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도 ‘대형 싱크홀’ 안전지대 아니다
  전체메뉴
광주도 ‘대형 싱크홀’ 안전지대 아니다
관로 노후화·지하철 공사 겹쳐…6년간 지반침하 122건 발생
하수관로 42% 1910㎞ ‘20년 이상’…123㎞ 정비·보수 시급
2024년 09월 01일(일) 20:25
/클립아트코리아
광주 도심에서도 대형 싱크홀 사고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광주 지역 지하 상·하수도 관로의 42%가 20년 이상 노후됐고 지하철 공사로 인한 관로 손상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서다. 서울 도심 도로에서 대형 싱크홀(땅 꺼짐)이 발생해 차량이 추락해 운전자 등이 큰 부상을 당한 사고원인도 상·하수도 관로 노후로 지목되고 있다.

1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시 지하에 매설된 상·하수관로는 총 4472㎞이며, 이중 42%인 1910㎞가 설치된지 20년 이상된 노후 하수관이다.

광주시가 환경부 지침에 따라 2015년부터 정밀조사한 결과, 노후 하수관로 중 123㎞가 파손이 심해 정비·보수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1946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보수공사에 나서 2027년까지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정비가 완료된 곳은 2021년에 실시된 36㎞구간뿐이다. 오는 2026년까지 추가로 70㎞를 정비할 계획이나 예산 확보가 어려워 실현이 불투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매년 노후관로로 인한 땅꺼짐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등 위험신호는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6년(2019~2024년 7월)간 광주에서 122건에 달하는 지반 침하 사고가 발생했다. 2019년 20건, 2020년 55건, 2021년 12건, 2022년 6건, 2023년 26건의 지반 침하 사고가 발생했으며, 올해는 7월까지 3건(서구 2건·북구 1건)이 발생했다.

지반침하가 발생한 원인으로는 70%에 달하는 85건이 하수관 손상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도로 다짐 불량이 23건으로 뒤를 이었고, 기타 매설물 손상 3건, 굴착공사 부실 1건, 원인 미상 10건 등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3일 광주시 서구 쌍촌동 동남4차아파트 인근 천변로에서 지름 30㎝·깊이 1m 규모의 싱크홀이 발생했으며, 지난 6월 26일에도 광주시 서구 벽진동의 한 도로에 길이 5m·폭3m·깊이1m로 비교적 큰 규모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2건 모두 지하에 매설된 하수관 일부가 파손되면서 흘러나온 물에 흙이 쓸려나가 싱크홀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4월 13일에는 광주시 북구 양산동 도로에서 지름 1.3m·깊이 3m의 싱크홀이 발생해 주행 중이던 자동차 2대가 파손됐다.

전문가들은 하수관의 노후화가 심각한데다 지하철 공사까지 겹쳐 지반 침하 위험이 한층 높아졌다고 경고한다.

도시철도 2호선 공사가 장기화되면서 지반이 약해지고 하수관로가 파손되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송창영 광주대 건축학부 교수는 “하수관을 비롯해 광주·전남 사회기반시설 대부분이 1960~70년대 만들어진 만큼 급격히 노후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수습하는 땜질식 처방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공학적인 관점에서 중·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예산 등을 미리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주시는 예산의 제약 때문에 노후 관로 보수에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노후하수관이 해마다 늘어나는 상황에서 설계와 공사 절차가 오래 걸리고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정비가 빠르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달 29일 오전 11시 20분께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의 한 도로에서 가로 6m·세로 4m·깊이 2.5m의 대형 싱크홀이 발생해 주행 중이던 흰색 SUV 1대가 이 싱크홀에 빠지면서 80대 운전자와 70대 동승자가 중상을 입고 병원에 이송됐다. 서울시는 노후 상수도관과 빗물펌프장 관로 공사 등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핫이슈

  • Copyright 2009.
  • 제호 : 광주일보
  • 등록번호 : 광주 가-00001 | 등록일자 : 1989년 11월 29일 | 발행·편집·인쇄인 : 김여송
  •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24(금남로 3가 9-2)
  • TEL : 062)222-8111 (代) | 청소년보호책임자 : 채희종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주일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