 강사 무단결강·상습지각 등 파행 운영 시민 분통
기기 고장 많고 과학과 무관한 조잡한 중국 서커스단 공연까지
‘동네 놀이터’ 전락 지적 속 과학 대중화·인재 육성 취지 무색
로봇물고기 보고 싶은데…
기기 고장 많고 과학과 무관한 조잡한 중국 서커스단 공연까지
‘동네 놀이터’ 전락 지적 속 과학 대중화·인재 육성 취지 무색
로봇물고기 보고 싶은데…
![]() 광주시 북구 오룡동 광주국립과학관을 찾은 어린이들이 로봇물고기를 보기위해 기다리고 있다. 3마리였던 로봇물고기는 이날 배터리 문제 등으로 한마리만 헤엄쳐 다녔다. |
호남권 과학기술 대중화와 지역 과학인재 육성을 위해 매년 수백억원의 혈세가 투입되는 국립광주과학관이 ‘동네 놀이터’로 수준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인기 체험시설은 과학관 주변에 사는 아이들이 사실상 점령해 이용객의 불만을 사고 있으며, 지역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과학 프로그램은 강사가 ‘제멋대로 결강’하고 지각을 일삼는 등 파행 운영되고 있다. 또 민간과 위탁 계약 방식으로 운영중인 문화행사는 과학과는 동떨어진 조잡한 수준의 중국 서커스 공연을 배치하는 등 혈세를 낭비하는 사례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4일 광주시와 국립광주과학관 등에 따르면 광주시 북구 오룡동에 있는 광주과학관은 건립비 844억원을 들여 지난 2013년 10월 개관돼 7년째 운영 중이다.
올해에만 광주과학관 운영비로 투입된 예산은 국비 141억 2700만원, 지방비(광주시) 43억 9300만원, 자체 수입 15억 5700만원 등 200억원에 이른다.
가뜩이나 열악한 광주시 예산까지 투입되고 있지만, 호남지역 과학기술 대중화와 지역 과학인재 육성이라는 건립 취지와는 다른 엉성한 운영으로 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한 이용객은 국립광주과학관 홈페이지 게시판에 “고장나거나 작동하지 않는 기기들이 많고, 관람객 통제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관람하기가 어렵다”며 “특히 인기 있는 체험기기를 독점하고 차례를 지키지 않는 과학관 주변에 사는 아이들 때문에 줄을 한 참 섰지만, 체험을 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이용객은 “주차장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경비 아저씨가 갑자기 소리를 질러 항의했더니, 원래 이렇게 말한다고 하더라”면서 “아이가 함께 타고 있었는 데, 갑자기 소리를 질러 당황스러웠다”고 하소연했다.
이와 함께 한해 평균 1억원의 외부 강사료를 지급하고 참가 학생들에게 추가 요금까지 받아 운영되는 초·중·고 대상 과학 멘토링 프로그램 역시 참가자들의 불만을 사긴 마찬가지다.
광주과학관은 외부강사를 초청해 10주 과정(매주 토요일 1시간씩)으로 17개의 과학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중인데, 일부 강사가 상습 지각은 물론 사전 고지도 없이 무단 결강까지 하고 있다는 것이다.
초등학생 아들을 둔 박모(45·광주시 북구)씨는 “최근 아들이 토요일 오후 3시부터 참여하는 과학 수업시간에 20여 분이 지나도록 강사가 나타나지 않아 전화를 걸자, 좀 늦는다고 해 기다렸더니 다시 오후 4시부터 하면 안되겠느냐고 하더라”면서 “그런데 오후 4시가 넘어도 나타나지 않아 결국 아들과 집으로 돌아왔고, 이날 오후 7시께 ‘다른 행사를 진행하느라 못 갔다. 미안하다 이해해달라’는 문자를 받았다”고 말했다.
박씨는 “해당 강사가 거의 매주 10~20분씩은 늦게 와 수업을 받는 아이들 입에 ‘선생님 또 지각하네’라는 말이 붙어있을 정도였다”며 “매주 토요일이면 모든 일정을 포기하고 1시간짜리 과학수업을 받는 데 집중해 왔는 데,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화가나 지난 주부턴 프로그램 참여를 포기했다”고 덧붙였다.
광주과학관의 엉터리 운영은 이 뿐만이 아니다. 주말 과학문화행사 역시 수천만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도 과학과는 동떨어진 공연을 펼쳐 이용객의 불만을 사고 있다.
지난해엔 원통에 올라 묘기를 부리는 중국 기예단원이 자꾸 원통에서 떨어졌고, 심지어 원통이 관람객들에게 날아드는 등 아찔한 순간이 발생하자, 보다 못한 아이들이 “그만해, 그만해”를 수차례 외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올해에도 국립광주과학관은 과학과 무관한 행사 전문업체에 4400여 만원을 주고, 주말 과학 문화행사를 위탁·운영중이다.
/글·사진=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일부 인기 체험시설은 과학관 주변에 사는 아이들이 사실상 점령해 이용객의 불만을 사고 있으며, 지역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과학 프로그램은 강사가 ‘제멋대로 결강’하고 지각을 일삼는 등 파행 운영되고 있다. 또 민간과 위탁 계약 방식으로 운영중인 문화행사는 과학과는 동떨어진 조잡한 수준의 중국 서커스 공연을 배치하는 등 혈세를 낭비하는 사례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올해에만 광주과학관 운영비로 투입된 예산은 국비 141억 2700만원, 지방비(광주시) 43억 9300만원, 자체 수입 15억 5700만원 등 200억원에 이른다.
한 이용객은 국립광주과학관 홈페이지 게시판에 “고장나거나 작동하지 않는 기기들이 많고, 관람객 통제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관람하기가 어렵다”며 “특히 인기 있는 체험기기를 독점하고 차례를 지키지 않는 과학관 주변에 사는 아이들 때문에 줄을 한 참 섰지만, 체험을 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이용객은 “주차장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경비 아저씨가 갑자기 소리를 질러 항의했더니, 원래 이렇게 말한다고 하더라”면서 “아이가 함께 타고 있었는 데, 갑자기 소리를 질러 당황스러웠다”고 하소연했다.
이와 함께 한해 평균 1억원의 외부 강사료를 지급하고 참가 학생들에게 추가 요금까지 받아 운영되는 초·중·고 대상 과학 멘토링 프로그램 역시 참가자들의 불만을 사긴 마찬가지다.
광주과학관은 외부강사를 초청해 10주 과정(매주 토요일 1시간씩)으로 17개의 과학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중인데, 일부 강사가 상습 지각은 물론 사전 고지도 없이 무단 결강까지 하고 있다는 것이다.
초등학생 아들을 둔 박모(45·광주시 북구)씨는 “최근 아들이 토요일 오후 3시부터 참여하는 과학 수업시간에 20여 분이 지나도록 강사가 나타나지 않아 전화를 걸자, 좀 늦는다고 해 기다렸더니 다시 오후 4시부터 하면 안되겠느냐고 하더라”면서 “그런데 오후 4시가 넘어도 나타나지 않아 결국 아들과 집으로 돌아왔고, 이날 오후 7시께 ‘다른 행사를 진행하느라 못 갔다. 미안하다 이해해달라’는 문자를 받았다”고 말했다.
박씨는 “해당 강사가 거의 매주 10~20분씩은 늦게 와 수업을 받는 아이들 입에 ‘선생님 또 지각하네’라는 말이 붙어있을 정도였다”며 “매주 토요일이면 모든 일정을 포기하고 1시간짜리 과학수업을 받는 데 집중해 왔는 데,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화가나 지난 주부턴 프로그램 참여를 포기했다”고 덧붙였다.
광주과학관의 엉터리 운영은 이 뿐만이 아니다. 주말 과학문화행사 역시 수천만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도 과학과는 동떨어진 공연을 펼쳐 이용객의 불만을 사고 있다.
지난해엔 원통에 올라 묘기를 부리는 중국 기예단원이 자꾸 원통에서 떨어졌고, 심지어 원통이 관람객들에게 날아드는 등 아찔한 순간이 발생하자, 보다 못한 아이들이 “그만해, 그만해”를 수차례 외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올해에도 국립광주과학관은 과학과 무관한 행사 전문업체에 4400여 만원을 주고, 주말 과학 문화행사를 위탁·운영중이다.
/글·사진=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