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맺은 소중한 결실 … “한가위만 같아라”
불혹 나이에 낳은 첫 아이·초짜 농부의 첫 수확·첫 직장서 맞은 추석…
“고생했다” “덕분이다” “사랑한다”…소중한 사람들과 에너지 나눌 시간
“고생했다” “덕분이다” “사랑한다”…소중한 사람들과 에너지 나눌 시간
![]() 광주시도시공사 새내기 직원들이 12일 광주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신규 업무교육을 받은 뒤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
잠시 농부의 마음이 되어 본다.
한 끼의 식사가 무엇보다 소중했을 것이다. 한 해를 시작하며 좋은 종자를 고르고, 먼저 양질의 퇴비를 만들어 놓은 뒤 논을 갈아 엎는다. 볍씨를 소금물에 넣어 우량한 것만 골라내고, 소독한다. 소독한 볍씨를 물에 담그고 10일 이상 매일 새물로 갈아준다. 체로 잘 걸러낸 황토로 모판을 만들고 볍씨를 적정하게 뿌린다. 모판을 쌓고 맨 위에 보온 덮개로 덮어 기온을 유지하면 조그맣게 싹이 나온다. 이것이 ‘모’다. 논에 퇴비를 섞고 물을 댄 후에 비로소 모내기를 할 수 있다. 이후 병충해, 태풍이나 가뭄 등 자연재해 등 숱한 고난을 이겨내고 9개월여의 시간이 지나면 벼가 황금빛으로 일렁인다. 비로소 가족들에게 흰 쌀밥을 ‘고봉’으로 퍼 줄 수 있는 시간이다. 농부는 그 모습을 고대하며 온갖 힘듦을 묵묵히 이겨냈을 것이다.
추석은 농부의 성실함과 기다림으로 일궈낸 성과를, 기다렸을 가족과 기쁜 마음으로 함께 나누는 명절이다. 시대가 바뀌어 기계 문명이 농부의 흘러내리는 땀방울 일부를 아껴주었다고 한들 그 정성과 노력의 가치를 폄훼할 수는 없다. 일미칠근(一米七斤), 한 톨의 쌀을 위해 농부가 7근(4.2kg)의 땀을 흘린다는 말이다. 모두가 그 농부의 마음으로 지금을 살아가고 있다. 업무, 공간, 방식 등이 다르겠지만, 누구든 자신의 시간을 들여 어떠한 성과를 고대하는 사람들이라면, 농부만큼 아니 그 이상의 노력과 정성을 기울일 것이다.
“고생했다”, “덕분이다”, “사랑한다”는 말을 아끼지 말고 해야 한다.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 살아가는 것이 당연시 되는 세상에 몇 번 만나는 것 조차 어려운 소중한 사람에게 에너지를 듬뿍 안겨줘야 할 시간이다. 광주일보는 올 들어 오로지 자신의 노력과 정성으로 소중한 성과를 안은 이들을 만났다.
올해 불혹의 나이인 41세에 지난 9일 첫 아이를 낳은 강성자·곽형석 동갑내기 부부는 노산, 초산, 난임을 극복하고 결혼 7년만에 귀한 아이를 얻었다. 시험관 시술 10번 만에 2세를 안아보게 된 것이다. 가슴 벅찬 아들과의 만남은 이 부부에게 그 어떤 선물보다 소중할 수밖에 없다. 화분에 물 주는 것조차 서툴었던 ‘초짜’ 농부 이우영(24)씨는 올해 첫 수확의 기쁨을 맛봤다. 100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에서 정성껏 키워낸 보라, 흰색, 연분홍 수국 등 1만5000송이를 트럭에 실어 경기도 화훼시장에 내다 팔았다. 앞으로 1만평 수국 농장을 운영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이 20대 농부가 펼칠 삶을 응원한다.
올해 누구나 부러워하는 지방공기업에 취업한 이들은 어깨에 날개를 단 듯 시간이 훌쩍 간다. 지난 2일 광주시도시공사에 임용된 19명의 신입 사원들은 이번 추석에 비로소 집안 어른들 만날 생각에 들뜬 기분이다. 중소기업 직원, 계약직, 취업준비생 등 다양한 과정을 거쳐 입사한 이들은 새벽시간까지 공부하는 등 분명 남다른 노력을 쏟아부었다. 70이 다 된 술 명인은 자신이 만든 전통주를 올해 독일에 첫 수출하는 것을 감격에 겨워했다. 지난 2000년 대한민국식품명인 22호로 지정된 양대수(68) 추성고을 대표는 일평생 술을 빚어오면서 이렇게 들뜬 적은 처음이다. 광주본부세관 수출입기업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아 자신이 만든 대잎술을 독일에 수출하기로 결정한 날부터는 잠도 이룰 수 없다.
20대 젊은 나이의 대표 이사는 자신이 생산한 ‘다공성 광물질 구조의 광촉매 황토보드’가 조달청 혁신제품으로 지정되면서 비로소 안정적인 판로를 마련했다. 힘들어도 꿋꿋이 버텨온 조재원(27) 유학회사 마나 대표이사. 그는 할아버지때부터 보드를 생산하던 기업 노하우에 기존 제품의 단점을 보완, 화재 발생시 유독가스 발생과 불 번짐을 예방한 황토보드를 개발해냈다. 광주지방조달청의 적극적인 뒷받침을 받으면서 앞으로 금액 제한 없이 수의계약이 가능해진다는 사실에 앞으로의 희망에 부푼 마음을 억누르기 어렵다. 17억원이었던 올해 매출 목표를 30억원으로 올려 잡기도 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한 끼의 식사가 무엇보다 소중했을 것이다. 한 해를 시작하며 좋은 종자를 고르고, 먼저 양질의 퇴비를 만들어 놓은 뒤 논을 갈아 엎는다. 볍씨를 소금물에 넣어 우량한 것만 골라내고, 소독한다. 소독한 볍씨를 물에 담그고 10일 이상 매일 새물로 갈아준다. 체로 잘 걸러낸 황토로 모판을 만들고 볍씨를 적정하게 뿌린다. 모판을 쌓고 맨 위에 보온 덮개로 덮어 기온을 유지하면 조그맣게 싹이 나온다. 이것이 ‘모’다. 논에 퇴비를 섞고 물을 댄 후에 비로소 모내기를 할 수 있다. 이후 병충해, 태풍이나 가뭄 등 자연재해 등 숱한 고난을 이겨내고 9개월여의 시간이 지나면 벼가 황금빛으로 일렁인다. 비로소 가족들에게 흰 쌀밥을 ‘고봉’으로 퍼 줄 수 있는 시간이다. 농부는 그 모습을 고대하며 온갖 힘듦을 묵묵히 이겨냈을 것이다.
올해 불혹의 나이인 41세에 지난 9일 첫 아이를 낳은 강성자·곽형석 동갑내기 부부는 노산, 초산, 난임을 극복하고 결혼 7년만에 귀한 아이를 얻었다. 시험관 시술 10번 만에 2세를 안아보게 된 것이다. 가슴 벅찬 아들과의 만남은 이 부부에게 그 어떤 선물보다 소중할 수밖에 없다. 화분에 물 주는 것조차 서툴었던 ‘초짜’ 농부 이우영(24)씨는 올해 첫 수확의 기쁨을 맛봤다. 100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에서 정성껏 키워낸 보라, 흰색, 연분홍 수국 등 1만5000송이를 트럭에 실어 경기도 화훼시장에 내다 팔았다. 앞으로 1만평 수국 농장을 운영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이 20대 농부가 펼칠 삶을 응원한다.
올해 누구나 부러워하는 지방공기업에 취업한 이들은 어깨에 날개를 단 듯 시간이 훌쩍 간다. 지난 2일 광주시도시공사에 임용된 19명의 신입 사원들은 이번 추석에 비로소 집안 어른들 만날 생각에 들뜬 기분이다. 중소기업 직원, 계약직, 취업준비생 등 다양한 과정을 거쳐 입사한 이들은 새벽시간까지 공부하는 등 분명 남다른 노력을 쏟아부었다. 70이 다 된 술 명인은 자신이 만든 전통주를 올해 독일에 첫 수출하는 것을 감격에 겨워했다. 지난 2000년 대한민국식품명인 22호로 지정된 양대수(68) 추성고을 대표는 일평생 술을 빚어오면서 이렇게 들뜬 적은 처음이다. 광주본부세관 수출입기업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아 자신이 만든 대잎술을 독일에 수출하기로 결정한 날부터는 잠도 이룰 수 없다.
20대 젊은 나이의 대표 이사는 자신이 생산한 ‘다공성 광물질 구조의 광촉매 황토보드’가 조달청 혁신제품으로 지정되면서 비로소 안정적인 판로를 마련했다. 힘들어도 꿋꿋이 버텨온 조재원(27) 유학회사 마나 대표이사. 그는 할아버지때부터 보드를 생산하던 기업 노하우에 기존 제품의 단점을 보완, 화재 발생시 유독가스 발생과 불 번짐을 예방한 황토보드를 개발해냈다. 광주지방조달청의 적극적인 뒷받침을 받으면서 앞으로 금액 제한 없이 수의계약이 가능해진다는 사실에 앞으로의 희망에 부푼 마음을 억누르기 어렵다. 17억원이었던 올해 매출 목표를 30억원으로 올려 잡기도 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