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만의 콜레라 … 2가지 의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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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만의 콜레라 … 2가지 의문점
① 입원 11일 지나서 확진 판정 … 격리 안돼
② 횟집이 감염원이라는데 … 추가 발병 없어
2016년 08월 24일(수) 00:00
23일 광주시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들이 실험실에서 콜레라 확진자 A(58·광주 서구)씨 가족들에게서 채취한 가검물을 분석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A씨와 달리 가족들은 설사, 구토 등 콜레라 의심 증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발병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최현배기자 choi@kwangju.co.kr
22일 콜레라 확진자로 확인된 50대 남성의 확진 판정 기간과 대처 과정, 감염원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1군 법정전염병으로 분류된 콜레라 확진 환자가 지난 11일 병원을 찾아 입원했는데도 환자가 퇴원한 지 3일이 지나 확진 환자로 판정됐고, 퇴원 직전까지 줄곧 격리되지 않고 2인실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은 콜레라 감염원으로, 확진자가 이달 초 경남지역을 여행하면서 먹은 횟집 해산물로 추정하고 있지만, 이 음식점에서 식사를 한 사람 중 추가 발병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또한 진위 논란이 예상된다.

23일 광주시 서구보건소 등에 따르면 뒤늦게 당국에 의해 콜레라 확진 환자로 판명난 A(59·광주시 서구)씨는 콜레라 의심 증세를 호소하며 광주 서구의 한 병원을 찾은 지 11일 만에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A씨가 입원한 병원 측이 애초 식중독 증세로 보고 자체 검사를 느슨하게 한데다 병원 측이 병원균 규명을 위해 서울지역 의료분석기관과 전남대병원에 보낸 가검물 분석이 늦어졌기 때문이라는 게 보건소 측 설명이다.

A씨는 지난 11일 심각한 설사와 탈수 증세를 호소하며 광주시 서구의 한 병원을 찾았다. 지난 7∼8일 경남 남해안지역을 여행하며 이틀 연속 농어회와 전복회를 먹고 돌아온 뒤였다.

병원 측은 A씨를 2인실에 입원시키고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입원 치료하도록 했다. 병원 자체적으로도 A씨의 검체(대변)를 수거해 검사를 벌였고, 서울 의료분석기관과 전남대병원에도 검체를 보내 분석을 의뢰했다. 이 시점이 지난 11일이다. 이후 지난 18일 오후 서울 의료분석기관 및 자체 분석결과에서 콜레라균 감염이 확인됐다. 매뉴얼에 따라 A씨의 검체는 지난 20일 광주시보건환경연구원으로 보내졌고 실험실 검사를 통해 22일 콜레라 확진 판정이 내려졌다. 통상 콜레라 등 전염병 검체 분석은 48시간만에 나온다. 이번 콜레라 확진자의 경우 검체 의뢰에서 결과가 나오기까지 7일이나 걸렸고 19일 퇴원까지는 8일이나 2인실에서 입원중이었다.

메르스라는 재앙 직전의 전염병을 경험했음에도 환자 A씨가 콜레라 의심 증세(설사·탈수)를 보이며 병원을 찾은 지 11일이 지나 확진 판정이 내려졌다는 점에서 미흡한 대처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서구보건소 측은 “입원 병원 측이 단순 식중독으로 알아 대처가 늦었고 병원 측이 분석을 의뢰한 2곳의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늦게 나온 이유를 파악 중”이라며 “2인실 입원에 대해서는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콜레라일줄 몰랐고 이후에는 환자 증세가 사라졌기 때문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확진자 A씨의 감염원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보건당국이 지목한 횟집이 콜레라 감염원이라면 이 식당을 찾은 이용객 가운데 추가 확진자가 산발적으로 나타나야 하지만 여태 잠잠하기 때문이다. A씨 일가족 4명이 여행 과정에서 횟집을 이틀 연속 찾았고 A씨 혼자 확진 판정을 받은 것처럼 면역력이 약하거나 감염에 취약한 횟집 이용객 일부에서 추가로 환자가 발생하는 게 상식이다는 것이다.

광주시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확진자가 여행과정에서 이틀 연속 회를 많이 섭취했고 해산물에 의한 콜레라 감염이 적지 않았던 점에 미뤄 현재 횟집을 감염원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단정짓기 힘든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보건당국은 A씨 가족 3명에게서 가검물을 채취해 감염 여부를 분석 중이지만 이들이 콜레라 의심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입원 당시 직접 접촉한 환자나 병원 관계자가 의심 증상을 보이지 않았고 수인성 전염병이라는 점에서 확산 가능성도 낮게 보고 있다.

/김형호기자 kh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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