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님, 고려인마을엔 무슨 일로 가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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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님, 고려인마을엔 무슨 일로 가셨어요?
광주지법, 새날학교 등서 ‘찾아가는 법원’ 행사…고려인 애로사항 등 청취
2024년 11월 19일(화) 20:05
광주시 광산구 삼도동 새날학교에서 지난 8일 광주지방법원의 ‘찾아가는 법원’ 행사가 열려 학생들이 김준환<가운데> 판사와 법복을 입어보는 체험을 하고 있다. <새날학교 제공>
박병태 광주지방법원장과 판사들이 찾은 광주시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에 웃음꽃이 활짝 폈다.

광주지법 관계자들이 고려인 동포에게 한국 사법제도를 안내하고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찾아가는 법원’ 행사와 후원 활동 등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19일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박 지법원장을 비롯한 광주지법 관계자 14명은 전날 고려인마을을 찾아 격려금과 아동들을 위한 치킨, 쌀 20포대 등을 전달했다.

박 지법원장은 고려인마을 주민들과 함께 중앙아시아 음식을 먹으며 이주 동포들의 삶과 애환을 듣는 시간도 가졌다.

주민 박실바(73)씨는 박 지법원장에게 “한국과 광주는 이주 고려인들의 고향이다. 우즈베키스탄에 가도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주민들의 가장 큰 고민은 한국 국적 취득이다. 전쟁을 피해서 온 우크라이나 출신 고려인들을 포함해 대부분이 언제 비자가 만료돼 한국을 떠나야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산다”고 호소했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도 “이곳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한국 문화, 한국어밖에 모르는데도 한국 국적이 없어 외국인 취급을 받는다. 직장을 다니는 이들 역시 일을 할 때 차별 대우를 받기 일쑤”라고 덧붙였다.

박 지법원장은 “한국과 광주의 인구 감소 문제가 심각한 상황인 만큼 우리 지역에 정착해 살아가고 있는 고려인들의 한국 국적 취득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본다”며 “법원이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하고 항상 관심을 갖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김준환 광주지법 기획 판사 등은 지난 8일 광산구 삼도동 새날학교를 찾아 ‘찾아가는 법원’ 행사를 진행했다. 새날학교는 고려인 마을 자녀 등 다문화 청소년들이 재학 중인 대안학교다.

김준환 광주지법 기획 판사 등은 학생 50여명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진행하고, 한국의 사법제도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편 광주지법은 사회적 약자인 고려인들과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지원하고 사법 서비스 소외 지역을 살피기 위해 지난 2022년부터 매년 고려인마을을 방문하고 있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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