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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조비오 신부와 함께 헬기사격 목격한 천주교 신자 첫 증언
조비오 신부, 피해 우려해 신분 숨겨…오늘 전두환 재판 증언대에
본보와 통화서 “불로교 상공서 헬기 사격했다”…중요 진술 될 듯
2019년 10월 07일(월) 04:50
5·18 당시 고(故) 조비오 신부와 함께 헬기사격을 목격한 천주교 신자가 처음으로 증언대에 선다. 이 신자는 1980년 5월 광주에서의 헬기 사격 여부를 다투는 이번 재판의 핵심 증인으로 꼽힌다. 조비오 신부는 생전에 “(헬기사격을) 함께 목격한 평신도가 있다”면서도 피해 등을 우려해 신분을 철저히 숨겼다.

이와 함께 검찰과 변호인측의 증인신문 등 법정 공방이 계속되면서 전두환(88)씨의 조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1심 재판 선고는 결국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6일 광주지법 등에 따르면 7일 오후 2시 201호 법정에서 형사8단독 장동혁 부장판사 심리로 전두환씨의 형사재판이 열린다.

이날 재판은 전씨가 올 3월 첫 출석한 이래 6번째 증인신문으로, 1980년 5월 광주 호남동 성당에서 조비오 신부와 함께 헬기 사격을 목격한 것으로 알려진 천주교 신자 이광중(72)씨 등 5명이 법정에 설 예정이다.

조비오 신부는 1989년 방송에 출연해 처음으로 헬기 사격 목격을 증언하고 같은 해 열린 국회 광주 진상조사특위와 1995년 검찰 조사에서도 같은 증언을 했으나, 함께 목격한 사람은 피해를 우려해 끝내 밝히지 않았다.

조 신부의 조카인 조영대 신부는 이전 재판에서 “(조비오 신부가) 이름을 거론하지 않고 평신도와 함께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말씀하셨다”고 진술했다.

전씨가 회고록을 통해 헬기 사격을 목격한 조 신부를 ‘거짓말쟁이’라고 비판한 대목이 사자의 명예를 훼손했는 지가 이번 재판의 쟁점이라는 점에서, 이광중씨의 헬기 사격 목격담은 조 신부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중요 진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호남동성당 신도모임 총무였던 이씨는 신부들의 심부름을 하던 중, 1980년 5월 21일 광주시 동구 호남동성당 입구에서 조비오 신부와 함께 헬기 기총 사격을 목격했다.

이씨는 재판 출석을 하루 앞둔 6일 광주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윤공희 당시 천주교 광주대교구장 등 신부들이 계엄군의 과격 진압을 만류하러 가기 전 호남동성당에 모인 날이니 정확히 5월 21일로 기억한다”며 “늦게 도착한 조비오 신부가 갑자기 ‘보스코 총무(이씨), 이리 와보소’라고 성당 입구로 다급히 불렀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씨는 “불로동 다리 상공에서 앞모양이 둥그런 헬기가 광주천을 향해 ‘타타타, 타타타’하는 총성과 불빛을 내며 사격하고 있었다”며 “조 신부는 ‘워메 안되겄네. 요놈들이 헬기에서 기총사격까지 하네’라고 분개하며 도청을 향해 나가셨다”고 주장했다.

이는 조 신부가 1989년 국회청문회에서 밝힌 “(1980년)5월21일 낮 1시 반에서 2시 사이 불로교 상공 170m 지점에서 사직공원을 향해 떠 있는 헬기를 봤다. 지축을 울리는 기관총 소리가 ‘드드드드득’ 세번 울리고 동시에 불이 픽 나갔다”는 헬기 사격 최초 증언과 일치한다.

이씨는 “그동안 평신도 입장으로 선뜻 나서기가 망설여져 말을 아꼈다”면서도 “최근 조영대 신부의 요청으로 조비오 신부님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법정에 나가 사실 그대로 이야기하겠다. 이번 법정 증언에서 특별히 전두환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으며, 직접 눈으로 본 헬기사격에 대해서만 얘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3월 처음으로 광주 법정에 출석한 이후 불출석을 이어가고 있는 전씨는 이번 재판에도 출석하지 않는다. 재판부는 앞으로 증인 신문과 증거 조사, 현장검증 등을 추가로 진행해야 해 1심 선고는 올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전씨는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조 신부에 대해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불구속기소 됐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김용희 기자 kimy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