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동반자인가 도구인가 - 남주성 호남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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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동반자인가 도구인가 - 남주성 호남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3년
2025년 11월 25일(화) 00:20
최근 수도권 대학 시험에서 AI를 활용한 커닝 사건이 발생해 사회적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대학에서 각종 과제 작성에 흔히 사용해왔고 서술형 시험의 예상 질문과 모범 답안을 생성해 단순 암기로 시험을 치르는 학생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공정한 평가를 받아야 하는 시험에서 이렇게 공공연하게 집단적 AI 커닝 사건이 발생한 것은 AI 활용의 부작용을 극단적으로 노출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AI 기술이 세계 패권 다툼의 중심에 선 지금 AI의 성능을 발전시키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하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일 것이다. 대학에서도 유료 AI를 학생들에게 보급해 활용 기회를 확대하고 AI 활용 능력을 집중교육해 시대에 걸맞는 인재 양성에 집중하는 등 많은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AI를 올바로 소화하지 못하면 우리는 주체가 아닌 객체로 전락하고 지식은 지혜가 되지 못한 채 기억의 조각으로 남게 될 것이다.

안타깝게도 요즘 학생들은 온전히 본인의 힘만으로 학업을 수행하지 않는다. 수없이 고민해야 할 과제는 AI의 연산으로 만들고 단련의 성과를 증명할 시험의 장은 AI의 요약을 암기해 필사하는 곳에 불과하다.

처음 한두 번은 “어쩔 수 없지” 하며 넘기다 점점 그 편의성에 적응하기 시작하면 AI 없이 스스로 학술을 펼치기 어려운 지점이 온다. 요즘 학생들은 공부만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식을 쌓고 미래를 준비하기엔 당장의 현실에 부딪혀 아르바이트를 하러 간다거나, 단순 학사 취득만으론 취업이 어려우니 각종 실무 경험 및 자격증 취득을 위해 시간을 쪼개쓰며 바쁘게 움직인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학문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게 되고 시간을 들여 소화해야 할 지식을 빠르게 알려주는 AI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게 된다.

그렇게 대학가는 AI에 의해 서서히 질식당해갈 것이다. 언제가는 AI에 의지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생길지도 모른다.

AI는 시대적으로 매우 중요한 도구다. 당연히 이를 활용하는 능력을 갖춰 현명하게 사용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선결 과제일 것이다. 남용과 활용의 구분을 명확히 해야 한다.

AI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성적을 얻기 위한 도구가 아닌 지식의 습득을 보조하는 동반자로 대해야 한다. 학업에 있어 AI를 타인으로 규정하고 자신의 생각과 대조하며 토론해야 하는 것이지, 올바른 답변을 내놓는 편리한 도구로만 대한다면 남의 것을 훔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렇게 얻어낸 성적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학교와 교수님들도 “앞으로는 AI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라고 강조하는 분위기에서 학생들은 AI를 활용한 결과가 본인의 순수 역량이라 착각하기 쉽고 어디까지 활용해도 되는지 구분하기 어렵다. 비단 학교와 학생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으로 AI 활용 기준이 모호하고 결과물을 구분하기 어려우니 너도나도 남용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명확한 사회적, 윤리적 지침과 방향성,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AI는 독이 든 성배다. 활용도는 무한하며 인간의 가능성을 늘려준다. 불가능한 기술이라 여겨졌던 기술들도 AI로 인해 실현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우리에게 주는 만큼 빼앗아가기도 한다. 학업에서 오는 성취감, 자아 성찰, 가치관 확립 등 인간 고유의 발전 기회를 거둬갈 것이다.

인간의 건강을 지켜주는 좋은 약도 오·남용을 하면 독약이나 다름 없고 생명을 살려내는 의사의 메스도 범죄자의 손에 들어가면 흉기가 되듯, 인류의 미래를 발전시킨다는 AI 역시 올바로 사용하지 않으면 숨통을 조일 수 있는 만큼 우리 학생들의 주체적인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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