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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조치 9호 위반 구금’ 위자료 소송 항소심도 승소
2024년 04월 07일(일) 20:55
군 복무 시절 박정희 대통령의 시가 교과서에 실린 것을 두고 전제 군주에 빗대 비판하는 편지를 써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구금됐던 황주홍 전 국회의원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항소심에서도 승소했다.

광주고법 민사3부(고법판사 이창한)는 황 전 의원과 형제 자매를 포함한 총 5명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피고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황 전의원 등 5명에게 3억 24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황 전 의원은 행정병으로 복무하던 지난 1976년 4월 20일 지인에게 보낸 편지가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헌법에 기초한 긴급조치 제9호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같은해 6월 전교사보통군법회의에서 징역 1년에 자격정지 2년을 선고받고 410일간 구금됐다.

긴급조치는 유신헌법 철폐와 정권퇴진을 촉구하는 민주화운동을 탄압하기 위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유신헌법을 토대로 발동한 특별조치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2013년 긴급조치 9호에 대해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각각 위헌·무효 결정을 내렸다.

황 전 의원은 이를 토대로 재심을 청구해 2014년 무죄를 선고 받고 형사보상금 8500여만원을 받은 뒤 지난해 2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정부는 재심 무죄 판결 확정일로부터 3년이 경과해 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했지만 1심과 항소심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대법원의 2022년 8월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긴급조치 9호의 발령 등으로 개별 국민이 입은 손해에 대해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전에는 소송을 제기할 수 없는 법률적 장애사유가 있었다”며 “원고들의 손해배상채권은 2022년 8월부터 소멸시효가 시작한다는 점에서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