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 경계 최적’ 비금도, 서남해 요충지
전파경계기 진지·막사·벙커 대부분 소실
![]() 자은도 동굴 벙커 내부. |
신안 비금도와 자은도에는 일본군이 설치했던 통신시설인 전파경계기 진지와 벙커로 이용하기 위한 동굴 등 전쟁 유적이 있었지만, 대부분 관리받지 못하고 방치돼 소실된 상태다.
신안군 비금면 내월리에는 전파경계기 진지 2개가 있었지만 모두 소실됐다. 생활관 터, 포대 터, 발전소 터도 모두 소실됐다.
전파경계기는 암반 구조의 S-C2-R 유형의 진지로 1944년 11월 신안군 비금면 내월리 산115번지 일대에 을형(요지용)으로 설치됐다. 산 정상부 후사면을 절개해 시설을 조성했고, 절개부에서 나온 암석을 활용, 돌담을 쌓은 것으로 추정된다. 산 정상부 바로 아래 마을 방향 경사면을 절개해 진지를 설치해 바다로부터 내습한 연합군 항공기로부터 경계기 진지를 은폐하려는 의도로 보여진다.
일본군의 전파경계기는 오늘날의 레이더와 같은 대공경계장비로 갑형과 을형으로 구분된다.
갑형은 도플러 방식으로 특정한 2개소에서 전파를 송수신하며 그 사이 어떤 지점을 항공기가 통과하면 신호가 울리도록 제작된 초보적인 단계의 레이더다.
을형은 현재의 레이더와 같은 펄스 방식으로 작동하는 진보된 형태로 차량탑재형인 이동용과 건물에 설치하는 요지용으로 구분된다.
비금도는 서남해안을 경계하기에 중요한 위치였기 때문에 요지용 경계기를 설치한 것으로 추측된다. 당시 한반도에는 요지용 전파경계기를 6곳에 설치해 군산 1곳, 목포 1곳, 비금도 1곳 등에 배치했다. 중국·마리아나 지역에서 출격, 만주~조선~일본을 오가는 수송선단을 공격하거나 한반도를 공습할 미군 항공기를 탐지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파경계기 진지 2개 중 1개는 전파경계기 본체를, 나머지 1개는 운용요원의 막사로 사용됐다고 알려진다. 인공적으로 조성된 콘크리트제 기저부가 있고 첫번째 진지보다 규모가 큰 것으로 보아 기저부에 안테나를 설치하고 돌담 안쪽에 경계기 본체를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 이 출입구는 V자 형태로 정상부를 절개해 건설한 것으로 추측된다.
용도를 알 수 없는 동굴들도 있다. 해안 방어용으로 추정되는 이들 동굴들은 산 중턱 해안을 바라보고 있어 전방 시야를 확보하기에 쉽게 설계됐으며, 일부 동굴은 ‘ㄷ’자 형태로 만들어져 벙커 진지와 내부에서 연결돼 있기도 하다. 다만 동굴에는 현재 수풀이 우거지는 등 방치돼 있어 사람이 접근하기 어렵다.
자은도에서는 암반 동굴과 철근콘크리트조 진지가 있었다.
자은도에서 볼 수 있는 암반 동굴 2개 중 하나는 불량, 하나는 소실됐다. 철근콘크리트조의 진지 3곳이 있다.
자은면 한운리 산175에는 1941~1945년 건립된 동굴이 있는데, 해안 방어용으로 추정되는 동굴은 현재 수풀이 우거져 안내 없이는 흔적을 찾기 어렵다.
자은면 한운리 산 165-8에는 철근콘크리트조 벙커가 해안을 향해 있다. 안팎이 붕괴돼 진입은 불가능하며 총구 방향으로 보면 능선 안쪽을 방어하는 진지로 추정된다.
신안 옥도에는 주둔지와 우물터가 있었지만 모두 소실됐다. 마을 주민에 따르면 일본군이 주둔했던 주둔지가 존재하고 일본군이 직접 사용한 우물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신안군 비금면 내월리에는 전파경계기 진지 2개가 있었지만 모두 소실됐다. 생활관 터, 포대 터, 발전소 터도 모두 소실됐다.
일본군의 전파경계기는 오늘날의 레이더와 같은 대공경계장비로 갑형과 을형으로 구분된다.
갑형은 도플러 방식으로 특정한 2개소에서 전파를 송수신하며 그 사이 어떤 지점을 항공기가 통과하면 신호가 울리도록 제작된 초보적인 단계의 레이더다.
비금도는 서남해안을 경계하기에 중요한 위치였기 때문에 요지용 경계기를 설치한 것으로 추측된다. 당시 한반도에는 요지용 전파경계기를 6곳에 설치해 군산 1곳, 목포 1곳, 비금도 1곳 등에 배치했다. 중국·마리아나 지역에서 출격, 만주~조선~일본을 오가는 수송선단을 공격하거나 한반도를 공습할 미군 항공기를 탐지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파경계기 진지 2개 중 1개는 전파경계기 본체를, 나머지 1개는 운용요원의 막사로 사용됐다고 알려진다. 인공적으로 조성된 콘크리트제 기저부가 있고 첫번째 진지보다 규모가 큰 것으로 보아 기저부에 안테나를 설치하고 돌담 안쪽에 경계기 본체를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 이 출입구는 V자 형태로 정상부를 절개해 건설한 것으로 추측된다.
용도를 알 수 없는 동굴들도 있다. 해안 방어용으로 추정되는 이들 동굴들은 산 중턱 해안을 바라보고 있어 전방 시야를 확보하기에 쉽게 설계됐으며, 일부 동굴은 ‘ㄷ’자 형태로 만들어져 벙커 진지와 내부에서 연결돼 있기도 하다. 다만 동굴에는 현재 수풀이 우거지는 등 방치돼 있어 사람이 접근하기 어렵다.
자은도에서는 암반 동굴과 철근콘크리트조 진지가 있었다.
자은도에서 볼 수 있는 암반 동굴 2개 중 하나는 불량, 하나는 소실됐다. 철근콘크리트조의 진지 3곳이 있다.
자은면 한운리 산175에는 1941~1945년 건립된 동굴이 있는데, 해안 방어용으로 추정되는 동굴은 현재 수풀이 우거져 안내 없이는 흔적을 찾기 어렵다.
자은면 한운리 산 165-8에는 철근콘크리트조 벙커가 해안을 향해 있다. 안팎이 붕괴돼 진입은 불가능하며 총구 방향으로 보면 능선 안쪽을 방어하는 진지로 추정된다.
신안 옥도에는 주둔지와 우물터가 있었지만 모두 소실됐다. 마을 주민에 따르면 일본군이 주둔했던 주둔지가 존재하고 일본군이 직접 사용한 우물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