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삶과 투쟁, 도쿄 무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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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삶과 투쟁, 도쿄 무대 위로
일본 도쿄 닛포리 써니홀서 오는 9일 ‘봉선화Ⅳ’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이야기 담은 연극…일본 시민 제작·출연
2025년 08월 06일(수) 19:20
광주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지난해 펼쳐진 ‘봉선화Ⅲ’ 공연의 한 장면.<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제공>
일본 도쿄에서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의 실상을 고발하는 연극이 펼쳐진다.

연극 ‘봉선화Ⅳ’가 일본 도쿄 닛포리 써니홀에서 오는 9일 오전 11시와 오후 3시 두 차례에 걸쳐 공연된다.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 항공기 제작소를 배경으로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의 삶과 투쟁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나고야 미쓰비시·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나고야소송지원회)’과 ‘아이치·현민의 손에 의한 평화를 바라는 연극모임’이 공동 주최한다. 일본 시민사회가 자국의 전후 책임을 되짚고 피해자들과 연대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봉선화’ 시리즈는 일본 시민들이 직접 제작하고 출연한 시민연극이다. 1999년 3월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계기로 근로정신대 문제를 일본 사회에 알리고자 기획됐다. 2003년 첫 공연을 시작으로 꾸준히 공연을 펼쳐왔으며, 지난해 2월에는 광주 남구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국내 첫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번 작품은 피해자의 시선으로 당시의 삶을 그려낸다. 미쓰비시 공장에서의 가혹한 노동, 지진과 공습에 의한 공포, 위안부로 잘못 알려져 겪은 심적 고통, 그리고 인권 회복을 향한 지난한 여정을 입체적으로 담았다. 특히 2018년 한국 대법원의 판결이후에도 사과와 배상을 거부하는 미쓰비시와 일본 정부를 비판하고, 이에 맞서 연대해온 일본 시민들의 모습도 조명한다. 무대에는 학생, 직장인, 퇴직자 등 시민 배우 30여 명이 참여하며, 가족 단위 출연진도 포함돼 공연에 진정성을 더한다.

공연 관계자는 “22년간 이어져 온 봉선화 공연이 여러 현실적 여건 속에서 이번 도쿄 무대를 마지막으로 연극으로서의 여정을 마무리하게 됐다”며 “마지막 무대가 더욱 깊은 울림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나고야소송지원회 등 일본 시민단체는 지난 1월부터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 본사가 위치한 도쿄 지요다구 마루노우치 일대에서 사죄와 배상 이행을 촉구하는 ‘마루노우치 선전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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