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으로 승선하려다…완도서 일가족 3명 참변
여객선 타려던 차량 바다 추락
70대 부부와 손녀 안타까운 죽음
할아버지 생일 맞아 고향가다 사고
편의 위해 후진 주차 유도 ‘위험’
부족한 안전관리 요원도 문제
70대 부부와 손녀 안타까운 죽음
할아버지 생일 맞아 고향가다 사고
편의 위해 후진 주차 유도 ‘위험’
부족한 안전관리 요원도 문제
![]() 완도소방 등이 지난 18일 완도군 약산면 당목항에서 추락한 승용차를 인양하고 있다. <완도해경 제공> |
완도군 약산면 당목항에서 여객선(차도선)에 승용차를 싣기 위해 후진하다 차량이 바다에 빠져 일가족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유족들은 안전관리 부실이 사고의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선박회사 측이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차량의 후진 승차 등 일방적인 탑승을 유도한 점이 사고를 불렀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9일 완도해경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4시 20분께 완도군 약산면 당목항에서 A(76)씨가 몰던 SM3 승용차가 바다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차량에 타고 있던 운전자 A씨와 그의 아내 B(여·73)씨, 손녀 C(여·29)씨가 모두 숨졌다.
이들은 A씨의 생일을 맞아 완도군 금일읍 고향집에 가려고 차를 후진해 여객선에 싣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A씨와 B씨는 자주 광주의 병원에 진료를 보기 위해 왕래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부부는 지난 18일에도 광주에서 진료를 마치고 20일 A씨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손녀 C씨와 함께 고향집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C씨의 아버지 김모(53)씨는 “우리 딸은 어렸을 때부터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자라 애틋하다”며 “할아버지 생신을 맞아 완도에서 생일 잔치를 하기 위해 광주에서 내려올 정도로 효녀인데, 이런 변을 당해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부모님도 평생 남에게 해 끼치지 않고 사셨고 우리 딸은 어렸을 때부터 주변에서 착하다는 말만 듣고 자라, 정말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이다”며 “숨 쉴 기운조차 없다”고 울었다.
해경측은 이들은 차도선(여객과 동시에 개방된 적재 구역에 차량 등 화물을 수송할 수 있는 선박)에 차량을 싣기 위해 후진을 하다 정박해 있는 차도선 옆으로 미끄러져 바다로 추락한 것으로 보고있다.
인양당시 자동차의 기어가 ‘중립(N)’에 놓여있던 것을 토대로 배가 접안하기 위해 조성된 경사면으로 차가 미끄러지면서 운전미숙으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 지역의 수심은 10(밀물 시)~4(썰물 시)m지만 사고 당시에는 7m가량 된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유족들은 선박회사의 안전관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선박회사 측이 도착지에서 하역을 빨리 하기 위해 승객들이 모두 차량에 탑승한 채로 후진으로 승선을 유도해 사고를 키웠다는 것이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여객선(카페리, 차도선 등)에 차량을 싣을 때 반드시 후진하거나 전진해야 하는 규정은 없지만 다만 폭이 좁은 배일 경우 선박 내부에서 차량을 돌릴 수 없는데다, 하차할때 대부분 오르막길이라는 점을 고려해 관행적으로 후진해서 차를 싣는다”고 말했다.
‘승선시 모든 사람이 차를 타야한다’는 규정도 없지만, 인근 주민들은 신분증 검사를 쉽게 하고 승선시 차량과 사람이 몰리면 안전관리가 까다롭다는 점에서 모두 탄채로 승선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차량을 빨리 내리게 하기 위해서 선원 등이 후진 주차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객선 관계자는 “여객선 입장에서는 여러번 운행을 해야 수익이 나는데, 배에서 차량이 빨리 나가지 못하고 정체돼 있으면 시간이 지체돼 그만큼 손해다”며 “신분증 검사도 한번에 하기 위해 차량에 다같이 타고 있으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부족한 안전요원에 대한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A씨 가족이 승선하려던 배는 오후 4시 30분 출발하는 S호(209t급, 승용차 기준 26대 선적가능, 승선 가능인원 173명)로 선원이 3명뿐이다. 선장과 기관사를 제외하면 단 한명의 선원이 모든 안전관리와 고박(선박에 고정시키는 것)까지 진행해야 하는 것이다.
완도해경은 CCTV 등을 확보해 정확한 사고 경위와 책임자를 확인하고 있다.
/천홍희 기자 strong@kwangju.co.kr
/완도=정은조 기자·전남총괄취재본부장 ejhung@kwangju.co.kr
유족들은 안전관리 부실이 사고의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선박회사 측이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차량의 후진 승차 등 일방적인 탑승을 유도한 점이 사고를 불렀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사고로 차량에 타고 있던 운전자 A씨와 그의 아내 B(여·73)씨, 손녀 C(여·29)씨가 모두 숨졌다.
이들은 A씨의 생일을 맞아 완도군 금일읍 고향집에 가려고 차를 후진해 여객선에 싣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A씨와 B씨는 자주 광주의 병원에 진료를 보기 위해 왕래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부부는 지난 18일에도 광주에서 진료를 마치고 20일 A씨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손녀 C씨와 함께 고향집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우리 부모님도 평생 남에게 해 끼치지 않고 사셨고 우리 딸은 어렸을 때부터 주변에서 착하다는 말만 듣고 자라, 정말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이다”며 “숨 쉴 기운조차 없다”고 울었다.
해경측은 이들은 차도선(여객과 동시에 개방된 적재 구역에 차량 등 화물을 수송할 수 있는 선박)에 차량을 싣기 위해 후진을 하다 정박해 있는 차도선 옆으로 미끄러져 바다로 추락한 것으로 보고있다.
인양당시 자동차의 기어가 ‘중립(N)’에 놓여있던 것을 토대로 배가 접안하기 위해 조성된 경사면으로 차가 미끄러지면서 운전미숙으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 지역의 수심은 10(밀물 시)~4(썰물 시)m지만 사고 당시에는 7m가량 된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유족들은 선박회사의 안전관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선박회사 측이 도착지에서 하역을 빨리 하기 위해 승객들이 모두 차량에 탑승한 채로 후진으로 승선을 유도해 사고를 키웠다는 것이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여객선(카페리, 차도선 등)에 차량을 싣을 때 반드시 후진하거나 전진해야 하는 규정은 없지만 다만 폭이 좁은 배일 경우 선박 내부에서 차량을 돌릴 수 없는데다, 하차할때 대부분 오르막길이라는 점을 고려해 관행적으로 후진해서 차를 싣는다”고 말했다.
‘승선시 모든 사람이 차를 타야한다’는 규정도 없지만, 인근 주민들은 신분증 검사를 쉽게 하고 승선시 차량과 사람이 몰리면 안전관리가 까다롭다는 점에서 모두 탄채로 승선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차량을 빨리 내리게 하기 위해서 선원 등이 후진 주차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객선 관계자는 “여객선 입장에서는 여러번 운행을 해야 수익이 나는데, 배에서 차량이 빨리 나가지 못하고 정체돼 있으면 시간이 지체돼 그만큼 손해다”며 “신분증 검사도 한번에 하기 위해 차량에 다같이 타고 있으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부족한 안전요원에 대한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A씨 가족이 승선하려던 배는 오후 4시 30분 출발하는 S호(209t급, 승용차 기준 26대 선적가능, 승선 가능인원 173명)로 선원이 3명뿐이다. 선장과 기관사를 제외하면 단 한명의 선원이 모든 안전관리와 고박(선박에 고정시키는 것)까지 진행해야 하는 것이다.
완도해경은 CCTV 등을 확보해 정확한 사고 경위와 책임자를 확인하고 있다.
/천홍희 기자 strong@kwangju.co.kr
/완도=정은조 기자·전남총괄취재본부장 ejhu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