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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과 복지를 함께하는 공장- 김원명 광주원음방송 교무
2023년 12월 01일(금) 00:00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많이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돈을 가장 많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내가 사고 싶은 것을 사고 그를 통해서 만족을 하고 만족을 통해서 자신의 존재와 자신의 가치를 판가름하는 기준으로 삼는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돈이 얼마나 가치 있게 쓰이는지 생각해 보는 요즘이다. TV를 보다보면 후원해달라는 광고를 많이 보게 된다. 어린이부터 청소년 그리고 어려운 환경에 계신 분들을 돕자는 내용이다. 볼 때마다 가슴이 뭉클하고 돕고자 하는 마음에 후원계좌를 적곤 한다.

사람들이 점점 자신의 이익만을 위하여 치달려 가는데 나보다 조금은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위해 걱정해주고, 그들을 위해 무엇인가를 하려고 애쓰는 사람들을 만나면 정말 사는 맛을 느끼게 된다. 세상이 많이 변했다고 얘기 하곤 한다. 하지만 아무리 세상은 변해도 우리사회에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함께한다는 가치의 공유이다.

올해 여름 조그마한 공장의 근로 청소년들과 함께 할 시간이 있었다. 그 시간은 나에게 나눔의 사회를 확인시켜주는 가슴 뿌듯한 현장이었다. 지인이 하는, 청소년들과 청년으로 이뤄진 조그마한 공장의 직원들과 원불교 성지인 영광 영산성지를 다녀오게 되었다. 여름이라 얼마나 더운지 차 밖을 나가면 한걸음도 걸을 수 없을 정도의 날씨였다. 그러나 그들은 출발에서부터 돌아올 때까지 여행이라는 들뜸도 있었겠지만 활기와 정겨움 그대로였다. 사장님으로 불리는 공장주는 칭호가 사장이자 오빠요, 친구요, 형이요, 선생님이었다. 때로는 살펴주고, 때로는 타이르고, 때로는 웃겨가며 아이들과 하나가 되어 있었다.

나는 무엇이 이들을 이처럼 격의 없는 관계로 만들어 가는가 하고 지켜보게 되었다. 최 사장이 조그마한 전자 부품공장을 차린 것은 몇 해 전이다. 최 사장은 인근 고등학교에 산업체 학급을 병설해 주도록 요청하여 모든 직원을 학교에 보냈다. 모두 기숙사에서 생활하도록 관리하며 공부와 생활의 뒷바라지를 해주었다. 올해부터는 통학의 불편을 덜어주려고 공장을 학교 옆으로 옮겼다. 가난 때문에 그리고 부모가 없다는 이유로 배움에 길이 막힌 아이들에게 배움의 길을 열어주고 보다 나은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발판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으로 가득한 것 같다.

아직도 이들을 위해 하고싶은 일이 많다고 말하는 최 사장은 공장을 위해서 고용인을 두는 것인지, 고용인들을 위해서 공장을 운영하는 것인지를 구별하기가 어려웠다. 이러한 그의 경영 태도가 ‘객지사람 경영자’를 부모처럼 의지하고 신뢰하는 뜨거운 인간관계로 변화시켰다고 생각되었다.

사람은 감동하는 동물이다. 최 사장의 이러한 노력은 협동과 근면을 불러왔고 전국의 같은 계열 부품공장 가운데서 가장 생산성이 뛰어나고 불합격률이 적은 우수한 공장으로 성장시켰다. 경영과 복지가 함께하는 이상적인 공장을 만든 것이다.

돈은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쓰는가는 더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그리고 돈을 쓰는 것만큼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바로 소소하지만 남의 무거운 것을 들어준다든지, 닫히는 문을 잠시 잡아준다든지, 떠나려고 하는 버스를 조금 천천히 타면서 멀리서 뛰어오고 있는 학생을 기다려준다든지와 같이 작지만 착한 일을 하고 나서 내 스스로에게 하는 작은 칭찬은 나의 가치를 올려놓는다고 한다.

앞으로 최 사장은 배움의 길이 막힌 아이들을 위해서 이상적인 학교를 하나 세우는 것과 원불교의 좋은 교당 하나를 만들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 그의 의지가 그대로 열매를 맺어 은혜로운 관계를 실현하는 흐뭇한 현장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