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의 ‘평화’와 한강의 ‘문학’, 광주의 기억으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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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의 ‘평화’와 한강의 ‘문학’, 광주의 기억으로 만난다
광주역사민속박물관 9일부터 기획전…노벨상 수상 기념 5·18 사적지 사진 등 전시
2025년 12월 06일(토) 08:20
광주역사민속박물관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기념해 그들의 삶과 문학, 그리고 광주의 아픔을 예술적으로 승화한 특별한 전시를 마련했다.

6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빛의 혁명, 민주주의 주간’을 맞아 오는 9일부터 내년 2월 1일까지 광주역사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기억의 윤리, 평화의 언어’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사의 거목인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25주년과 한국 문학의 새 역사를 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됐다.

전시장에서는 정치와 문학, 사진이라는 각기 다른 장르가 ‘광주’라는 공통 분모 아래 하나로 어우러진다.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한 김 전 대통령의 생애와 광주의 아픔을 문학으로 보듬은 한강 작가의 작품 세계, 그리고 5·18 사적지를 묵묵히 기록해 온 지역 작가들의 시선을 한곳에서 조망할 수 있다.

전시는 크게 ‘행동’, ‘응시’, ‘목소리’라는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먼저 1부 ‘행동’에서는 옥중 서신과 육성 연설문 등을 통해 김 전 대통령이 광주와 맺은 깊은 연대, 그리고 인권과 평화를 향한 그의 치열했던 고뇌를 엿볼 수 있다. 그의 이러한 실천적 삶이 2000년 노벨평화상 수상이라는 결실로 이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재조명한다.

이어지는 2부 ‘응시’는 ‘목요사진’ 소속 작가들이 포착한 5·18 사적지의 풍경을 담았다. 감정을 절제하고 덤덤하게 기록된 공간의 이미지들은 관람객들에게 그날의 기억을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되새길 것을 제안한다.

3부 ‘목소리’는 한강 작가가 천착해 온 국가 폭력의 트라우마를 다룬다. 5·18민주화운동과 제주 4·3사건 등 한국 현대사의 비극이 그의 문학 속에서 어떤 언어로 형상화되어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는지 살필 수 있는 공간이다.

광주시는 이번 전시가 단순히 두 노벨상 수상자의 업적을 나열하는 것을 넘어, 민주·인권·평화라는 보편적 가치와 문학적 치유, 그리고 지역의 역사를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찬혁 광주역사민속박물관장은 “이번 기획전은 두 인물의 성취를 기리는 동시에 광주가 품고 있는 역사적 상처를 현재의 관점에서 재해석해보고자 마련했다”며 “전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우리 역사를 깊이 있게 성찰하고 공감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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