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하는 천문학자 돼 ‘길잡이 별’ 역할 하고파”
  전체메뉴
“발명하는 천문학자 돼 ‘길잡이 별’ 역할 하고파”
2024 으뜸인재 <12> 전남과학고 3학년 김동윤군
‘천체망원경 어댑터’·‘GPS 헬멧’ 등 발명…특허도 여러 건
“내 이름 딴 망원경 만들어 일반인들 사용하기 쉽게 할 것”
2024년 10월 14일(월) 09:30
“제 이름을 딴 우주 망원경을 만들고 싶어요. 제가 별 보는 걸 좋아합니다. 천문학자가 되고 싶어요. 발명가도 포기하고 싶진 않아요. 두 가지 꿈을 동시에 이루면 환상적일 것 같아요.”

전남도 ‘새천년 인재육성 프로젝트’의 ‘으뜸인재’(미래리더·발명)로 선정된 김동윤(18·전남과학고 3년·사진) 군의 장래 희망은 ‘별 보는 발명가’다. 대학 입시를 앞둔 그가 택한 전공 분야도 천문학과·항공우주학과 등 천문·우주 분야다.

“초등학교 때 태양계를 벗어나 항성 간 우주를 여행하는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고 꽂혔어요. 별이 아름답잖아요. 아름다운 별을 쉽게, 잘 보고 싶었어요.”

김 군은 엉뚱한 발상으로 초등학교 때부터 유명했다고 한다. 남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전혀 관련성을 찾을 수 없는 것을 연결해 생각하는 일이 많았다는 것이다.

문득 접했던 ‘발명 특강’을 들은 뒤 발명 쪽에 호기심이 발동했고 발명교육센터와 발명교육 포털사이트 등을 찾아다니는 게 너무 재미있었다고 한다.

초등학교(광양 용강초) 2학년 때 특허청 주최로 열린 ‘창의발명 우주선 프로젝트’에 참가한 것도 이 즈음이다. 김군은 이때부터 자신 만의 ‘세상에 없던 아이디어’로 발명대회에 나서는 게 연례 행사가 됐다.

“한 차례 빼고 매년 출전했던 것 같아요. 지역별 대회를 거쳐 전국대회 출전자를 가리는데, 전남 대회에서는 항상 상을 받았어요. 전국대회도 3번 출전해 장려상 2번·최우수상 한 번 받았죠. ”

전동 킥보드 헬멧 도난 문제를 고민하다 내놓은 ‘GPS 헬멧’도 김군이 지난 2022년 학생과학발명 경진품대회 전남 지역대회에 출품, 우수상을 탄 결과물이었다.

“도난 사례가 많다보니 한 달에 충당하는 헬멧 비용도 수 천 만원일텐데, 전동 킥보드가 도입된 이래 지금까지 계속 같은 도난 사례가 발생한다면 GPS 다는 비용이 경제적이지 않을까 싶었어요. 착용자가 늘어날테니 안전에도 도움이 될테고요.”

발명대회 등을 준비하면서 낸 특허도 ‘중앙분리대 완충장치’, ‘중앙분리대 충돌방지장치’(2016년), ‘롤러 교환기능을 갖는 캐리어 롤러’(2023년) 등 여러 개다.

김군의 발명에 대한 관심은 점차 천문·우주 쪽으로 ‘특화’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열린 ‘제 44회 전국 학생과학 발명품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것도 천체망원경과 관련된 ‘접합부 크기조절이 가능한 천체망원경 어댑터’라는 발명품이었다. 이 발명품도 특허를 냈다.

“전남과학고에 천문대가 있어요. 굴절 천체망원경 3대, 반사망원경 2대 등 망원경 7대를 갖추고 있죠. 그런데 여러 대 망원경마다 접안부에 끼워지는 접안렌즈 금속 부분(배럴) 사이즈가 제각각으로 호환성이 달라요. 이쪽 망원경을 보려면 거기에 맞는 어댑터를 찾아야 하고 저쪽 망원경 보려면 거기 어댑터를 또 찾느라 시간 걸리고. 별 보러 갔는데 어댑터 찾다가 시간을 보내는 게 너무 불편했어요. 그러다 생각했어요. 하나의 어댑터만으로도 꼭 그 회사 망원경과 다른 접안렌즈라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해보자.”

현재 기존 망원경 어댑터는 한쪽 방향으로만 이뤄져 망원경 종류에 맞춰 어댑터를 구매를 할 수 밖에 없는데, 양방향 어댑터를 만들면 망원경 직경에 따라 크기를 다르게 할 수 있고 접안렌즈 직경 조절도 가능한 어댑터를 만들게 됐다는 것이다.

“예전에 비해 첨단 장비들이 많아졌는데, 첨단 기술력을 갖췄지만 일반인들이 사용하기 쉬운 ‘편리함’은 못 미칠 때가 있잖아요. 우주·천문 분야에서 그런 부족함을 덜어내 주는 발명가, 천문학자가 되고 싶습니다. ‘길잡이 별’처럼 다른 누군가에게 이정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지 않을까요. ”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핫이슈

  • Copyright 2009.
  • 제호 : 광주일보
  • 등록번호 : 광주 가-00001 | 등록일자 : 1989년 11월 29일 | 발행·편집·인쇄인 : 김여송
  •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24(금남로 3가 9-2)
  • TEL : 062)222-8111 (代) | 청소년보호책임자 : 채희종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주일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