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혼술, 혼자여도 괜찮아…한가위 나만의 세상 즐겨요
추석 새 트렌드 ‘횰로家’를 아시나요
명절날 ‘가족과 함께’ 옛말
1인 가구 늘며 개인생활 중시
귀향 대신 여행·취미 만끽
카페처럼 바 처럼 집 꾸미고
애완견과 함께 즐거운 시간도
명절날 ‘가족과 함께’ 옛말
1인 가구 늘며 개인생활 중시
귀향 대신 여행·취미 만끽
카페처럼 바 처럼 집 꾸미고
애완견과 함께 즐거운 시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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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동구 지산동에 사는 회사원 정연석(38)씨는 지난 주말 고향인 영광을 방문해 부모님을 뵙고 왔다. 추석 연휴기간 여행 계획을 세웠던 터라 명절 전 미리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기 위해 방문한 것이다.
애초 동남아나 중국 쪽으로 여행을 떠날 생각이었지만, 계획을 늦게 세우는 바람에 여행상품을 찾기 힘들었다. 항공권과 숙박 등도 예약이 완료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정씨는 여행이 수포로 돌아갔지만 4일간(12~15일)의 연휴에도 고향을 찾지 않기로 했다. 차라리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를 몰아 보고, 평소 회사일 때문에 하지 못했던 게임 등을 하며 모처럼 ‘나홀로의 삶’을 누려볼 생각이다.
여행경비로 모아둔 돈도 높은 사양의 게임을 할 수 있는 컴퓨터 구입에 투자했다. 큰 마음을 먹고 수백 만원을 웃도는 고성능 대형 모니터를 구입했고, 연휴기간 집에서 간단히 해먹을 수 있는 간편식과 음료도 넉넉히 챙겨뒀다.
정씨는 “명절에 고향에 내려가면 친척들이 모여 앉아 ‘만나는 사람은 있냐’, ‘결혼은 언제 하냐’, ‘돈은 얼마나 모았냐’ 등 잔소리를 해 곤혹스럽다”며 “회사에서도 스트레스를 받는데 쉬는 날 고향집에서까지 시달리고 싶지 않아 혼자 쉬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때부터 광주에서 혼자 살고 있다는 김민희(여·36·광주시 남구 백운동)씨 역시 이번 추석엔 고향인 벌교에 가지 않기로 했다.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키우기 시작한 7살짜리 푸들 강아지 ‘비스’ 때문이다. 집안 어른들이 애견 키우는 걸 탐탁지 않게 여기는데다, ‘비스’를 데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도 어렵다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김씨는 “시골에 계신 부모님한테는 미안하지만 연휴 기간 애완견 호텔이나 애견카페에 ‘비스’를 맡기는 것도 마음이 불편할 것 같았다”며 “연휴를 맞아 반려견과 온전히 시간을 보내고 추억을 쌓고 싶다”고 했다.
그는 명절 연휴에도 문을 여는 애견카페를 찾아 다니고, ‘비스’가 가장 좋아하는 특별 간식도 준비하는 등 반려견과 함께 하는 추석맞이를 계획 중이다.
‘명절엔 가족과 함께’라는 것도 옛말이 됐다.
혼자만의 삶을 살아가는 ‘횰로 가(家)’가 증가하면서 민족 대명절이라 불리는 한가위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횰로가’는 ‘나 홀로’에 현재를 즐기는 사람을 뜻하는 ‘욜로(YOLO·You Only Live Once)’, 집을 뜻하는 한자어 ‘가(家)’가 합쳐진 신조어다. 부모와 친지 등 주변을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거주공간에 마음껏 투영해 ‘자기만의 개별화된 주거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은 자신의 집을 PC방처럼 꾸미고, 커피나 술을 좋아하면 집안 분위기를 카페 또는 ‘바(Bar)’로 조성하기도 한다. 혼자 사는 공간에 취향을 반영해 본인의 행복감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이처럼 횰로가가 증가하면서 유통가와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추석 대목 잡기’ 전략도 바뀌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혼자 추석을 보내는 ‘혼추족’을 노린 명절 간편식을 내놓는가 하면, 도심에서 추석연휴를 바캉스처럼 즐길 수 있는 ‘추(秋)캉스’ 패키지 상품도 쏟아내고 있다.
특히 1인 가구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젊은층이 혼자 보내는 시간을 선호하면서 앞으로는 친지와 이웃들이 모여 정과 안부를 나누던 기존의 명절 모습은 완전히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29.3% 수준인 582만여 가구로, 2025년에는 670만 가구(31.9%), 2045년에는 무려 809만 가구(36.3%)에 이를 전망이다.
광주지역 1인 가구도 ▲2016년 16만 5169가구 ▲2017년 17만 1424가구 ▲2018년 17만 4614가구 등 증가세다. 전남지역도 ▲2016년 22만 7225가구 ▲2017년 23만 2022가구 ▲2018년 23만 5062가구 등으로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심미경 광주전남연구원 가구담당 책임연구원은 “횰로족 같은 현상은 1인 가구의 증가와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관계 맺기에 대한 권태기 등과 연관돼 있다”며 “한국의 집단·서열문화와 취업의 부담감이 젊은이들의 혼족 문화를 부추기고, 이는 곧 인구감소로 이어져 각종 사회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애초 동남아나 중국 쪽으로 여행을 떠날 생각이었지만, 계획을 늦게 세우는 바람에 여행상품을 찾기 힘들었다. 항공권과 숙박 등도 예약이 완료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여행경비로 모아둔 돈도 높은 사양의 게임을 할 수 있는 컴퓨터 구입에 투자했다. 큰 마음을 먹고 수백 만원을 웃도는 고성능 대형 모니터를 구입했고, 연휴기간 집에서 간단히 해먹을 수 있는 간편식과 음료도 넉넉히 챙겨뒀다.
정씨는 “명절에 고향에 내려가면 친척들이 모여 앉아 ‘만나는 사람은 있냐’, ‘결혼은 언제 하냐’, ‘돈은 얼마나 모았냐’ 등 잔소리를 해 곤혹스럽다”며 “회사에서도 스트레스를 받는데 쉬는 날 고향집에서까지 시달리고 싶지 않아 혼자 쉬려고 한다”고 말했다.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키우기 시작한 7살짜리 푸들 강아지 ‘비스’ 때문이다. 집안 어른들이 애견 키우는 걸 탐탁지 않게 여기는데다, ‘비스’를 데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도 어렵다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김씨는 “시골에 계신 부모님한테는 미안하지만 연휴 기간 애완견 호텔이나 애견카페에 ‘비스’를 맡기는 것도 마음이 불편할 것 같았다”며 “연휴를 맞아 반려견과 온전히 시간을 보내고 추억을 쌓고 싶다”고 했다.
그는 명절 연휴에도 문을 여는 애견카페를 찾아 다니고, ‘비스’가 가장 좋아하는 특별 간식도 준비하는 등 반려견과 함께 하는 추석맞이를 계획 중이다.
‘명절엔 가족과 함께’라는 것도 옛말이 됐다.
혼자만의 삶을 살아가는 ‘횰로 가(家)’가 증가하면서 민족 대명절이라 불리는 한가위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횰로가’는 ‘나 홀로’에 현재를 즐기는 사람을 뜻하는 ‘욜로(YOLO·You Only Live Once)’, 집을 뜻하는 한자어 ‘가(家)’가 합쳐진 신조어다. 부모와 친지 등 주변을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거주공간에 마음껏 투영해 ‘자기만의 개별화된 주거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은 자신의 집을 PC방처럼 꾸미고, 커피나 술을 좋아하면 집안 분위기를 카페 또는 ‘바(Bar)’로 조성하기도 한다. 혼자 사는 공간에 취향을 반영해 본인의 행복감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이처럼 횰로가가 증가하면서 유통가와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추석 대목 잡기’ 전략도 바뀌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혼자 추석을 보내는 ‘혼추족’을 노린 명절 간편식을 내놓는가 하면, 도심에서 추석연휴를 바캉스처럼 즐길 수 있는 ‘추(秋)캉스’ 패키지 상품도 쏟아내고 있다.
특히 1인 가구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젊은층이 혼자 보내는 시간을 선호하면서 앞으로는 친지와 이웃들이 모여 정과 안부를 나누던 기존의 명절 모습은 완전히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29.3% 수준인 582만여 가구로, 2025년에는 670만 가구(31.9%), 2045년에는 무려 809만 가구(36.3%)에 이를 전망이다.
광주지역 1인 가구도 ▲2016년 16만 5169가구 ▲2017년 17만 1424가구 ▲2018년 17만 4614가구 등 증가세다. 전남지역도 ▲2016년 22만 7225가구 ▲2017년 23만 2022가구 ▲2018년 23만 5062가구 등으로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심미경 광주전남연구원 가구담당 책임연구원은 “횰로족 같은 현상은 1인 가구의 증가와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관계 맺기에 대한 권태기 등과 연관돼 있다”며 “한국의 집단·서열문화와 취업의 부담감이 젊은이들의 혼족 문화를 부추기고, 이는 곧 인구감소로 이어져 각종 사회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