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파크 추진 소태동 매립장, 침출수 처리시설 없앤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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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파크 추진 소태동 매립장, 침출수 처리시설 없앤다니
광주 동구, 매립장 복토 후 수소도시 연계 친환경 복합공간 추진
‘30년 사후관리’ 대상인데 수개월 검사만 하고 섣부른 철거 결정
2025년 11월 04일(화) 20:40
광주시 동구가 소태동 위생매립장 부지를 친환경 테마파크로 재조성하는 과정에서 기존 침출수 처리시설을 철거하기로 해 논란이다.

해당 부지에서 지금도 하루 300~400여t의 침출수가 배출되고 있고 앞으로 30년은 더 사후 관리가 필요한 부지인데도, 당장 지난 4개월동안 수질 검사 결과가 괜찮았다는 이유만으로 철거를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동구가 장기간 환경 변화에 대한 고려없이 섣불리 철거를 결정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동구는 내년 1월부터 소태동 위생매립장 내 침출수 처리시설을 철거할 방침이라고 4일 밝혔다.

동구가 ‘동구 수소도시 사업’을 추진하면서 소태동 위생매립장 부지에 ‘친환경 가족중심 테마파크’를 설치하기로 한 데 따른 조치다.

소태동 위생매립장은 지난 2000년 1월 2일부터 2011년 9월 30일까지 운영됐으며, 총 105만 6905㎥의 생활폐기물이 매립돼 있다. 부지 면적은 7만2035㎡(2만1790평)다.

매립장에서는 지난 10월을 기준으로 하루 300~400t가량의 침출수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구는 매립장에 있던 기존 침출수 처리시설은 철거하고, 처리를 거치지 않은 침출수 원수를 하수관로에 직관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변경하겠다는 입장이다.

동구는 지난 7월부터 매월 2회씩 침출수 수질을 검사한 결과, 수질이 법적 기준을 모두 통과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동구 관계자는 “매립이 종료된 지 14년이 지난 만큼 환경오염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다. 7월부터 매달 침출수 원수를 채취해 29개 항목에 대해 수질 검사를 하고 있으며, 모두 법적 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나왔다”며 “환경공단과 시 자원순환과에 사전 협의한 결과 ‘직관 배출이 가능하다’는 구두 의견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환경전문가들은 보다 장기적인 환경안전 검토가 필요하다며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매립장 부지가 계곡형 지형으로 빗물 유입이 많은 만큼, 계절별 변화를 최소 1년 이상 관찰한 뒤 철거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 지적이다. 매립된 쓰레기가 분해 과정을 거치면서 장기적으로 지반침하, 오염수 확산 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곳 매립장은 지난 2011년 이후 폐기물을 반입하지 않고 있을 뿐, 사용 종료 신청(폐쇄 신고)이 접수된 적 없어 법적으로는 여전히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폐기물관리법상 매립장은 폐쇄 신고가 수리된 다음 날부터 30년간 사후관리 대상이 되는데, 동구가 내년 중 폐쇄신고를 하더라도 오는 2056년까지는 침출수 등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없는지 사후관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인화 조선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는 “매립된 쓰레기는 여전히 분해 과정에 있다. 복토 이후에도 지반침하가 이어질 수 있으며, 침출수 성분뿐 아니라 우기 때 침수량, 지반 안정성 등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며 “침출수 처리시설은 한 번 철거하면 다시 설치하기 어렵기 때문에 충분한 논의와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동구는 매립장 부지에 총 850억 원(국비 210억 원, 시비 126억 원, 구비 114억 원, 민자 400억 원)을 투입해 흙을 덮고 나무를 심어 공원화한 뒤, 에너지홍보관, 에너지놀이터, 스마트팜, 수소연료전지발전소 등을 설치할 방침이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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