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만의 레드·그린바이오 국내 넘어 세계에 널리 알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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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만의 레드·그린바이오 국내 넘어 세계에 널리 알릴 것”
윤호열 전남바이오진흥원장
2024년 04월 17일(수) 19:10
윤호열 제8대 전남바이오진흥원장이 취임한 것은 지난 2023년 3월이다. 교수, 공직자, 공기업 임원 등이 아닌 민간기업, 그것도 국내 바이오 업계의 선두주자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넘버 투까지 올라섰던 ‘시장주의자’가 전남의 주축산업을 이끌게 된 것이다. 경남 창녕 출신으로 화학을 전공한 그는 뉴욕주립대에서 기술경영학 석사를, 스위스 로잔경영대 경영학 박사과정을 수학중인 요즘 말로 ‘문·이과 통합 인재’에 해당한다. 윤 원장이 12년간 상무, 전무, 부사장을 거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6년 상장 당시 3000억 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2023년 3조7000억 원으로 성장했다. 부사장이었던 2022년에는 생산 능력 세계 1위를, 2023년에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경력은 이미 ‘세계적’이라는 의미다.

그런 그가 지난해 원장 공모에 참여해 오로지 검증된 실력 하나로 자리에 앉았다. 윤 원장은 세계 바이오산업의 메카인 미국의 보스턴(1000여 개 세계적 바이오 기업이 2조 달러 이상의 경제 효과 창출)에 미치기는 어렵지만, 화순을 보스턴에 버금가는 대표적인 아시아의 거점으로 키워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수행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조직의 재정비였다. 그는 우선 센터별 복합체 형태였던 전남바이오진흥원과 산하 6개 센터를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새로운 의사결정기구를 만들었다. 원장, 6명의 센터장, 2명의 실장으로 구성된 집행위원회(Executive Committee)를 구성한 것이다. 외부인사가 주로 맡았던 센터장도 내부 승진으로 바꿔 조직에 생기를 불어넣고, 인원이 20~30명에 불과한 소규모 센터는 재정 결합을 통해 대규모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다음으로 그가 한 것은 조직을 외부에 공개하는 것이었다. 20년 만에 명칭을 전남바이오진흥원으로 바꾸고, CI(Corporate Identity, 기업이미지 통합)도 새롭게 고쳤다. 경영기획실은 4개 팀 20여 명으로 증원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본사를 나주빛가람혁신도시로 이전하며 제2창업을 다짐했다. 한국전력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기업들과 함께 진흥원이 나아가야 할 목표를 설정하고, 국내외 기관·기업 등과 보다 더 넓고 깊게 접촉하기 위한 그의 결단이었다. 김영록 전남지사와 전남도는 이러한 윤 원장의 파격적인 시도를 모두 수용하며,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가 1년여 간 시도한 모든 것이 전남 바이오산업의 성장·발전에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윤 원장은 취임 후 주소지를 나주로 옮겼다. 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30년 이상 과천에 살았던 그가 아무런 연고가 없는 전남을 찾아 도민으로 거듭난 것이다. 50여 분간 계속된 인터뷰는 마치 강의를 듣는 것 같은 느낌으로 진행됐다. 고개를 끄떡이며, 윤 원장의 비전과 실천 방안에 공감하다가 약속한 시간이 모두 지나갔다.

다음은 일문일답.

=벤치마킹에 적극적이라고 들었다.

▲진흥원을 역량 있는 조직으로 바꿔야 했다. 우선 비교적 잘 나가는 공공기관 8곳을 찾아 직접 둘러보고 이 가운데 3곳의 성공 사례를 연구해 공통분모를 찾았다. 하나는 비전과 목표가 도전적이었고, 둘째는 리더십이 안정적이고 강했으며, 셋째는 시장과 수요자를 중심에 두고 전문지식 수준이 높았다는 것이다.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소통을 강화하고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현안과 개선안을 원장이 직접 설명하고, 센터장·팀장·실무자를 수시 면담했다. 이러한 노력을 진흥원 가족들이 인정하고 따라준 것에 감사한다.

=22년간 그대로였던 CI와 명칭을 과감하게 바꿨다.

▲눈으로 보는 것이 90%다. 변화를 하려면 오랫동안 그대로 써왔던 명칭과 CI를 정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한 번쯤은 과거에서 탈피해야 한다. 바이오는 “사람을 위한, 사람에 의한” 산업이다. 그러한 점에서 수도권, 해외까지 사람들에게 진흥원을 인식시키고, 전남이 가지고 있는 레드바이오, 그린바이오 등의 의미를 분명하게 나타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끝으로 하실 말씀이 있다면.

▲지난 1년 준비를 마치고 올해를 ‘제2창업 원년의 해’로 삼았다. 200여 명의 동료들과 함께 ‘바이오특별시 화순’을 위해 혼신을 다하고 있다. 전남은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풍부한 천연물, 맛난 먹거리와 넉넉한 인심이 결합된 생명의 땅이다. 첨단재생의료법은 치료와 치유로 확장된 바이오 헬스 케어산업을 추구해온 전남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전남의 바이오는 숨어있던 보석이며, 앞으로 이를 널리 알리고 가치를 발견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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