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J 기자가 읽어드립니다···‘사람의 진심은 무엇인가’를 말하는 3권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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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J 기자가 읽어드립니다···‘사람의 진심은 무엇인가’를 말하는 3권의 책
2024년 10월 13일(일) 15:30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 도서관 ‘MBTI로 보는 나의 독서 취향(청소년)’
최근 청년 세대 사이에서 ‘텍스트힙 현상’이 퍼지고 있다. 이른바 ‘책이 힙하다’라는 문화다. 책을 활용한 디자인 공간이 늘어나고 연예인들이 책을 추천하는 상황이 잇따르면서, MZ세대가 종이책을 찾기 시작했다.

책 읽기 좋은 계절을 맞아 광주 내 여러 도서관에서는 ‘우리 가족 독서노트 만들기’, ‘동시 원화 전시’, ‘웹툰 작가와의 만남’ 등 MZ세대를 겨냥한 독서문화행사도 진행했다.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 도서관은 ‘MBTI로 보는 나의 독서 취향(청소년)’이라는 내용을 제시하기도 했다. 총 16가지 MBTI 각각의 취향에 맞는 도서가 추천 이유와 함께 한 권씩 추천돼 있다.

MBTI 테스트에서 ‘INFJ, INFP, ISFJ’가 골고루 나오는 취재진은, 이에 해당하는 3권의 책을 읽어봤다.

<창비 제공>
◇<율의 시선> INFJ: 타인의 시선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타인과의 눈 맞춤을 두려워하며 땅만 보던 중학생 ‘안율’이 남들과는 다른 아이인 ‘이도해’를 만나면서 성장하는 이야기다. 이야기는 ‘안율’의 시선을 따라 전개된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꾸며낸 관계만을 유지하던 율은 도해를 만나며, 사람의 진심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운다.

엄친아 친구 ‘서진욱’도, 도도하고 까칠한 ‘김지민’도, 항상 위태로워 보였던 ‘엄마’도 진심을 숨기고 있었다. 율이 손을 내밀었을 때, 타인이 변하는 모습이 이 소설에서 흥미로운 점이다.

율은 “타인의 눈은 늘 내게 심연이었다. 바라보면 깊은 구덩이 속으로 떨어져 다시는 올라오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심연을 들여다보았고, 끝내 깨닫게 되었다. 나 또한 누군가에게는 심연이었음을”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하얀 거짓말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율은 아무도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리라 생각하지만, 실은 누구라도 자신을 이해 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가면 뒤에 숨는 세상이라는 말이 있다. 본모습을 감추고 ‘~행세’를 하며 살아가면서 외롭고 지침을 느낀다. 만성적인 자기 불신과 성공 지향 사회에서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그렇지만 저자의 말처럼 ‘부딪히고 깨지면서’ 사람을 알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가면 뒤의 진심에 닿게 된다. 홀로 상처를 품고 있는 사람들에게 진심 어린 시선을 보내는 책이다.
<창비 제공>
◇<노을 건너기> INFP: 남들과 다른 나를 사랑하는 법

만화책을 보는 듯한 그림체가 눈길을 잡아끈다. 어두운 표정의 어린 공효와, 다채로운 표정의 어른 공효를 비교하며 보면 좋다. 과학의 발전으로 인간성을 상실한 시대에서 휴머니즘을 표현하는 걸로 유명한 천선란 작가의 책이다.

우주비행사가 된 공효가 자아 안정 훈련을 하기 위해 가상의 공간에서 ‘어린 시절의 공효’를 만나는 이야기다. 공효는 ‘제멋대로면서 남 눈치를 많이 보던 나를 만나면 어떤 말을 해야 할까’라는 고민을 한다. 그러나 어린 시절의 공효와 함께 여러 위험에 맞서면서 외롭고 혼란스러웠던 나를 끌어안는 법을 알게 된다.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처럼 주인공이 여러 위기를 겪으며, 상처가 있었던 어린 자신을 이해하게 되는 이야기는 하나의 클리셰가 되었다. 그럼에도 이런 어른을 위한 동화는 인기가 많다.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좋은 나’와 ‘싫은 나’를 모두 인정할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마음에 두려움과 불안함을 감추고 있는 모든 사람을 꼭 끌어안아 주는 작품이다.

<창비 제공>
◇<선재의 노래> ISFJ: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법

특유의 전라도 사투리와 의성어가 잘 녹아든 작품이다. 선재와 할머니는 세상에 단 둘뿐인 가족이지만, 할머니가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고 선재는 홀로 남는다. 할머니의 다정한 목소리와 함께했던 순간들을 회상하다가 “절골로 가자”는 할머니의 유언을 떠올리고 유골함을 안고 나서는 선재. 길에서 상실을 겪은 여러 어른을 만나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들을 듣는다.

삶에 있어 죽음이란 필연적인 단계다. 다만, 떠난 이의 뒤에 남겨진 이들이 애도하는 방식은 모두 다르다. 책에서는 선재의 복잡한 감정선과 맑은 노래를 통해 애도하는 과정을 표현해낸다. 아이들에게는 ‘죽음’이 낯설 수 있기에 저자는 같은 어린아이의 시선에서 어려운 소재를 푼다.

“콧노래가 할머니 따라 멀리 가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영영 떠난 줄만 알았던 콧노래가 다시 돌아왔다.” (본문 중)

애도의 과정이 지나면 살아남은 이들끼리 상호작용이 이어진다. ‘죽음’이라는 매개체가 가족들을 단단하게 만들기도 하고, 새로운 사람들과의 연을 트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게 ‘삶’과 ‘죽음’이 윤회하는 과정을 저자는 담담한 목소리로 풀어냈다.

/글·사진=남진희 대학생 기자

/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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