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운규의 ‘아리랑’ 오페라로 만난다
경산오페라단 악극 아리랑
22일 남도소리울림터 무대
전남문화재단 초청 무료 공연
22일 남도소리울림터 무대
전남문화재단 초청 무료 공연
![]() 경산오페라단의 창작 오페라 ‘Neo Opera 악극 아리랑’이 오는 22일 오후 3시와 7시 무안 남도소리울림터에서 펼쳐진다. 지난 공연 모습. <전남문화재단 제공> |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십 리도 못 가서 발병난다//청천(靑天)하늘엔 별도 많고/우리네 가슴엔 한도 많다//저기 저 산이 백두산이라지/동지 섣달에도 꽃만 핀다”(영화 ‘아리랑’ 주제가)
1926년 일제강점기, 단성사에 걸린 영화 ‘아리랑’의 주제가는 조선인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흔히 ‘경기아리랑’으로 알려진 이 노래는 나라를 잃은 시대의 슬픔과 울분을 담아 전국 곳곳에서 불렸고 오늘날까지 가장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아리랑으로 남아 있다.
이 작품을 연출한 나운규는 만주 독립군 출신으로 3·1운동에 참여하고 독립운동 단체 ‘대한국민회’에서 활동했다. 옥고를 치른 뒤 부산 조선키네마주식회사에서 배우로 일하며 영화계에 발을 들였고, 식민지 조선의 현실을 직접 다루기 위해 독립운동을 배경으로 한 영화 ‘아리랑’을 만들었다.
작품은 개봉과 동시에 식민지 조선인의 마음을 깊이 울리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주제가 ‘아리랑’ 역시 민중의 한과 설움을 달래는 노래로 널리 퍼져 시대의 상징이 됐다.
영화가 남긴 민족적 정서와 숭고한 정신을 오늘의 언어로 다시 새기는 작품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관객 앞에 선다.
경산오페라단은 무안 남도소리울림터에서 오는 22일 오후 3시와 7시 두 차례에 걸쳐 창작 오페라 ‘Neo Opera 악극 아리랑’을 선보인다. 이번 무대는 지역 예술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한 ‘2025 지역 간 우수 문화예술 프로그램 교류·협력 사업’에 선정돼 전남문화재단의 초청으로 마련됐다.
경산오페라단의 ‘Neo Opera 아리랑’은 나운규의 원작을 바탕으로 작가이자 연출가인 이현석이 7년에 걸쳐 완성한 창작 작품이다. 클래식과 국악, 풍물, 무용, 연극을 아우르는 ‘네오 오페라’ 형식으로 2012년 첫 무대에 오른 뒤 매년 광복절을 전후해 공연되며 작품의 완성도를 다져왔다. 올해 공연에는 이현석 감독이 4년 만에 다시 연출을 맡아 초연 당시의 의도와 호흡을 새롭게 정비했다.
극은 1919년 3·1운동 현장에서 출발한다. 조국의 독립을 외치던 학생 영진은 시위 진압에 나선 일본 헌병에게 붙잡혀 심한 고문을 당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뒤에도 정신을 온전히 회복하지 못한 채 지낸다. 마을의 실세였던 친일 앞잡이 오기호는 이런 영진의 상태를 이용해 가족을 압박하며 점차 영향력을 넓혀간다. 갈등은 동생 영희에게까지 번지고 오기호는 영희를 첩으로 삼겠다며 노골적인 협박을 서슴지 않는다.
단오날, 영희가 집에 홀로 남은 틈을 타 오기호가 들이닥치자 영진은 급히 달려와 대치하게 된다. 결국 격한 몸싸움 끝에 영진은 낫을 들어 오기호를 쓰러뜨리고 만다.
광기와 각성이 뒤섞인 순간 그는 오히려 제정신을 되찾은 듯한 표정을 보인다. 그러나 곧 일본 헌병대에 체포되어 마을을 떠나며 마지막 인사를 남긴다. “나는 학이 되어 독립된 조국의 하늘을 날겠다.” 밧줄에 묶인 채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마을 사람들은 아리랑을 합창한다.
작품에는 영화의 주제가인 ‘경기아리랑’을 비롯해 ‘진도아리랑’, ‘밀양아리랑’ 등 여러 지역의 아리랑 선율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시대와 장소를 넘어 이어져 온 아리랑의 흐름을 무대 위에서 한눈에 보여주며 작품의 정서를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여기에 백범 김구 선생의 ‘세 가지 소원’ 나레이션과 ‘애국가’가 더해져 당시 사람들이 품었던 독립의 열망을 환기한다.
이번 공연은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만큼 아리랑이 지닌 역사적 의미를 되새긴다. 경북 경산에서 시작돼 전남 무안으로 이어지는 이번 무대는 예술을 매개로 지역이 교류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전남문화재단 김은영 대표이사는 “이번 공연이 아리랑이 지닌 감동을 통해 우리 역사와 문화를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관람료 무료, 티켓링크 예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1926년 일제강점기, 단성사에 걸린 영화 ‘아리랑’의 주제가는 조선인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흔히 ‘경기아리랑’으로 알려진 이 노래는 나라를 잃은 시대의 슬픔과 울분을 담아 전국 곳곳에서 불렸고 오늘날까지 가장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아리랑으로 남아 있다.
작품은 개봉과 동시에 식민지 조선인의 마음을 깊이 울리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주제가 ‘아리랑’ 역시 민중의 한과 설움을 달래는 노래로 널리 퍼져 시대의 상징이 됐다.
경산오페라단은 무안 남도소리울림터에서 오는 22일 오후 3시와 7시 두 차례에 걸쳐 창작 오페라 ‘Neo Opera 악극 아리랑’을 선보인다. 이번 무대는 지역 예술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한 ‘2025 지역 간 우수 문화예술 프로그램 교류·협력 사업’에 선정돼 전남문화재단의 초청으로 마련됐다.
경산오페라단의 ‘Neo Opera 아리랑’은 나운규의 원작을 바탕으로 작가이자 연출가인 이현석이 7년에 걸쳐 완성한 창작 작품이다. 클래식과 국악, 풍물, 무용, 연극을 아우르는 ‘네오 오페라’ 형식으로 2012년 첫 무대에 오른 뒤 매년 광복절을 전후해 공연되며 작품의 완성도를 다져왔다. 올해 공연에는 이현석 감독이 4년 만에 다시 연출을 맡아 초연 당시의 의도와 호흡을 새롭게 정비했다.
극은 1919년 3·1운동 현장에서 출발한다. 조국의 독립을 외치던 학생 영진은 시위 진압에 나선 일본 헌병에게 붙잡혀 심한 고문을 당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뒤에도 정신을 온전히 회복하지 못한 채 지낸다. 마을의 실세였던 친일 앞잡이 오기호는 이런 영진의 상태를 이용해 가족을 압박하며 점차 영향력을 넓혀간다. 갈등은 동생 영희에게까지 번지고 오기호는 영희를 첩으로 삼겠다며 노골적인 협박을 서슴지 않는다.
단오날, 영희가 집에 홀로 남은 틈을 타 오기호가 들이닥치자 영진은 급히 달려와 대치하게 된다. 결국 격한 몸싸움 끝에 영진은 낫을 들어 오기호를 쓰러뜨리고 만다.
광기와 각성이 뒤섞인 순간 그는 오히려 제정신을 되찾은 듯한 표정을 보인다. 그러나 곧 일본 헌병대에 체포되어 마을을 떠나며 마지막 인사를 남긴다. “나는 학이 되어 독립된 조국의 하늘을 날겠다.” 밧줄에 묶인 채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마을 사람들은 아리랑을 합창한다.
작품에는 영화의 주제가인 ‘경기아리랑’을 비롯해 ‘진도아리랑’, ‘밀양아리랑’ 등 여러 지역의 아리랑 선율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시대와 장소를 넘어 이어져 온 아리랑의 흐름을 무대 위에서 한눈에 보여주며 작품의 정서를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여기에 백범 김구 선생의 ‘세 가지 소원’ 나레이션과 ‘애국가’가 더해져 당시 사람들이 품었던 독립의 열망을 환기한다.
이번 공연은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만큼 아리랑이 지닌 역사적 의미를 되새긴다. 경북 경산에서 시작돼 전남 무안으로 이어지는 이번 무대는 예술을 매개로 지역이 교류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전남문화재단 김은영 대표이사는 “이번 공연이 아리랑이 지닌 감동을 통해 우리 역사와 문화를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관람료 무료, 티켓링크 예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