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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편리함 버리자 … 세계가 온난화 대응 나설 때”
<11> 기후변화 위기 나라가 전하는 메시지
투발루 관광청 직원 “해마다 수도 범람사태 빈번 불가사리 공장 등 대책 고심”
2012년 08월 02일(목) 00:00
바다가 인류를 향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 해수면이 높아지고 바다온도가 상승하는가 하면, 태풍이 세지고 극심한 가뭄이 지속되는 등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의 재앙이 지구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바다 생태계도 극심한 변화를 겪고 있어 지금 바로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엄습한다. 사진은 여수세계박람회장 내 바다숲 체험 현장. 바다 사막화 등 기후 온난화를 위한 바다숲 조성 상황을 관람객들이 알 수 있도록 꾸몄다. /여수=최현배기자 choi@kwangju.co.kr
투발루·키리바시 등 여수세계박람회장에서 만난 기후변화 취약국 주민들은 전시관에서 접하는 40년 뒤 가상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섬뜩함에 가슴을 졸이고 있다.

◇“해마다 잠기는 땅이 많아진다”=파우피 아필레(여·24) 투발루 관광청 공무원은 인터뷰가 지속되면서 국민이 처한 심각한 상황과 선진국의 안일한 대응 자세 등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높였다.

파우피씨는 “매년 2월 해수면 수위가 최고조로 달하는데 이때 국토의 많은 부분이 바닷물에 잠긴다”면서 “인구 4000명이 사는 수도 푸나푸티도 범람 사태가 끊이질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제는 계속 바닷물에 잠기다 보니 과거의 땅들이 많이 사라진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지도상 형태가 바뀌고 있다는 얘기다.

국가적인 대책으로 10년 전부터 맹그로브 나무를 지원받아 지속적으로 심는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며 모래를 빨아 들여 퍼지게 하는 데 도움이 되는 불가사리 공장 설립을 구상하고 있다는 내용도 귀뜸했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 투발루가 바닷물에 완전히 잠겼을 때 국민들이 뉴질랜들로 이주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대책을 수립해 달라”고도 해 영토가 사라질 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드러냈다.

파우피씨는 특히 “선진국들은 경제이익만을 위해 무분별하게 온실 가스를 내뿜는 것을 자제하는 한편, 태양광 등 친환경 대체에너지를 사용해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체할 시간이 없다. 현지의 사정은 매우 심각해 가장 시급히 처리 되야 한다”면서 “유엔을 비롯, 선진국, 개발도상국, 후진국 할 것 없이 전 세계의 모든 국가가 온 힘을 기울여야 할 때가 지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전 세계에 제대로 알릴 수 있는 여수박람회가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고 말했다.

◇키리바시, 해수면 상승과의 싸움=태평양 중부의 키리바시는 해수면 상승으로 수몰 위기에 처한 섬 나라다. 적도를 따라 펼쳐진 국토 일부는 이미 바다 밑으로 잠겼다. 가장 높은 곳도 해수면보다 겨우 2m정도 높은 게 고작이다.

여수세계박람회장 내 키리바시 국가관의 네마니 테바나 관장은 “키리바시의 상황은 매우 심각하며 현재 상황으로 볼 때 키리바시는 향후 50∼100년 이내에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이미 세 개의 섬이 사라졌고 더 많은 섬들이 매일 위협받고 있다”면서 절박함을 호소했다.

키리바시 정부도 해변 인근 주민을 내륙지역으로 이주시키는가 하면, 인공섬 건설, 다른 섬을 사들여 이주시키는 정책 등을 구상하거나 검토중이다. 이미 바닷물에 국토가 잠기면서 농작물 생산도 기존에 비해 훨씬 힘들어지고 있는 형편이다. 해안 침식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이에따른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

네마니 관장은 “물의 염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식수나 기타 생활용수로 사용하기 힘들어지자 많은 해안가 마을 주민들이 내륙으로 이주해오고 있다”고 현황을 설명했다.

그는 또 “해안침식도 진행돼 내륙의 풍부한 미네랄과 토양입자가 사라지고 있으며 특히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바닷가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져 일부 해변의 경우 모래가 거의 남아나지 않아 바위만 남아 있는 곳도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은행과 NZAID (The New Zealand Agency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 등 연안 보전에 힘쓰고 있는 여러 단체의 후원을 받아 방파제 건설 및 유지, 맹그로브 나무 심기에 나서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을 소개했지만 한 나라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는 점에서 지구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지을·오광록기자 dok2000@kwangju

/동부취재본부=김창화기자 chkim@

※ 이 기획 시리즈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