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날려줄 ‘기이한’ 영화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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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날려줄 ‘기이한’ 영화를 만나다
광주극장, 27일 ‘붉은 사막’·8월2일 ‘다섯번째 흉추’ 개봉
2023년 07월 26일(수) 21:20
한여름 무더위를 씻어줄 이색적인 영화 두 편이 관객을 찾아온다. 광주극장에서 개봉 예정인 신구(新舊) 두 작품 ‘붉은 사막’과 ‘다섯번째 흉추’가 그것.

먼저 베니스, 칸, 베를린국제영화제 최고상을 석권한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작 ‘붉은 사막(1964)’은 27일 만날 수 있다. 제작 60주년을 맞아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거친 작품으로 안토니오니의 첫 컬러 영화로도 알려져 있다.

이번 작품은 신경 쇠약을 앓으며 편집증적 증세를 보이는 줄리아나(모니카 비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과감한 붉은 색채에 초록색 코트, 희붐하게 일렁이는 연무는 신묘한 느낌을 자아내기 충분해 보인다.

“작품을 통해 이탈리아 북부 산업도시의 변화하는 모습과 인간 내면정신의 관계를 묘사했다”는 안토니오니 감독의 말처럼 작품의 비주얼은 현란한 색감, 사운드가 가득해 아름답다. 그러면서도 근대화가 낳은 비인간화의 단면을 몽상적 기법으로 드러내 기묘한 감각도 얻을 수 있다. 특히 작품은 전근대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과도기 속 인간 실존의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한편 사랑과 이별의 아픔을 환상적으로 그려낸 박세영의 ‘다섯번째 흉추(2023)’도 다음 달 2일 개봉한다. 이번 작품의 배경은 인간의 척추뼈를 빼앗으면서 거주지를 옮기는 괴생명체들의 디스토피아 세계를 초점화한다.

헤어진 연인의 침대 매트리스에서 곰팡이 하나가 우글거린다. 애증을 먹고 피어난 곰팡이꽃은 침대보를 찢고 검은 잎새를 벌린다. 이별 후에 찾아오는 절망에 휩싸여 의지가지없이 고통스러워하던 연인들은 힘없이 침대에 몸을 눕힌다.

무력해진 이들의 피와 살을 앗아가다 마지막엔 척추뼈까지 갖게 된 곰팡이는 기이한 생명체로 탄생한다.

작품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첫 공개 했을 당시 3관왕을 수상했으며, 이후 제48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장편경쟁) 및 2023 베를린 비평가주간 초청작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이외에도 광주극장은 여름철을 맞아 관객들이 시네바캉스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오는 29일(오후 4시 30분)에는 ‘윌로 씨의 휴가(1953)’ 상영회 후 이명세 감독(대표작 ‘M(2007)’, ‘인정 사정 볼 것 없다(1999)’)을 게스트로 초대해 시네토크를 진행할 계획이다. 자세한 상영 일정은 광주극장 문의.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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