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현장 첫 방문 ‘눈물의 제사’…유족들 ‘통곡의 새해’
무안공항서 새해 맞은 유족들
떡국·과일 등 올리고 간소한 제사
“우리 아들·내 착한 동생” 오열만
울어도 울어도 또 눈물 쏟아져
희생자 179명 전원 신원 확인
떡국·과일 등 올리고 간소한 제사
“우리 아들·내 착한 동생” 오열만
울어도 울어도 또 눈물 쏟아져
희생자 179명 전원 신원 확인
![]() 1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이 사고 현장을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족은 무안국제공항에서 뜬 눈으로 지새며 2025년 새해를 맞아야 했다.
1일 유족들이 모여있는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2층 대기실은 새해가 무색하게 적막감이 맴돌았다.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가족들과 함께 떠들썩하게 보냈을 새해 첫 날이라 유족들의 속은 더욱 새까맣게 타들어간 듯 했다.
이날 유족들은 사고 이후 처음으로 현장을 직접 방문해 제사를 올리고 새해 인사를 건넸다. 사고 후 4일만이었다.
그동안 사고가 난 활주로가 민간인 통제구역으로 막혀 있는 탓에 유족들은 한 번도 현장을 직접 찾아가 보지 못했다. 이에 유족 대표단이 새해 첫날을 맞아 간소한 추모를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한 끝에 현장 방문이 이뤄졌다.
유족들은 희생자 한 명당 최대 4명씩, 16개 버스에 나눠 타고 참사 현장을 방문해 단상에 떡국, 과일 등을 올리고 간소한 제사를 올렸다.
현장을 방문하고 난 뒤에도 무안공항은 침통한 분위기였다.
지난 나흘 내내 마를 새 없는 눈물을 쏟았던 유족들은 공항 대기실의 의자에 앉아 멍하니 허공만 주시하고 있었다.
일부 유족은 의자에서 그대로 잠들어버렸다가도 정신을 차리면 다시 눈물이 터져나와 공항 밖에서 주저앉아 얼굴을 파묻고 흐느꼈다.
쉘터(천막)에서는 간간이 “내 착한 동생이 왜” “우리 아들 어떡하나” 구슬픈 울음소리가 터져나오고, 서로를 끌어안고 “울지 마” 토닥거리다가도 다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사고 첫 날과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었다.
유족들은 국토부와 수사본부의 브리핑 시간이 되자 북받치는 감정을 참지 못하고 울분을 토해내기도 했다.
한 유족은 “어릴 때 친누나를 잃은 데 이어 이번까지 누나를 두 명 잃었다”며 “트라우마에 빠져도 상관 없다. 우리 누나 팔이라도 만져보고 싶다. 손가락만이라도 만져보게 해 달라”며 오열했다.
또 다른 유족은 “가족 셋을 잃었는데, 누가 왜 무엇때문에 유전자(DNA) 검사 결과가 늦어지는지 설명도 안 해 준다”며 “한 명도 아니고 세 명이다. 설명조차 없으니 그냥 이렇게 기다리고만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편 정부는 전날까지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던 사망자 5명의 신원이 이날 모두 확인되면서 희생자 179명 전원에 대한 신원 확인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지문으로 147명, DNA 검사로 32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이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DNA검사를 통해 모든 희생자의 시신 일부분이 특정됐다는 것으로, 심하게 훼손된 시신들에 대한 신원 확인과 복원 작업은 다음 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오후 6시 30분 기준 유족의 동의에 따라 시신 인도가 가능한 희생자는 43명이며, 지금까지 21명의 시신이 인도돼 장례식장에 안치됐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1일 유족들이 모여있는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2층 대기실은 새해가 무색하게 적막감이 맴돌았다.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가족들과 함께 떠들썩하게 보냈을 새해 첫 날이라 유족들의 속은 더욱 새까맣게 타들어간 듯 했다.
그동안 사고가 난 활주로가 민간인 통제구역으로 막혀 있는 탓에 유족들은 한 번도 현장을 직접 찾아가 보지 못했다. 이에 유족 대표단이 새해 첫날을 맞아 간소한 추모를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한 끝에 현장 방문이 이뤄졌다.
유족들은 희생자 한 명당 최대 4명씩, 16개 버스에 나눠 타고 참사 현장을 방문해 단상에 떡국, 과일 등을 올리고 간소한 제사를 올렸다.
현장을 방문하고 난 뒤에도 무안공항은 침통한 분위기였다.
일부 유족은 의자에서 그대로 잠들어버렸다가도 정신을 차리면 다시 눈물이 터져나와 공항 밖에서 주저앉아 얼굴을 파묻고 흐느꼈다.
쉘터(천막)에서는 간간이 “내 착한 동생이 왜” “우리 아들 어떡하나” 구슬픈 울음소리가 터져나오고, 서로를 끌어안고 “울지 마” 토닥거리다가도 다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사고 첫 날과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었다.
유족들은 국토부와 수사본부의 브리핑 시간이 되자 북받치는 감정을 참지 못하고 울분을 토해내기도 했다.
한 유족은 “어릴 때 친누나를 잃은 데 이어 이번까지 누나를 두 명 잃었다”며 “트라우마에 빠져도 상관 없다. 우리 누나 팔이라도 만져보고 싶다. 손가락만이라도 만져보게 해 달라”며 오열했다.
또 다른 유족은 “가족 셋을 잃었는데, 누가 왜 무엇때문에 유전자(DNA) 검사 결과가 늦어지는지 설명도 안 해 준다”며 “한 명도 아니고 세 명이다. 설명조차 없으니 그냥 이렇게 기다리고만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편 정부는 전날까지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던 사망자 5명의 신원이 이날 모두 확인되면서 희생자 179명 전원에 대한 신원 확인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지문으로 147명, DNA 검사로 32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이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DNA검사를 통해 모든 희생자의 시신 일부분이 특정됐다는 것으로, 심하게 훼손된 시신들에 대한 신원 확인과 복원 작업은 다음 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오후 6시 30분 기준 유족의 동의에 따라 시신 인도가 가능한 희생자는 43명이며, 지금까지 21명의 시신이 인도돼 장례식장에 안치됐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