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도 핫플] 살랑살랑 은빛 가을…철길따라 ‘낭만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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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 핫플] 살랑살랑 은빛 가을…철길따라 ‘낭만 질주’
김해 ‘낙동강레일파크’
2016년 개관…국내 유일 철도 테마파크
총 3㎞ 레일바이크, 철교 위 풍광 한눈에
열차 카페·와인 동굴·철교 전망대 핫플로
누적 방문 230만 명…외국인 관광객 급증
2027년 TPO 총회 유치 국제관광도시 도약
2025년 10월 22일(수) 20:05
낙동강레일파크는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갖춘 국내 유일 철도 테마파크다. <김해시 제공>
지금, 가장 주목받는 여행지는 어디일까. 감각적인 포토존과 다채로운 체험,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콘텐츠는 물론, 지역 고유의 특산물까지 아우른다면 그곳은 단순한 여행지를 넘어선다. 여기에 세계가 주목하는 국제회의 개최지라는 상징성까지 더해진다면, 주저할 이유는 없다. 지금, 김해가 그 무대 위에 섰다.



◇김해, 2027년 TPO 총회 유치로 국제관광도시 본격 시동

김해시가 국제관광도시로 도약할 전환점을 맞았다. 아시아·태평양 주요 도시들이 참여하는 글로벌도시관광진흥기구(TPO) 제13차 총회 유치에 성공하면서다. 오는 2027년 열리는 이 국제회의는 김해에서 처음 열리는 글로벌 회의로, 도시 외교는 물론 관광 경쟁력 강화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지난 9월 5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린 TPO 제12차 총회에서 김해시는 차기 개최지로 확정됐다. 김해공항과 대형 크루즈 정박이 가능한 부산항이 인접한 지리적 강점, 가야 유적지와 국립박물관 등 풍부한 역사문화 자원, 국내 최대 다문화 도시라는 도시 정체성을 전략적으로 내세워 압도적 지지를 얻었다. 단순한 행사 유치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관광 거점 도시로서의 잠재력을 인정받은 결과다.

TPO는 2002년 부산시가 주도해 창설된 국제 관광기구로, 19개국 187개 도시와 관광 기관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각국 도시 간 교류와 관광산업 협력을 통해 상생 발전을 추구하는 플랫폼으로, 총회는 격년마다 열려 회원 도시 간 관광정책 발표와 비즈니스 상담, 문화 교류 등의 기회를 제공한다.

와인동굴
김해시는 TPO 총회 유치를 계기로 ‘관광특구’ 지정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관광특구는 외국인 관광객 연 10만명 이상 유치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 신청 가능하다. 시는 현재 7만~8만명 수준인 외국인 관광객 수를 총회 개최 이전까지 2배 이상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관광특구로 지정되면 조세 감면, 규제 완화, 시설 개선 등 실질적인 지원이 가능해진다.

특히 이번 유치는 단기적인 관광 붐을 넘어 관광산업 전반의 체질 개선과 도시브랜드 재정립의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는 총회에 맞춰 문화관광 인프라를 확충하고, 글로벌 관점에서 통역·결제·숙박 등 관광객 편의 인프라를 전면 정비할 예정이다.

열차카페
◇낙동강레일파크, 체험형 관광의 새 모델

김해 관광의 성장세 중심에는 ‘낙동강레일파크’가 있다. 2016년 생림면 마사리에 문을 연 이곳은 낙동강을 따라 철길을 달리는 레일바이크와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갖춘 국내 유일의 철도 테마파크다. 조성 초기엔 지역민 중심 관광지였지만, 독특한 콘셉트와 입소문을 통해 이제는 전국구 핫플레이스로 부상했다.

현재까지 누적 방문객은 230만명을 넘겼으며, 외국인 방문객만도 25만명에 이른다. 관광객의 대부분은 대만, 홍콩,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권이며, 최근에는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동남아 신흥 시장에서도 관광객 유입이 뚜렷하다. 시는 이들을 대상으로 SNS 홍보, 인플루언서 마케팅 등 온라인 기반 맞춤형 마케팅을 강화 중이다.

레일바이크는 총 3㎞ 구간으로, 편도 15분가량 강 위를 달린다. 전동과 수동 두 가지 방식으로 운영돼 누구나 부담 없이 이용 가능하며, 철교 위를 지나는 구간에서는 낙동강과 그 주변 산세가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일몰 시간대에는 ‘왕의 노을’로 불리는 장관이 펼쳐져 사진 촬영 명소로도 인기가 높다.

철도 위에서 즐기는 열차 카페, 산딸기 와인을 테마로 한 와인동굴, 석양을 감상할 수 있는 철교 전망대는 체류 시간을 늘리고 재방문을 유도하는 요소다. 관광객이 단순 소비자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역 농산물과 연계된 특산품 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와인동굴, 미디어아트로 감성 명소 부상

‘와인동굴’은 최근 가장 주목받는 관광 콘텐츠로 부상했다. 기존에는 산딸기 와인 위주의 전시와 판매가 주를 이뤘지만, 올해 대대적인 리뉴얼을 통해 ‘감성 체험형 관광’으로 재탄생했다. 단순한 관광지에서 벗어나 미디어아트, 스토리텔링, 지역 정체성을 결합한 복합문화공간으로의 변모다.

동굴 내부는 ‘돌무더기 정령’이라는 스토리텔링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폐쇄됐던 생림터널의 과거를 재조명하는 콘텐츠는 자연의 4요소인 빛, 소리, 바람, 매화를 활용해 감각적으로 풀어냈다. 터널의 시간성과 감성을 시각화한 콘텐츠는 방문객의 오감을 자극하며 깊은 인상을 남긴다.

낙동강레일바이크 철교
특히 최근 오픈한 ‘디케이브’ 구간은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에 공개되지 않았던 200m 구간에 인터랙티브 영상미디어, 반응형 콘텐츠, 감성 포토존 등을 추가해 젊은층과 가족단위 관광객을 동시에 사로잡고 있다. SNS 게시물은 자연스럽게 홍보로 이어지며 관광객 유입을 확장시키는 자산이 되고 있다.

‘플레이 피아노’는 와인동굴의 시그니처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동굴 안에 설치된 오픈형 피아노는 누구나 연주 가능하며, 촬영을 원하는 관람객들이 줄을 설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인생샷’ 명소로 떠오른 이 공간은 동굴이라는 폐쇄적 환경과 음악의 개방성을 절묘하게 결합한 사례로 꼽힌다.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돌정령의 놀이터’는 놀이와 학습을 접목한 공간으로, 단순한 견학에서 벗어나 가족 모두가 만족하는 콘텐츠 구성에 방점을 찍는다. 특히 교육적 요소를 더한 체험형 관광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학부모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김해시는 이번 관광 인프라 고도화를 통해 연중 관광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와인동굴은 연중 섭씨 16~18도를 유지해 날씨 영향이 적으며, 우천 시에도 관광이 가능한 점에서 사계절 관광지로서의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다.

김해는 더 이상 ‘옛 가야의 도시’에 머물지 않는다. 역사, 자연, 콘텐츠, 기술이 어우러진 체험형 관광지로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가을, 감성과 추억을 동시에 품을 수 있는 김해 낙동강레일파크로의 여행은 특별한 선택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여정의 끝에서, 새로운 김해의 얼굴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경남신문=이종훈 기자 leej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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