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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 “홈런, 300번째는 다르네요”
방출 → 경찰청 → 삼성 재입단 → KIA 우여곡절
첫 홈런 11년만에 13번째 300홈런…“스스로 대견해”
꾸준함의 대명사 후배들에 귀감…“열정은 처음과 같아”
2019년 08월 07일(수) 04:50
2008년 4월 1일은 KIA 타이거즈 ‘4번 타자’ 최형우의 역사가 시작된 날이다.

당시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었던 최형우는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데뷔 이후 처음으로 그라운드를 돌았다.

2-2로 맞선 10회초 1사 1루에서 7번 타자로 나섰던 최형우는 정재복의 직구를 잡아당겨 극적인 역전 홈런을 만들어냈다. 프로에 첫발을 내디딘 뒤 7년 만에 맛본 데뷔 홈런이었다. 이날 경기가 6-2 삼성의 승리로 끝나면서 최형우는 데뷔 홈런과 함께 결승타 주인공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전주고를 졸업하고 2002년 프로 선수가 된 최형우는 2004년까지 단 6경기에 나오는데 그쳤다. 그리고 2005시즌이 끝난 뒤 방출의 아픔을 겪었다.

경찰청에 입단해 절치부심했던 최형우는 2008년 삼성에 재입단해 두 번째 야구 인생을 시작했다. 같은 해 4월 1일 최형우는 결정적인 순간 담장을 넘기면서 잊을 수 없는 1번째 홈런을 기록했다.

2019년 8월 4일 챔피언스필드. KIA의 4번 타자로 타석에 선 최형우가 4회 2사에서 NC 프리드릭의 직구를 받아 우측 담장을 넘겼다. 이 홈런으로 최형우는 KBO리그 통산 13번째 300홈런 주인공이 됐다.

0-0의 균형을 깨는 선제 홈런을 날린 최형우는 양현종의 1-0 완봉승으로 경기가 끝나면서 결승타를 기록했다.

‘99구 119분 완봉승’을 기록한 양현종은 “형우 형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최형우는 “현종이가 1점의 승리를 지켜줘서 내 홈런이 빛날 수 있었다”고 화답했다.

‘꾸준함’의 대명사인 최형우는 매년 기록행진을 펼치고 있지만 소감은 늘 비슷했다. “하다 보니까 이룬 기록”이라고 무덤덤하게 말했다.

하지만 300번째 홈런 뒤 최형우의 소감은 여느 때와는 조금 달랐다.

최형우는 “나 자신에게 항상 잘했다고 대견하다고 하고 있다”며 “처음 (야구)시작했을 때 좋지 않았기 때문에 1000타점도 그렇고 10년 넘게 기록을 생각 안하고 살았다. 매일 내가 하는 일이라 생각하고 야구를 했는데 어느 순간이 되니까 욕심도 났다. 300홈런이 다가오니까 욕심이 나서 오래 홈런이 안 나왔던 것 같다. 지금 너무 기분이 좋다”고 감격스러워했다.

방출의 아픔을 겪었기 때문에 최형우는 누구보다 간절하게 야구를 해왔다. 팀의 주축 선수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지금도 간절함과 열정은 똑같다. 웬만한 부상이 아니면 좀처럼 자리를 비우지도 않는다. “천하의 최형우도 저렇게 하는데…”라면서 후배들을 움직이게 하는 프로 중의 프로다.

300홈런의 시작점을 돌아보면 최형우는 웃음이 난다.

그는 “당시 왜 그렇게 말했는지 모르겠는데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놈이 경기 끝나고 인터뷰를 하면서 최형우 이름 석 자를 기억하라고 그랬다. 가끔 그 영상을 찾아본다(웃음)”며 “무슨 배짱으로 그랬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홈런 치고 뛰면서 어리바리 신나서 날뛰었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최형우’를 기억하라고 외쳤던 ‘당돌한 예비역’이 KBO리그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고 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