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가 본 ‘비상 계엄’…“민주주의 소중함 다시 느낀 계기”
“어른 세대가 지키려했던 민주주의와 ‘오월정신’ 몸소 경험”
영화 ‘서울의 봄’, 한강 소설 ‘소년이 온다’ 떠올리게 돼 더 마음 아파
영화 ‘서울의 봄’, 한강 소설 ‘소년이 온다’ 떠올리게 돼 더 마음 아파
![]() 영화 ‘서울의 봄’ 장면. |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생애 첫 계엄령을 경험한 광주지역 2030 청년들은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다시 느낀 계기였다”고 입을 모았다.
태어나 처음으로 비상계엄을 지켜봤지만 태어날 때부터 ‘오월 정신’을 가진 광주지역 청년들은 ‘비상 계엄’ 상황의 심각성에 대해 공감하며 투쟁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남진희(여·22)씨는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유권자가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한 표를 소중히 행사하는 일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이전에는 민주주의의 실현 과정을 역사로만 알고 있어 무감각했다. 계엄령을 겪고 나니 민주주의가 얼마나 소중한 건지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김다은(여·30)씨도 “태어났을 때부터 민주주의가 당연했던 세대였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윗세대가 지키고자 했던 민주주의의 정신, 나아가 ‘오월 정신’을 몸소 경험했다”며 “비상계엄 선포부터 해제까지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일상의 소중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정경선(여·22)씨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속보를 보자마자 국회에 가서 힘을 보태야 한다는 생각에 서울행 버스 표를 끊었다”며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됐지만 새벽까지 마음을 놓지 못하고 지켜봤다”고 회상했다.
정씨는 “계엄령 선포 이후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꼈다”며 “한 번의 잘못된 투표로 일명 선진국이라고 하는 한국의 위상을 무너뜨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비상계엄으로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과 5·18을 다룬 드라마 ‘오월의 청춘’,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주목하는 이들도 있었다.
김채원(여·21)씨는 “‘오월의 청춘’을 보며 울었던 기억이 나 비상계엄 선포가 더욱 참담했다”며 “다행스럽게도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이 통과돼 대통령이 비상계엄 해제를 선언했지만 이번이 끝이 아닐 수 있다는 두려움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민주주의 뿌리’인 광주에 연고를 둔 KIA 타이거즈의 2024 KBO 리그 통합 우승, 광주 출신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등 아름다운 기억이 많았던 2024년에 군인들은 시민들을 향해 총구를 겨눴다”며 “대통령과 그의 명령에 복종하며 시민들에게 총을 들이민 군인들의 모습에 실망했다”고 지적했다.
정은(여·19)씨도 “‘소년이 온다’를 소재로 학교에서 발표를 한 날 비상계엄을 마주했다. 더 이상 ‘서울의 밤’ 같은 건 필요하지 않다”며 “국민이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것은 ‘내치’이지 ‘내란’이 아니다. 총탄 자국을 껴안은 전일빌딩이, 애국가와 총성이 동시에 울려 퍼진 도청이, 군화가 밟고 지나간 전남대가, 함께 산 시민들이 세상을 지켜보고 있다. 피로 쓰인 역사는 과거로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김다예(여·22)씨는 “군인들이 창문을 깨고 국회 안으로 진입하려는 모습은 마치 한강 작가의 소설 속 한 장면 같아 두려웠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본인이 저지른 일을 직시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환(24)씨는 “군인들이 원수(元首)를 지키기 위해 국민에게 총을 겨눌 수도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며 “최근에 본 영화 ‘서울의 봄’ 장면이 떠오르면서 앞으로 어떤 일들이 다가올지, 우리의 일상이 어떻게 변할지 걱정도 됐다”고 우려했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태어나 처음으로 비상계엄을 지켜봤지만 태어날 때부터 ‘오월 정신’을 가진 광주지역 청년들은 ‘비상 계엄’ 상황의 심각성에 대해 공감하며 투쟁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김다은(여·30)씨도 “태어났을 때부터 민주주의가 당연했던 세대였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윗세대가 지키고자 했던 민주주의의 정신, 나아가 ‘오월 정신’을 몸소 경험했다”며 “비상계엄 선포부터 해제까지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일상의 소중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정씨는 “계엄령 선포 이후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꼈다”며 “한 번의 잘못된 투표로 일명 선진국이라고 하는 한국의 위상을 무너뜨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비상계엄으로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과 5·18을 다룬 드라마 ‘오월의 청춘’,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주목하는 이들도 있었다.
김채원(여·21)씨는 “‘오월의 청춘’을 보며 울었던 기억이 나 비상계엄 선포가 더욱 참담했다”며 “다행스럽게도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이 통과돼 대통령이 비상계엄 해제를 선언했지만 이번이 끝이 아닐 수 있다는 두려움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민주주의 뿌리’인 광주에 연고를 둔 KIA 타이거즈의 2024 KBO 리그 통합 우승, 광주 출신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등 아름다운 기억이 많았던 2024년에 군인들은 시민들을 향해 총구를 겨눴다”며 “대통령과 그의 명령에 복종하며 시민들에게 총을 들이민 군인들의 모습에 실망했다”고 지적했다.
정은(여·19)씨도 “‘소년이 온다’를 소재로 학교에서 발표를 한 날 비상계엄을 마주했다. 더 이상 ‘서울의 밤’ 같은 건 필요하지 않다”며 “국민이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것은 ‘내치’이지 ‘내란’이 아니다. 총탄 자국을 껴안은 전일빌딩이, 애국가와 총성이 동시에 울려 퍼진 도청이, 군화가 밟고 지나간 전남대가, 함께 산 시민들이 세상을 지켜보고 있다. 피로 쓰인 역사는 과거로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김다예(여·22)씨는 “군인들이 창문을 깨고 국회 안으로 진입하려는 모습은 마치 한강 작가의 소설 속 한 장면 같아 두려웠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본인이 저지른 일을 직시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환(24)씨는 “군인들이 원수(元首)를 지키기 위해 국민에게 총을 겨눌 수도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며 “최근에 본 영화 ‘서울의 봄’ 장면이 떠오르면서 앞으로 어떤 일들이 다가올지, 우리의 일상이 어떻게 변할지 걱정도 됐다”고 우려했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