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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가상화폐에 중독됐습니다” 투자·도박 중독 상담 급증
광주·전남 2년새 두 배 증가
은행원 등 2030 빚더미에 충격
가정 불화 등 겪어
2022년 06월 26일(일) 20:15
/클립아트코리아
# 2015년 처음 주식에 투자했다 실패한 경험이 있는 30대 은행원 A씨는 코로나19 이후 주식시장이 폭등하자 2020년 다시 주식을 시작했다. A씨는 현물에서 재미를 보자 선물옵션까지 손댔고, 손실이 발생하자 고금리 대출까지 받으면서 주식투자를 계속했지만 결국 3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했다.

조급해진 A씨는 주식으로 발생한 손실을 빠르게 복구하고 싶은 마음에 이번에는 가상화폐에 투자했지만 더 큰 손실을 봤다. 결국 자포자기하게 됐고 아내와 매일 다투면서 이혼의 문턱에 이르자 중독치료를 받아야 겠다는 생각에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광주전남센터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

주식과 가상화폐 시장 폭락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광주·전남에서 최근 2년 사이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와 관련한 중독상담 신청자가 갑절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광주전남센터에 따르면 주식투자와 관련해 센터에 접수된 상담건수는 2018년 29건, 2019년 53건, 2020년 61건, 2021년 104건으로 증가세다. 2년 사이 2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주식문제를 포함한 도박 치유서비스에 접수한 광주·전남 지역민도 732명(2019년)→828명(2020년)→1076(2021년)으로 매년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까지 상승세를 연출하던 주식과 가상화폐 시장이 올들어 급락세로 전환하면서 투자 경험이 짧은 20~30대가 더 큰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광주·전남지역 20~29세 도박 참여비율은 21.2%(2019년)→24.9%(2020년)→26.1%(2021년)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거나 시도하는 사례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본 광주·전남 지역민은 상담자중 1.5%(2019년)에서 지난해 3.9%로 증가했고, 시도해본 지역민도 1%(2019년)에서 2년 사이 2.6%로 늘었다.

상담사례를 보더라도 20~30대 청년들의 비율이 늘고 있다.

30대 직장인 B씨는 연이은 주가 폭락에 원금은 물론 대출금까지 잃고 빚이 1억원이 되자 극심한 불안증세로 광주전남센터를 찾은 사례다.

B씨는 “처음부터 주식을 크게 할 생각은 없었는데, 조금씩 돈을 벌다 보니까 더 큰돈을 벌고 싶은 욕심에 가지고 있는 돈을 전부 주식에 투자했다. 하지만 손실이 발생했고 손실을 메꾸기 위해서 빚내서 투자했다가 모두 잃었다. 주식이 내 생활까지 망가지게 만들지 꿈에도 물랐다”고 말했다.

20대도 마찬가지다. 20대 직장인 C씨는 최근 지인들의 추천으로 주식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모아놓은 돈으로 장기투자 할 생각이었으나, 주식시장의 하락으로 손실을 보게되자 불안한 마음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게 됐다. 저축한 돈까지 다 투자를 했지만 손실액이 커지자 고금리 신용대출을 받아 단타 매매를 하다 결국 대부분의 투자금을 잃게 될 위기에 놓이게 됐다. 망연자실해진 C씨는 앞으로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해야 될지 몰라 상담센터를 찾았다.

임남열 광주전남센터장은 “주식과 가상화폐는 명백히 도박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참여하는 방식에 따라 도박중독적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며 “본인 스스로 조절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수준이다면 반드시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