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홍콩은 옛 것과 현재 … 동·서양이 공존하는 종합선물세트
동양 최대 청동불상 옹핑 빌리지
수상 가옥·고층 빌딩 타이오 마을
경찰 숙소·감방은 호텔로 바뀌고
스탠리 마켓은 유럽 풍경 오롯이
2014년 12월 25일(목) 00:00
도심의 화려함으로 유명한 홍콩이지만 예스러움도 소박하게 눈길을 끈다. 동양 최대 청동 불상을 만날 수 있는 옹핑 빌리지(왼쪽)와 수상 가옥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타이오 마을(오른쪽). /홍콩=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것들이 한데 어울려있다. 화려한 초고층 빌딩 건물 사이 골목에 허름한 길거리 식당들이 판을 벌이고 있다. 바다를 딛고 서있는 나무 집 건너편에는 고급스러운 헤리티지 호텔이 불을 밝히고 있다.

옛것의 정겨움과 현대의 화려함이 공존하는 곳. 동서양의 문화와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는 곳, 홍콩은 종합선물 세트 같은 도시다.

이맘 때 홍콩의 날씨도 종합선물 세트 같다. 해가 나는 한낮에는 얇은 옷차림도 어색하지 않지만 비라도 지나가는 날이며 포근한 겉옷이 필요하다. 하루에도 시시각각 느껴지는 계절이 다르다. 걷기 편한 초봄 복장에 늦가을 외투 하나 정도는 챙겨들자.

작은 틈을 두고 공존하는 과거와 현대로의 여행. 홍콩의 속살과 요즘 시대의 화려함을 동시에 만나보고 싶다면 동양 최대의 청동불상이 있는 옹핑 빌리지로 가보자.

산속 여행을 위해 케이블카에 오른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이동 수단인 ‘옹핑 360 케이블카’. 5.7㎞의 거리를 올라가는 20여 분간, 바다와 산이 고요히 발밑을 지나간다. 바닥이 투명하게 되어 있는 수정 케이블카를 타면 더 생생하게 바다를 만나고 산을 넘게 된다.

고요한 산사의 산책에 요즘 시대의 보는 즐거움이 더해졌다. 소극장에서 홍콩 무술 배우들의 와이어 액션을 감상할 수 있는 ‘스테이지 360’이라는 공연이 있다. 액션과 유머가 곁들여진 30분 정도의 쇼. 관람객들도 무대에 설 수 있는 관객 참여형쇼다.

마치 헬기에 오른 듯 인근 타이오 마을을 4D 화면으로 둘러볼 수 있는 ‘모션 360’, 걸음을 옮기며 부처의 일생과 깨달음을 애니메이션으로 감상할 수 있는 ‘부처와의 산책’도 있다. 한국어 서비스가 제공된다.

268개의 계단을 올라가서 만나는 거대 불상과 눈이 부실 정도의 금불상 등 산사의 산책도 즐겁다.

산속의 여행이 끝난 뒤 바다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만나러 버스에 오르자. 가이드의 안내 속에 타이오 마을을 둘러볼 수 있는 관광 코스가 준비됐다. 옹핑 빌리지 주차장에서 버스를 타고 구불구불 산길을 지나 작은 어촌 마을에 내렸다.

란타우섬 서쪽에 있는 작은 어촌 마을은 핑크 돌고래로 유명한 타이오 마을이다. 홍콩 달러로 25달러(약 3500원)를 내면 보트를 타고 핑크 돌고래가 살고 있는 바다로 나갈 수 있다. 하지만 쉽게 모습을 보이지 않는 녀석들이다. 운이 좋아야 분홍빛 돌고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번 여행에서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큰 바다 반대 쪽의 마을 투어도 흥미롭다. 바다를 의지한 채 목조건물이 즐비하게 서있다. 홍콩의 전통적인 수상가옥이 이색적인 곳. 이방인의 눈에는 위태로워 보이는 건물이지만 이들에게는 소중한 터전이자 삶의 역사다. 이들이 지키고 있는 고향 마을 바로 건너편에는 고층 아파트가 마을을 내려다 보고 있다. 옛날과 오늘, 한 시대가 어울리지 않는 듯 어울리게 함께 서 있다.

타이오 마을에 갔다면 작은 골목길을 따라 시장 풍경도 감상해야 한다. 말린 생선과 부레, 기념품, 과일…. 잠시 걸음을 멈추고 시장 음식을 맛보고 흥정도 하면서 낯선 곳에서의 시간을 즐겨보자.

마을 한쪽에 자리한 타이오 헤리티지 호텔도 흥미롭다. 국경수비대 관서와 해양경찰 숙소로 사용됐던 옛 건물이 지금은 고급 호텔로 변신했다. 범법자들을 가두어 두던 곳은 호텔 프론트로 이용되고 있다. 철창 너머의 작은 감방은 호텔의 이색적인 장소가 됐다. 보트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이 호텔은 옛 역사와 풍경에 관광객들 사이에 인기 만점이다. 연초까지 예약이 꽉 차있다.

전통과 현대를 한데 어우르는 숙소를 선택하고 싶다면 롼콰이퐁 호텔도 좋다. 소호 거리에 위치해 홍콩 관광객의 다양한 모습과 밤문화를 즐길 수 있다. 비슷한 모습들의 호텔들과 달리 홍콩 전통적이 인테리어도 외국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홍콩의 밤문화를 느긋하게 즐긴 뒤 늦잠을 자도 좋다. 깔끔한 조식 부페는 오전 10시30분까지 이용할 수 있다.

리펄스베이도 다양한 풍경이 어우러진 관광지다. 홍콩의 고급 아파트가 둘러쌓고 있는 인공 해변을 걷다보면 한쪽에 작은 사원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바다를 수호하는 도교의 여신 틴하우를 모신 바다 위 사원이다. 작은 조각 공원 같은 느낌의 사원이다.

홍콩 속 유럽 풍경이 궁금하다면 리펄스베이 인근 스탠리 마켓으로 걸음을 옮기자. 바닷가 마을에 펍 스타일의 가게가 늘어서 있고, 한 곳에는 재래시장이 자리하고 있는 즐거운 산책길이다. 조금 더 활력넘치는 시장 풍경을 만나고 싶다면 해가 지기를 기다리자. 없는 게 없고 흥정하는 재미가 있는 몽콕 야시장도 빼놓을 수 없는 홍콩의 관광 코스다.



/홍콩=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

〈취재협조=홍콩관광청·드래곤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