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바이오 클러스터 구축…K 바이오 세계에 알린다
  전체메뉴
국내 최대 바이오 클러스터 구축…K 바이오 세계에 알린다
[전남바이오진흥원]
2002년 설립 후 병원·기업 등 유치
경쟁력 갖춘 바이오 산업 여건 조성
세계적 바이오 대기업 유치 관건
윤호열 원장 취임 후 본 궤도 안착
연구개발·기업·생산·투자 등 지원
원스톱 솔루션 제공 전문기관 성장
2024년 04월 17일(수) 18:40
김영록 전남지사와 윤호열 전남바이오진흥원장이 지난 2월 1일 세계적 바이오기업 써모피셔 사이언티픽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미쉘 라가드와 서울에서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전남도가 생물, 즉 바이오산업의 가능성을 깨닫고 본격적으로 바이오산업 생태계 구축에 나선 것이 2000년대 들어서다. 그 첫 단추는 2002년 생물산업육성조례의 제정과 함께 설립된 전남생물산업진흥재단, 지금의 재단법인 전남바이오진흥원의 전신이었다. 더디지만 20여 년간 전남은 이 재단을 중심으로 화순에 병원, 연구기관, 기업 등 바이오 산업의 주축 요소들을 결집시켜 바이오 클러스터를 완성해냈다.

백신, 면역, 헬스 케어, 미생물 등 정부의 다양한 전문기관들이 자리를 잡았고, 여기에 전임상과 임상, 인증이 가능한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헬스케어연구소·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동물대체시험센터, 화순 전남대병원 의생명연구원, 백신안전기술지원센터가 들어섰다. 바이오 창업을 지원하는 개방형의료혁신센터·바이오헬스융복합 지식산업센터, 바이오 인력을 양성하는 바이오게스트하우스·미생물실증지원센터 교육동 등도 올해 말 또는 2025년까지 모두 준공될 예정이다.

이러한 시스템, 즉 지역에서 생산되는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 등을 개발해 임상실험을 거쳐 안전성을 검증한 뒤 기업들이 제품을 생산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경제를 견인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여기에 창업을 지원하고, 기업에 곧바로 투입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기관까지 갖춘 곳은 전국에서 화순이 유일하다. 첨단의료복합단지로 지정된 충북 오송생명과학단지·대구신서혁신도시,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바이오 관련 기업들이 집적되어 있는 인천 송도 등을 충분히 넘어설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는 것이다. 다만 정부의 미흡한 지원과 세계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통로가 되어 줄 세계적 대기업의 부재는 아쉬운 부분이었다.

2023년 3월 제8대 윤호열 전남바이오진흥원장 취임한 이후 진흥원은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바이오 전문가로,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민간기업에서만 35년을 근무한 윤 원장은 먼저 조직을 정비하고, 분위기를 쇄신한 뒤 곧바로 자신에게 맡겨진 과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지난 2월 1일 김영록 전남지사와 윤 원장은 세계적 바이오 기업 써모피셔 사이언티픽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미쉘 라가드와 서울에서 회동해 첨단전략산업 분야 협력을 논의했으며, 이어 전남도 등을 도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백신·면역치료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육성계획서를 제출했다. 써모피셔 사이언티픽은 헬스케어와 생명과학 분야 분석기기 및 실험장비 제조와 기술서비스를 하는 세계적 과학기업으로, 연매출 400억 달러이며 포춘지(Fortune)가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 중 97위, 과학기술 분야 세계 1위의 글로벌 기업이다. 화순의 바이오 클러스터가 써모피셔 사이언티픽과 연계·결합한다면 지역 바이오산업 생태계가 일거에 세계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2002년 설립 후 20여 년간 바이오 클러스터 구축=2002년 전남도생물산업진흥재단으로 시작한 현 (재)전남바이오진흥원은 2006년 식품산업연구센터(나주), 2007년 생물의약연구센터(화순), 2009년 천연자원연구센터(장흥)·친환경농생명연구센터(곡성), 2010년 나노바이오연구센터(장성)·해양바이오연구센터(완도) 6개 센터를 순차적으로 갖춰나갔다. 각 지역이 가진 특징, 특산물,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센터를 분산 배치했으며, 전문 인력과 시설을 갖춰 연구개발 및 기업 지원 기능을 맡고 있다. 지난 2009년 화순 GC녹십자공장 준공, 2010년 화순 백신산업특구 지정, 2013년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헬스케어연구소 설립 등 민간기업 유치, 정부 공모 선정, 관련 정부기관 설립 등에도 크게 기여하면서 지역 기업도 키워낸다. 박셀바이오, 바이오FD&C 등은 진흥원의 지원을 받은 대표적 기업이다. 지난 3월 31일 기준 178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30여명 추가 채용 중이다. 석박사 연구진이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바이오 전문 인력이 풍부하다. 2026년까지 바이오 기업 5,107개 육성, 바이오 생산액 5.7조원 달성, 바이오 일자리 5만 명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4일 전남도청 서재필실에서 열린 바이오 우수 인력 양성 산·학·연·관 토론회 참석자들. 이날 토론회는 전남바이오진흥원이 중심이 돼 대학, 전문기관, 기업 등 참여해 연간 1000여 명의 국내외 바이오 우수인력 양성 방안을 논의했다.
◇전남이 가진 강점…우리나라 바이오 산업의 근간=전남이 바이오를 주축산업으로 삼아 전력을 다해 키워내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원천적으로 가진 전남의 자원, 여건 때문이다. 전남은 ‘생명의 땅’으로 5,200여 종의 천연물이 있으며, 해조류의 92%가 생산되고 있다. 이러한 풍부한 천연물, 해조류 등은 의약품,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의 원료가 되며, 오랜 기간 이들 자원이 민간 차원에서 가공·저장되어온 경험과 노하우가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화순은 특히 개발, 생산, 협력 네트워크가 갖춰진 광주광역시와 인접해 있고 병원, 전문기관, 기업 등이 모두 갖춰져 있어 인천 송도, 충북 오송 등 다른 지역의 바이오 클러스터보다 경쟁력을 갖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024년 제2의 창업, 전남을 바이오 헬스 케어 거점으로=진흥원은 올해를 제2창업 원년으로 삼았다. 기존의 기업 지원, 연구개발, 생산 지원 기능에 창업·투자·마케팅을 지원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원 스톱 솔루션을 제공하는 바이오 전문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전남을 ‘대한민국 남부지역 바이오 헬스 케어 거점’이자 ‘백신 면역치료 글로벌 허브’로 도약시킬 계획이다. 다만 화순 백신산업특구 일대 100만평의 바이오 첨단특화단지 지정, 2023년 지정된 WHO 글로벌바이오캠퍼스의 성공적인 운영을 통한 바이오 전문 인력의 대규모 배출, 광주의 AI(인공지능)·의료기기와 전남의 바이오의약품이 광역형 클러스터로 결합하는 새로운 첨단의료복합단지 구축 등이 향후 과제로 남아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핫이슈

  • Copyright 2009.
  • 제호 : 광주일보
  • 등록번호 : 광주 가-00001 | 등록일자 : 1989년 11월 29일 | 발행·편집·인쇄인 : 김여송
  •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24(금남로 3가 9-2)
  • TEL : 062)222-8111 (代) | 청소년보호책임자 : 채희종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주일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