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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청년을 말하다] <11> 커튼 디자이너 '마홈' 신지희 대표
커튼, 예술로 열어 젖히다
바느질만 하는 커튼집 아닌 맞춤 컨설팅으로
섬유와 디자인 중심의 커텐 선보이며
세계 섬유시장 선도할 '마홈' 꿈꾼다
2017년 08월 23일(수) 00:00
'커튼 디자이너' 신지희 마홈 대표
커튼 디자이너라는 수식어가 조금 새롭다. 흔히 커튼이라고 하면 우리 엄마 친구쯤 되는 50대 이상의 아주머니가 운영할 것 같고, 동네나 시장에 위치해있을 것 같은데, 이런 커튼 업계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한 청년이 있다. 직접 집으로 찾아가서 현장을 둘러보고, 맞춤형 컨설팅에 시공까지 직접하는 마홈의 신지희 대표다.

커튼은 햇볕을 가리기 위한 천에 불과하다는 인식으로 단조로운 장식이 전부였던 업계에서 그녀가 선보이는 디자인은 늘 혁신적이다. 맞춤형 색상과 깔끔한 시공을 장점으로 커튼 장식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 특히 그녀의 자유로운 발상은 공간 곳곳에 디자인과 감성을 입히는데 큰 도움이 됐다. 인터뷰 중에도 고객의 전화에 친절하게 응대를 해주며, 성실함으로 고객을 감동시키는 그녀의 이야기는 들을수록 흥미롭다.

이럴 적부터 손으로 만드는 모든 것은 다 좋아했다는 신 대표는 특히 바느질 재주가 뛰어나 가족이나 친구 생일이 되면 필통이나 쿠션을 만들어 선물해주는 것이 큰 기쁨이었다. 그러한 재능을 살려 섬유디자인을 전공했고, 졸업과 동시에 서울에 있는 원단회사에서 약 7년간 직장생활을 했다. 꿈에 부풀었던 서울 생활은 기대했던 것과 달리 잘 맞지 않았고, 고향 광주로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광주에는 전공과 관련해서 일할만한 섬유시장 자체가 많지 않았다.

같은 해에 대학을 졸업한 12명의 동기가 있었지만, 대부분 미술학원이나 방과후 교사 활동을 하고 있었고, 섬유디자인 전공을 살린 친구는 전무했다.

전공과 경험을 놓치지 않으면서 광주에서 일하고 싶었던 신 대표는 지난해 2월 광주로 돌아와 과감하게 창업을 결심했다. 처음에는 너무 막막했다. 섬유와 관련해서 다양한 전시는 물론, 온오프라인 판매가 가능한 스튜디오 매장을 오픈해서 운영하는 사업가가 되고 싶었지만, 현실은 반대였다. 광주에서 섬유 관련 창업을 바로 도전했을 때 우선 그 수요를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았고, 창업 초창기부터 무리한 투자를 했을 때 겪게 될 다양한 우려에 대한 주변의 조언을 듣고, 작은 커튼집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이렇게 시작은 미약했고, 예쁜 카페를 운영하는 친구들이 부러울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바느질 중심의 커튼집 사장이 아닌, 섬유와 디자인 중심의 ‘커튼 디자이너 신지희’로 불리고 싶다는 그녀는 이미 업계에서 유명인사다.

일을 시작하면서 그녀에게는 새로운 포부도 생겼다. 광주에도 원단에 프린팅할 수 있는 설비 시설을 갖추는 것이다. 아직 광주에는 이 시설을 갖춘 업체가 단 한곳도 없다. 그만큼 광주의 섬유시장이 열악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섬유 전공을 한 후배들이 광주를 떠날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에 안타까운 소식을 하나 또 들었다. 경성방직으로 출발해서 국내 섬유산업을 이끈 1세대 기업이면서 국내 1호 상장기업인 경방도 최근 광주의 면사공장 절반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겠다는 결정을 한 것이다. 섬유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든 이후에도 제품 경쟁력으로 성장했던 경방의 사례는 벤치마킹할 점이 많았는데, 공장이전 소식을 듣고 나니 섬유전공자로서 아쉬움이 컸다고 한다. 그럼에도 신 대표는 ‘위기 이후 곧 기회가 온다’는 창업 이념을 되새기며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섬유시장을 선도해 나갈 광주 마홈의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

하루에도 여러 건의 주문과 컨설팅, 시공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사무실과 작업장을 바쁘게 오가는 일상 속에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내기 위한 노력은 잠시도 멈추는 법이 없는 신 대표. 그녀는 한 개의 작업이 끝나면 곧바로 사무실 컴퓨터로 돌아가 직접 작업한 결과물을 블로그나 SNS를 통해서 소개하거나, 온라인 고객을 맞이한다.

그녀의 비즈니스에서 최고의 가치는 고객이고, 고객이 만족해하는 행복한 모습을 보며, 스스로도 행복해진다. 늘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인다는 각오로 작업에 임하는 그녀의 열정과 마음가짐은 아름다운 장식만큼 아름답다. 그녀의 미래를 응원한다.



/강수훈 청년기자

kshcoolguy@hanmail.net



-청년문화기획자

-스토리박스 대표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