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개인 일기·여성 서사 연구 이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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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개인 일기·여성 서사 연구 이뤄져야”
조선대-5·18기념재단 학술집담회
2023년 01월 15일(일) 20:10
향후 5·18민주화운동 관련 연구는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개인의 일기, 여성 서사 등 측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같은 의견은 지난 13일 조선대학교 민주평화연구원이 5·18기념재단과 함께 개최한 ‘5·18 연구, 남은 과제들’ 학술집담회에서 제시됐다.

이날 노영기 조선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5·18뿐 아니라 한국근현대사의 사료(史料)로서 일기를 발굴해 ‘역사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폈다.

그동안 5·18 연구는 주로 사실 규명·이해에 집중돼 구체적·미시적인 연구가 부족했으며, 개인이 5·18을 어떻게 경험하고 인식했는지 충분히 검토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노 교수는 “일기는 광주·전남 지역의 사람들이 5·18을 어떻게 인식하고 참여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다”며 “일기에 근거한 연구는 그간 연구에서 조망받지 못한 ‘역사 속의 개인’을 살펴볼 수 있으며, 개인의 일상이 역사의 일부분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5·18에서 여성의 서사가 주변부화 되거나 배제됐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영희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5·18 당시 시민군으로부터 간첩 의심을 받았던 여성 등 여성 폭력 기록이 5·18 서사에서 의도적으로 지워진 사례가 곳곳에서 발견된다”며 “5·18의 이름으로 누군가 정치 권력을 획득하고 역사적 장소를 독점하는 동안 여성들은 항쟁에서 함께했던 서로의 안부를 묻고 기억을 나누는 최소한의 장소조차 갖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향후 5·18 기억과 기록에 대한 논의도 오갔다. 김홍길 5·18민주화운동기록관 학예연구사는 “5·18 기록물 다수는 원본이 각각의 소장기관에 분산된 상태”라며 “통합적 기록 보존이나 협력적 기록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경섭 전남대학교 5·18연구소 전임연구원은 5·18정신의 전국화·세계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5·18 기록을 세속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폈다.

박 연구원은 “5·18의 기억을 직접 피해자인 국가유공자만의 기억으로 한정하고 있어 5·18 이후 세대를 구경꾼이자 소비자로만 전락시켰다”며 “다음 세대를 기억 생산의 주체로 인정하고 옛 전남도청을 등 항쟁 유산의 복원 과정에 참여하는 등 새로운 기억을 생산할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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