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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 택시 타고 5·18 현장 소개 뿌듯합니다”
광주 동구 ‘5·18 택시 운전사’ 장유정씨
내달 13일까지 금남로 등 사적지 드라이브·홍보 부스도 운영
SNS 입소문 2030·가족 단위 등 생생한 체험…외지인 70%
2023년 05월 29일(월) 19:35
‘2023, 다시 달리는 택시운전사’에서 35년 된 스텔라를 몰고 1980년 5월 현장을 안내하는 장유정씨.
35년된 노란 스텔라 택시를 타고 1980년 오월 그날의 현장을 달렸다. 금남로를 지나고, 옛 녹두서점의 흔적을 만나고, 생과 사가 갈렸던 적십자병원을 거쳐 최후의 항전을 펼쳤던 옛 전남도청 앞으로 다시 돌아왔다.

광주시 동구가 5·18 43주기를 맞아 진행하고 있는 ‘2023년, 다시 달리는 택시 운전사’(6월13일까지)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5·18 관련 사적지 29곳 중 16곳을 품고 있는 동구는 영화 ‘택시운전사’를 모티브로 한 전시·홍보 부스와 ‘택시 운전사와 함께 5·18 사적지 드라이브’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5·18을 잘 알 지 못하는 젊은이들에게 사건과 관련한 장황한 설명 대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기획한 프로그램으로 요즘 유행하는 레트로 감성과도 어우러져 SNS 등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017년 개봉해 120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 ‘택시 운전사’속 주인공 만섭과 5월 광주를 알렸던 외신기자 힌츠패터처럼 이용객들은 택시를 타고 역사 속으로 한 발 들어선다.

광주시민, 또 광주를 찾은 ‘특별한 손님’들을 태우고 거리를 달리는 택시 운전사는 장유정(58)씨다. 그가 모는 차는1987년산(産) 스텔라다. 홍보관 앞에 세워진 또 한대의 녹색 스텔라 차량도 포토존으로 인기가 높다.

“자, 출발합니다. 엔진소리를 한번 들어보세요.”

광주동부경찰서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사이 전시·홍보관 앞에서 출발한 택시는 요란한 엔진소리를 내며 시작을 열렸다. 5·18 당시 조대부중 3학년이었던 장 씨는 각각의 사적지에 대한 설명과 함께 생생한 그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오월 해설사이기도 했다. 시위 현장에 나왔다 전남도청 앞에서 옆에 서 있던 사람이 총에 맞아 죽는 걸 목격한 자신의 오촌 당숙의 이야기 등을 전할 때면 특히 외지 이용객들은 깜짝 놀라곤 한다.

“일부러 광주를 찾아온 외지분들에게 오월 현장을 소개할 때면 뿌듯함을 느낍니다. 아무래도 제가 그 때의 상황에 대해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들을 전하다 보니 직접 피부로 생생하게 느끼시는 듯해요. 설명을 들으니 더 많은 것들이 보인다는 경기도 양주의 예술가들, 광주를 좀 더 잘 알기 위해 영화 ‘택시 운전사’를 세 번 더 보고 왔다는 울산의 가족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택시 이용객 중 외지인들은 약 70%정도로 SNS 등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20~30대들의 참여가 높다. 지금은 거리에서 볼 수 없는 레트로 감성의 차량 자체도 화제가 되고 있다. 차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택시를 발견한 많은 이들이 신기해하며 휴대폰으로 촬영하는 모습이 많이 눈에 띄었다.

택시 드라이브는 금남로 거리, 옛 가톨릭센터 앞, 홍남순 변호사 자택, 광주 MBC, 적십자병원을 거쳐 옛 전남도청 건물과 전일빌딩 245에 박힌 탄흔 자국과 헬기 소총 사격 흔적을 설명해주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이번 프로그램은 평일(오후 2시~6시), 토·일요일(오전 10시~오후 6시) 진행된다. 이용료는 5000원(3명까지 가능)이며 동명동에서 쓸 수 있는 커피 할인쿠폰(5000원)을 제공한다.

/글·사진=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