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우완 김경묵 “끝에서 다시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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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우완 김경묵 “끝에서 다시 출발합니다”
26세 늦깎이로 올 시즌 프로 입단…마무리캠프서 새 시즌 꿈 키워
2025년 11월 24일(월) 21:00
KIA 타이거즈의 김경묵이 일본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진행된 마무리캠프에서 라이브 피칭을 하고 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던 시즌이 새로운 시작이 됐다. KIA 타이거즈의 우완 투수 김경묵이 더 큰 꿈을 안고 새봄을 기다린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무리캠프를 소화한 KIA 선수단이 24일 귀국했다. 이범호 감독 앞에서 어필 무대를 펼친 선수단에는 ‘투수조 맏형’이자 ‘신입’ 김경묵도 있었다.

1999년생인 그는 올 시즌 육성 선수로 뒤늦게 프로 선수의 꿈을 이뤘다.

대구상원고를 거쳐 홍익대에 진학한 김경묵은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하는 입스에 시달리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대학을 자퇴하고 독립리그로 향했던 그는 야구 예능 프로그램인 ‘불꽃야구’에서 150㎞를 찍으면서 화제를 몰았다. 그리고 화성 코리요 창단 멤버로 활약한 김경묵은 올 시즌 KIA 육성선수 계약을 맺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투수 맏형이었던 그는 신인의 자세로 캠프를 치렀다. 모든 게 새롭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마무리캠프는 처음인데 나이가 제일 많더라”면서 웃은 김경묵은 “새로운 환경에서 하는 것이니까 많이 설렜다. 그동안에는 추운 곳에서 준비하면서 날씨가 따뜻해지기를 기다렸었다. 밖에 있을 때는 트레이닝 파트는 따로 없어서 몸도 따로 만들고 개인적으로 관리해야 했다. 체계적으로 트레이닝 파트도 있고, 공 던질 때도 따로 부족한 것을 짚어주신다. 재미있었다. 진짜 힘들어도 확실히 자리가 자리라서 버틸 수 있었다”고 꿈같던 캠프를 이야기했다.

올 시즌에 앞서 김경묵은 ‘마지막’을 생각했다. 야구에 대한 열정은 강렬했지만 26세라는 나이가 그의 꿈을 막는 것 같았다.

김경묵은 “친구들 야구하는 것 보니까 마음에서 끓어오르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다. 나이가 있어서 2025년 시작할 때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주위에서 다들 내 나이가 마지노선이라고 했다”며 “KIA 오기 전에 레전드분들하고 좋은 경험도 했다. 이 나이에 육성 선수 들어오는 것도 힘들다고 들었다. 꿈에도 몰랐다. 운이 좋았다”고 올 시즌을 돌아봤다.

상상하지 못한 모습으로 시즌을 마무리하고, 새 시즌을 준비한 그는 오키나와에서 더 큰 꿈을 꾸게 됐다.

김경묵은 “야구를 내려주자는 생각으로 했다. 후회 없이 하고 안 되면 내려놓고 다른 것을 찾자는 생각을 했는데 와 보니까 정신 차리고 어떻게든 올라가자는 마음이 생겼다. 이왕 마무리캠프 온 거면 내년에도 잘해서 1군에도 올라가야 한다”며 “계속 1군 무대를 꿈꿨다. 어떻게 하면 저기에 올라갈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올라가면 어떻게 하겠다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꿈을 이루기 위한 김경묵의 무기는 컨트롤이다.

김경묵은 “많이 부족하지만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할 때는 던질 수 있는 유형이다. 내가 가진 것은 경기 운영이랑 컨트롤이다. 스피드는 욕심 안 내도 때 되면 나오는 거라고 생각한다. 컨트롤은 경기에 제일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보다 컨트롤이랑 경기 운영은 월등해야 해서 거기에 포커스를 맞췄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프로 첫 캠프를 통해 자신의 강점을 키우는 등 ‘김경묵 스타일’ 만들기에 주력했다.

김경묵은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던지는데 주무기는 체인지업이다. 어릴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승부에 들어갔는데 나의 스타일을 찾아가고 있다. 캠프에서 컨트롤을 중심으로 피칭 디자인을 해주셨다”며 “이동걸 코치님께서 분석하셨을 때 스트라이크 비율이 70%가 넘는다고 하셨다. 낮은 공만 생각했는데 직구로 볼도 던질 줄 알아야 한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컨트롤이 안 되는 것도 아니니까 일부러 볼을 던졌다가 변화구를 던져서 범타 유도하거나, 변화구를 볼로 뺐다가 직구로 삼진 잡는다든지 그런 유형을 만들어주셨다. 2군에서도 피안타율이 높아서 정재훈 코치님도 그렇게 이야기 해주셨었다. 그래서 그런 부분 신경 쓰면서 했다”며 “표정 변화 없이 우직하게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마운드 안팎에서 다른 선수의 느낌으로 재미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글·사진=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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