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오키나와캠프를 가다] 달라진 좌완 장민기, KIA 불펜 핵심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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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오키나와캠프를 가다] 달라진 좌완 장민기, KIA 불펜 핵심 노린다
2021년 2차 2라운드 기대주
데뷔 시즌 ERA 3.47 ‘눈도장’
군복무 후 1군 무대 복귀 못해
“다시 시작…제구 숙제 푼다”
2025년 11월 11일(화) 20:32
KIA 타이거즈의 좌완 장민기가 11일 일본 오키나와 킨구장 불펜에서 피칭을 하고 있다.
비 내리는 오키나와 킨구장 불펜에 탄성이 이어졌다.

KIA 타이거즈 마무리캠프가 꾸려진 일본 오키나와에는 11일 내내 비가 이어졌다. 예정됐던 실외 훈련이 진행되지 못하면서 야수들은 실내에서 수비, 타격 훈련을 하고 오후 웨이트 일정을 소화했다. 투수들도 오후 웨이트로 일정을 변경해 훈련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빗속에서도 불펜피칭은 계속됐다 .

이날은 장민기, 김경묵, 김정엽, 양수호, 김양수가 불펜에서 ‘직구, 변화구 스트라이크 교차 투구 10세트’를 미션으로 해 공을 던졌다.

KIA 마운드의 새 얼굴이 되기 위해 어필에 나선 투수들, 지켜보는 이들의 입에서는 감탄사가 연이어 나왔다. 좌완 장민기도 사람들의 감탄사를 부른 선수였다.

피칭이 끝난 뒤 이동걸 투수 코치는 “더 할 말이 없다. 오늘 이 느낌 이어가라”며 장민기의 피칭에 박수를 보냈다.

장민기도 “오늘 내 피칭은 80점이다. 마음에 안 드는 부분도 있었지만 좋은 것만 생각하고 싶어서다. 포크볼이 뜨는 게 많이 없어졌다. 바닥에 꽂히는 공이 있었지만 스트라이크 존에서 떨어지는 것이니까 타자 승부할 때 좋은 공이라고 생각한다”며 “조금 더 (변화구) 각이 있고, 조금 더 구석에 던질 수 있으면 좋겠지만 욕심이다. 아직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에서 계속 피칭하면서 만들어가야 하는 부분이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마산 용마고 출신의 장민기는 KIA가 2021년 2차 2라운드 선수로 영입한 기대주였다. 그는 프로 첫해 21경기에 나와 23.1이닝을 소화하며 3.47의 평균자책점을 찍기도 했다.

프로 두 번째 시즌 상무로 떠나 일찍 군복무도 마쳤지만 부상과 제구 난조로 2021시즌 이후 다시 1군 마운드를 밟지 못했다.

이번 마무리캠프에서 장민기는 “모든 게 달라졌다”는 평가 속에 자신의 이름을 다시 알리고 있다. 장민기는 원점에서 야구를 다시 접하고, 배우고 있다.

장민기는 “업다운이 심한 편인데 그걸 없애려고 하고 있다. 칭찬을 들어도, 기분이 안 좋고 못 던졌을 때도 최대한 티를 안 내고 중간을 유지하려고 한다”며 “얼마 전에 모여서 친구의 단점을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너무 자기 것을 고집한다. 조금 내려놓는 것은 어떨까’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도 인정한다. 남들이 안 가고 싶어 하는 곳을 가고 싶어하고, 내 길이 아니다 싶으면 쳐다도 안 보는데 그런 것들을 포용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생각을 바꾸고 시야를 넓힌 그에게는 ‘터닝포인트’도 생겼다. 새로 합류한 다카하시 켄 코치가 그에게는 새로운 자극제다.

장민기는 “일본에 관심이 많아서 두 달 전부터 일본어를 배우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일본인 코치님이 오셨다”며 “일본 야구 문화, 운동하는 법 등을 알고 싶어서 많이 질문하고 있다. 코치님 옆에 계속 붙어있으려고 한다. 많이 배워서 머리가 터질 것 같은데 재미있다”고 웃었다.

또 “내가 몰랐던 것들 어렸을 때 배웠는데 잊고 있었거나,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을 다시 새겨주시기도 한다. 미국, 일본 야구도 알려주시고 방법도 설명해 주신다. ‘어떤 선수가 있으니 찾아봐라, 거기서 뺏어올 수 있는 것은 뺏어보자’라고 하신다. 모르던 일본 선수들을 많이 알게 됐다.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고 배움을 이야기했다.

야구 배우는 재미에 푹 빠진 장민기는 이번 캠프에서 ‘제구’라는 숙제를 풀겠다는 각오다.

장민기는 “1년 차 때부터 제구가 발목을 잡았다. 조금이라도 제구를 더 낫게 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며 “신인 때 제구 잡으려고 스피드를 줄였는데 군대에서 136㎞인가 나왔다. 그런데 제구도 똑같이 안 됐다. 눈 감고 공이나 많이 던지자는 생각으로 했더니 스피드는 돌아왔다. 실패를 많이 해봤으니까 내가 아는 모든 것을 동원하겠다. 코치님, 동기, 선후배 이야기도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 KIA는 좌완 곽도규와 최지민의 부상과 부진으로 불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내년 시즌에도 좌완 불펜은 KIA의 고민이다. 그만큼 장민기에게는 넓은 문이 열렸다. 장민기는 손에 익은 포크와 안정된 제구로 기회를 잡겠다는 각오다.

장민기는 “잘해서 기회를 잡아야 한다. 군대 가기 전에도 도망칠 곳이 없다고 했는데, 이제는 군대도 다녀와서 진짜 도망칠 곳이 없다. 어디에서든 잘 막는 투수가 되고 싶다”며 “21년에 마운드에 오르면 ‘아 장민기야’라고 실망들 하셨다. 잘 해서 다시는 그런 소리 듣지 않도록 하겠다. 잘해서 1군에 붙어있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키나와 글·사진=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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