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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학오면 집 드립니다”…시골학교의 파격 제안
전교생 27명 화순 아산초, 올 입학생도 단 2명 통·폐합 위기
내년 주택 무상임대 소식에 수도권 등 전학상담 전화 줄이어
2019년 11월 15일(금) 04:50
화순군 북면 백아산 기슭에 위치한 아산초등학교. 전교생이 27명에 불과한 소규모 시골학교로 통·폐합 위기에 처한 상태다.
학생수 절벽에 시달리고 있는 화순의 한 농촌학교가 다른 지역에서 전학생 가족에게 집을 무상으로 빌려주겠다고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전남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화순군 북면 백아산 기슭에 위치한 아산초등학교가 학생수 확충 차원에서 전학생 가정을 위한 주택을 지난달 착공, 조만간 완공할 예정이다.

빈 관사를 철거한 뒤 66㎡ 규모의 단층건물 2가구를 신축했다.

철거비 등은 화순교육지원청이 부담했고, 2억8000만원에 이르는 건축비는 화순군이 지원했다.

이 학교 김경순 교장의 제안에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가 응답한 것이다.

광주에서 유치원생과 초등생 쌍둥이를 둔 가족이 이미 이사를 예약한 상태다.

아산초는 화순읍에서 35∼40㎞, 승용차로 50분 가까이 걸리고 전교생이 27명에 불과한 소규모 시골학교다. 올해 신입생은 단 2명에 불과하다. 5년만에 20% 수준으로 줄었다. 때문에 늘 존폐 위기고, 통폐합 대상 0순위로 꼽혔다.

이같은 불리한 교육 여건에도 불구하고 수도권과 광주, 순천 등 도시에서 전학상담 전화는 끊이지 않고 있다. 피말리는 입시와 성적 중심 경쟁에서 벗어나 자연과 더불어 친환경적 인성 중심 특화교육을 바라는 학부모들이 늘어나면서부터다.

학교 측도 이를 존중해 천연잔디를 깔고 전교생들에게 태블릿PC를 나눠주는가 하면 개인별 특화교육에도 교육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학교 분위기에 매료돼 전학을 원하는 학부모들이 가장 큰 걸림돌로 주택 문제를 고민하자 학교 측은 관사를 뜯어고쳐 무상제공하는 파격적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학교 측은 “집 문제가 풀리면 전학도 가능하겠다는 판단에 무상 주택을 추진하게 됐다”며 “시골에도 신혼부부나 청년층을 위한 임대주택 공급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산초는 지난해부터 4년간 전남형 혁신학교인 ‘무지개학교’로 지정된 학교로 100대 교육과정 최우수 학교로 선정돼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2022년에는 개교 100년을 맞는다.

/화순=배영재 기자 b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