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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역사 마천루 - 권현정 지음
2023년 11월 23일(목) 18:51
파리의 높은 건물들을 떠올려 보면 에펠탑, 몽파르나스 타워 등이 뇌리를 스친다. 2년 전 파리 13구에 들어선 초고층 빌딩 ‘투르 듀오’는 또 어떤가, 굴절된 형태로 39층 위용을 뽐내는 쌍둥이 빌딩은 첨단화된 파리 건축사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서울시 건축학교를 운영하며 한국건축가협회 청소년건축교육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권현정이 ‘파리의 역사 마천루’를 펴냈다.

저자는 파리 라빌레트 건축학교를 졸업하고 프랑스 국가공인건축사 자격을 취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원전~1500년경 파리 역사를 들춰본다. 샹 드마르스 벌판, 로마식 목욕탕, 생드니 성당, 보주광장, 퐁네프 다리 등을 분석하면서 건축유산들의 문화역사적 가치를 조명한다.

저자는 파리가 ‘진짜 마천루’를 숨기고 있다고 본다. 로마시대 이전의 역사부터 켜켜이 쌓인 수평 연대기적 파리역사를 수직으로 쌓으면, 가장 높은 마천루가 된다는 것. 이 같은 사유는 고정관념을 부수고 종·횡으로 축적된 파리 건축문화사를 총체적으로 보게 한다.

책은 역사적 건축물들의 디테일을 놓치지 않으면서 기존 건축문화유산의 높은(마천루와 같은) 가치를 발굴함에 초점을 맞춘다. 성당의 칠, 로마 열탕의 스낵 코너, 정원에서 볼 수 있는 희미한 성벽의 흔적 등 미시적인 요소들을 풀어낸다. 동시에 파리의 노트르담 대 성당 같은 랜드마크도 놓치지 않는다. 노트르담 성당을 프랑스어로 표기한 뒤 직역하면 ‘파리에 있는 우리의 부인의 대성당!’이라며, 프랑스어로 보면 ‘우리의 부인’이 성모 마리아에 가깝다는 추론적 발상도 흥미롭다.

<도서출판 집·1만8000원>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