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재발견] 낡은 창고 문화옷 입혔더니… ‘핫플’로 반전 드라마
<4> 광양예술창고
옛 광양역사 내 270평 물류창고 2곳 2019년 문화재생
도립미술관 연계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리모델링
천장 높이의 빼곡한 서가·푸드트럭 연상되는 카페
영상실·전시장 ‘미디어 A동’ 등 문화놀이터 재탄생
인근 인서리공원과 시너지…‘꼭 가야할 명소’ 북적
옛 광양역사 내 270평 물류창고 2곳 2019년 문화재생
도립미술관 연계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리모델링
천장 높이의 빼곡한 서가·푸드트럭 연상되는 카페
영상실·전시장 ‘미디어 A동’ 등 문화놀이터 재탄생
인근 인서리공원과 시너지…‘꼭 가야할 명소’ 북적
![]() 광양예술창고 소교동B의 한켠에 꾸며진 문화쉼터. |
옛 광양역사에 들어선 전남도립미술관 앞에 가면 특별한 공간이 눈에 띈다. 화이트로 마감된 두 개의 건물은 미술관 못지 않는 존재감을 뽐낸다. 지난 2021년 전남도립미술관과 함께 문을 연 광양예술창고(광양시 광양읍 인서리 251-4)이다. 올해로 개관 4주년을 맞은 신생 공간이지만 전국적인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전남도립미술관(이하 도립미술관)을 방문한 적은 여러번 있지만 광양예술창고를 꼼꼼히 둘러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개관이후 굵직한 기획전들을 개최해온 도립미술관을 관람하는 데만 한나절이 걸려 그냥 지나친 탓이다. 하지만 최근 인서리 공원과 도립미술관, 예술창고를 코스로 묶은 도심관광투어가 인기를 끌면서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
예술창고는 이름 그대로 예술을 품고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건물은 창고와 달리 길다란 기차를 연상케 하는 두개의 건물로 이어져 있다. 지난 1970년대 지어진 총 270평에 이르는 건물은 세월 만큼이나 매력적이다. 순백의 캔버스에 개성 넘치는 디자인으로 마감된 듯한 외관은 꿈을 실어나르는 기차가 부활한 듯 하다.
그도 그럴것이 예술창고는 지난 1967년 광양역이 들어설 당시 물류창고로 쓰였던 건물이었지만 지난 2011년 경전선 복선 전철화 사업으로 광양역이 이전하면서 폐쇄됐다. 이후 8년간 햇볕을 보지 못하다 지난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의 폐산업 시설 문화재생사업으로 선정돼 도립미술관과 연계한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부활했다.
도립미술관 주차장에서 발걸음을 옮기면 ‘소교동 B’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소통교류동행’의 앞 글자에서 이름을 따온 이 곳은 건물 전체가 하나의 갤러리를 떠올리게 한다. 출입구로 이어지는 건물 밖에 아티스트의 감성이 느껴지는 다양한 조형물들이 자리하고 있어서다.
특히 높은 층고와 천장 높이의 서가가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한다. 폐창고의 역사를 보존하기 위해 건물 내부의 천장을 마감하지 않고 목재 트러스 구조를 그대로 유지한 덕분이다. 공간의 중심은 ‘소통·교류·동행’을 콘셉트로 내건 문화쉼터가 꾸며져 있다. 푸드트럭을 떠올리게 하는 카페가 실내에 설치돼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시민들과 방문객들은 이 곳에서 자유롭게 차를 즐기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또한 문화쉼터의 한켠에는 바닥부터 천장까지 수많은 책들로 빼곡한 서가와 소규모 공연을 펼칠 수 있는 간이 무대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특히 어린이들의 희망을 담은 소교동 창작소에는 동화작가 전이수와 협업해 만든 동화책과 그림이 전시돼 흥미롭다. 전이수는 현재 18살로 9살 때 영재발굴단에 출연해 유명해진 작가다.
소교동 B를 지나면 미디어 영상실과 전시장으로 꾸며진 미디어A(304㎡)동이 나온다. 예술창고의 메인공간으로 영상실에는 10대의 빔프로젝트와 4면의 길이가 56m에 이르는 미디어 캔버스가 설치돼 있다. 미디어 A동의 하이라이트는 영상실의 콘텐츠다. 방문객들이 가장 보고 싶어하는 공간이기도 한 이 곳에서는 ‘광양의 현재와 미래’를 테마로 높이 4m, 가로 56m에 달하는 13분 길이의 영상을 상설 상영한다.
또한 미디어 아티스트 방우송의 ‘미디어아트 페스티벌’(50분), 전이수 동화작가의 작품과 광양 어리인들의 그림을 콜라보한 ‘아이들의 눈으로 본 광양의 현재·미래 모습’, ‘매화나무와 휘파람새’(5분) 등이 이어진다. 특히 어린이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인터렉티브 ‘광양의 보물 매실찾기’(5분), ‘매직스프레이’(10분) 등도 상영한다.
광양예술창고 정해인 코디네이터는 “개관 초기에는 도립미술관을 찾는 방문객들이 많았지만 문화쉼터와 미디어 영상실의 콘텐츠가 소문이 나면서 관광객들이 일부러 들를 만큼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면서 “시민들의 취미생활을 위한 ‘나도 예술가’, 북 콘서트, 토요 콘서트 등 남녀 노소 누구가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통해 문화 놀이터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예술창고가 인기를 끌면서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곳이 있다. 자동차로 2~3분 거리에 자리한 ‘인서리 공원’이다. 광양시와 (주)아트앤라이프가 함께 추진한 도시재생 프로젝트다. 원도심 인서마을의 오래된 양곡창고와 한옥 14채를 전시공간(반창고·동네미술관·갑빠오의 집), 카페(Aat), 한옥스테이(다경당·홰경당·예린의 집), 아트숍, 판화체험관 등 복합 문화공간으로 리노베이션해 2022년 12월 문을 열었다.
인서리 공원은 ‘인서리01’(인서리공원)을 한글로 표기한 명칭으로, 광양시 지명인 인서리와 아름다운 공간을 추구하는 ‘01(공원)’을 나타낸다. 읽고, 최고의 공간, 사람이 쉴 수 있는 공원처럼 따뜻하고 여유가 있는 공간을 뜻을 담고 있다.
‘인서리 공원’(광양읍 남문길 65)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예술전시공간 ‘반창고’와 아트숍·프린트 스튜디오 ‘아트앤에디션’이 방문객을 맞는다. 지난 8월에는 옛 양곡창고를 개조한 갤러리 ‘반창고’에서 ‘히든 캐치(Hidden Catch, 꼭꼭 숨어라, 민화 보일라’(8월1~31일)가 열려 화제를 모았다. 작품 속 숨은 그림을 찾는 전시는 김미경, 박기량, 한은경, 이유정, 송정은 작가가 참여해 독특한 체험을 선사했다.
반창고를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면 인서리 공원의 중심인 카페 ‘Aat’가 자태를 드러낸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한옥을 리모델링한 곳으로 포토존으로도 인기가 높다. 통유리로 외벽을 마감해 창가자리 좌탁에 앉아 바깥을 바라보는 풍광이 한폭의 수묵화다. 특히 커피나 음료, 디저트, 주류, 푸드 마켓이 한 공간에 있는 ‘one-stop-shop’ 형태다. 너른 마당을 두고 마주보고 있는 별채는 책을 볼 수 있는 북 카페 겸 라이브러리로 활용된다. 빈 차고를 멀티 예술 공간으로 변모시킨 ‘그림닷컴’옆 카페 진입로는 대나무와 한옥이 어우러져 독특한 풍경을 연출한다. 지난 3월 인서리 공원의 장소성에 주목해 전남도 마이스 산업 유니크 베뉴로 선정되기도 했다.
/광양=글·사진 박진현 문화선임기자 jhpark@kwangju.co.kr
예술창고는 이름 그대로 예술을 품고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건물은 창고와 달리 길다란 기차를 연상케 하는 두개의 건물로 이어져 있다. 지난 1970년대 지어진 총 270평에 이르는 건물은 세월 만큼이나 매력적이다. 순백의 캔버스에 개성 넘치는 디자인으로 마감된 듯한 외관은 꿈을 실어나르는 기차가 부활한 듯 하다.
도립미술관 주차장에서 발걸음을 옮기면 ‘소교동 B’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소통교류동행’의 앞 글자에서 이름을 따온 이 곳은 건물 전체가 하나의 갤러리를 떠올리게 한다. 출입구로 이어지는 건물 밖에 아티스트의 감성이 느껴지는 다양한 조형물들이 자리하고 있어서다.
카페 입구. |
또한 문화쉼터의 한켠에는 바닥부터 천장까지 수많은 책들로 빼곡한 서가와 소규모 공연을 펼칠 수 있는 간이 무대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특히 어린이들의 희망을 담은 소교동 창작소에는 동화작가 전이수와 협업해 만든 동화책과 그림이 전시돼 흥미롭다. 전이수는 현재 18살로 9살 때 영재발굴단에 출연해 유명해진 작가다.
소교동 B를 지나면 미디어 영상실과 전시장으로 꾸며진 미디어A(304㎡)동이 나온다. 예술창고의 메인공간으로 영상실에는 10대의 빔프로젝트와 4면의 길이가 56m에 이르는 미디어 캔버스가 설치돼 있다. 미디어 A동의 하이라이트는 영상실의 콘텐츠다. 방문객들이 가장 보고 싶어하는 공간이기도 한 이 곳에서는 ‘광양의 현재와 미래’를 테마로 높이 4m, 가로 56m에 달하는 13분 길이의 영상을 상설 상영한다.
![]() 광양예술창고의 미디어A동에서는 전이수 동화작가의 작품이 미디어아트로 상영된다. |
광양예술창고 정해인 코디네이터는 “개관 초기에는 도립미술관을 찾는 방문객들이 많았지만 문화쉼터와 미디어 영상실의 콘텐츠가 소문이 나면서 관광객들이 일부러 들를 만큼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면서 “시민들의 취미생활을 위한 ‘나도 예술가’, 북 콘서트, 토요 콘서트 등 남녀 노소 누구가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통해 문화 놀이터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 옛 광양역사 창고를 리모델링한 광양예술창고 전경. |
인서리 공원은 ‘인서리01’(인서리공원)을 한글로 표기한 명칭으로, 광양시 지명인 인서리와 아름다운 공간을 추구하는 ‘01(공원)’을 나타낸다. 읽고, 최고의 공간, 사람이 쉴 수 있는 공원처럼 따뜻하고 여유가 있는 공간을 뜻을 담고 있다.
인서리공원 내 고풍스런 분위기의 카페 ‘Aat’의 내부 모습. |
반창고를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면 인서리 공원의 중심인 카페 ‘Aat’가 자태를 드러낸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한옥을 리모델링한 곳으로 포토존으로도 인기가 높다. 통유리로 외벽을 마감해 창가자리 좌탁에 앉아 바깥을 바라보는 풍광이 한폭의 수묵화다. 특히 커피나 음료, 디저트, 주류, 푸드 마켓이 한 공간에 있는 ‘one-stop-shop’ 형태다. 너른 마당을 두고 마주보고 있는 별채는 책을 볼 수 있는 북 카페 겸 라이브러리로 활용된다. 빈 차고를 멀티 예술 공간으로 변모시킨 ‘그림닷컴’옆 카페 진입로는 대나무와 한옥이 어우러져 독특한 풍경을 연출한다. 지난 3월 인서리 공원의 장소성에 주목해 전남도 마이스 산업 유니크 베뉴로 선정되기도 했다.
/광양=글·사진 박진현 문화선임기자 jh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