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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 병원 찾아 삼만리…정부, 이탈 전공의 강경 대응
광주·전남 2차병원 일부 병상 포화…환자들 “어디로 가야 하나” 한숨
보건복지부, 전공의 면허정지 절차 착수 속 주동자 경찰 고발도 검토
2024년 03월 05일(화) 20:00
전공의 집단이탈로 인한 의료 공백이 장기화되가고 있는 가운데 5일 오전 광주시 북구보건소 직원들이 위급 상황시 긴급 출동에 대비해 의약품과 응급의료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의대정원 증원에 반발해 광주·전남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지 보름째인 5일 정부가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정지 절차를 밟고 있다.

의료대란의 상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광주·전남 지역 환자와 가족들은 “광주지역 2차병원들의 병상이 가득 차고 있어 환자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고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상급병원에서 부족한 의료진으로 인한 의료공백의 대책으로 경증환자 대부분을 2차 병원으로 이동시켜 광주지역 2차병원들의 병상이 점차 차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강력 대응 착수=정부는 집단행동으로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에 대해 면허정지 절차를 본격화 하고 있다.

전날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에서 집단행동에 나선 전공의 현황을 파악하고 있는 보건복지부는 5일에도 화순전남대병원과 기독병원 등에서 전공의 근무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전남대병원에서는 전공의 151명에게 업무개시명령 불이행확인서가 발부됐고, 조선대병원에서는 전공의 102명에 대해 불이행확인서를 전달했다.

화순전남대병원에서는 62명, 광주기독병원에서는 30명 전공의가 각각 이탈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불이행확인서를 발부한 전공의를 대상으로 이날부터 ‘3개월 면허정지’를 하겠다는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발송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면허정지는 이들 전공의 모두에게 발효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상자가 많은 만큼 면허정지 통지는 행정력이 가능한 수준에서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행정처분과 함께 전공의 집단사직의 주동자에 대한 경찰 고발도 검토하고 있다. 복지부는 의료법을 검토해 고발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전공의들이 고발돼 재판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의사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

정부는 의료대란 장기화에 대비해 호남권 응급의료상황실 등 전국 4개 권역에 응급의료상황실 운영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호남권 응급의료상황실은 광주시 동구 KT 광주센터에 들어서며 현재 막바지 내부 시설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상황실에서는 중증 환자의 상태가 위중해질 경우 상급 병원으로의 전원을 신속하게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환자들 병원찾아 삼만리=전공의에 이어 인턴들이 임용을 포기하고, 전임의까지 계약을 하지 않으면서 의료공백이 커지고 있다.

광주지역 상급병원은 수술이 평소 대비 30%대로 줄어들고 있고 입원환자도 40%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현장에 남은 의료진들은 환자들의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환자들은 ‘2차병원이 의료공백을 모두 메우지 못하고 있다’고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20년째 신장 투석을 하는 어머니를 모시고 5일 조선대병원 응급실을 온 박태근(35)씨는 “최근 3주 사이에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을 헤매다 병이 더 도진 것 같다”고 토로했다.

박씨는 “아픈 어머니를 모시고 상급병원과 2차병원을 오가다 2차병원에도 자리가 없다고 해 결국 집에 머물다가 병을 키운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신장이 좋지 않고 당뇨병이 있는 박씨의 모친은 지난달 13일 정강이 뼈가 부러져 조선대병원에서 19일에 수술을 받고 4일 후 퇴원해 겨우 2차병원으로 갔다.

이후 광주지역 2차 병원에서 혈전이 의심돼 중환자실에 있다가 다시 조선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을 하는 과정에서 2차병원을 다시 가지 못했다는 것이 박씨의 설명이다.

박씨는 “광주지역 3곳의 2차병원을 수소문 했지만 모두 ‘자리가 없다’며 받아주지 않아 집으로 가야 했다”면서 “오늘 어머니가 동네병원에 투석을 받으려고 갔다가 몸이 좋지 않아 결국 투석도 못하고 구급차에 실려 조선대병원 응급실로 다시 오게 됐다”고 속상해 했다.

박씨는 “어머니가 다른 합병증까지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수술 후 좀 더 지켜봐야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애초 수술후 상급병원에서 투석까지 받고 안정기를 맞아 퇴원했으면 이런 사달이 나지 않았을 것이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편, 전남대와 조선대 의과대학생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하며 동맹 휴학에 돌입해 학사일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