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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미 PD 전남대 강연 “남의 고통 공감하는 미래세대 위한 기록이죠”
20여년간 세계분쟁지역 취재
“기록한 역사는 반복되지 않는다” 아프간·우크라 등 취재
“5·18, 우리 세대서 해결해 다음세대 갈등 겪는 일 없기를”
2022년 06월 23일(목) 22:20
“갈등이라는 건 지금 세대들이 죽더라도 끝나지 않습니다. 유산처럼 대물림 되기 마련이죠. 그러나 분쟁을 기록한 역사가 있다면 반복되지 않습니다.”

세계분쟁지역을 전문적으로 취재해온 김영미(53·사진) PD가 24일까지 전남대학교에서 ‘분쟁과 기억’을 주제로 강연을 한다.

강연 둘째날인 23일 만난 김영미 PD는 “인류는 동물이 아닌 인간으로 태어났기에, 같은 인간으로서의 아픔을 공감하고,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문명국가의 국민으로서 비극을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혼자 고민해서는 해결될 일이 아니기에 우리 국민과 한국 사회 나아가 국제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인간다운 삶 그리고 남의 고통에 눈감지 않는 용기를 갖도록 하는 것이 이번 강의의 목적이다”고 밝혔다.

김 PD는 20년 간 전세계 분쟁지역을 현장에서 취재해온 언론인이다. 그녀가 찾은 국가만 대략 80여 개에 달한다. 전쟁과 학살이 벌어지는 현장은 신변에 대한 위협 등 각종 불안감이 엄습한다. 게다가 식용수, 숙소, 잠자리 문제, 취재원 등 취재환경도 녹록지 않다.

그럼에도 그녀가 분쟁지역을 찾는 이유는 저널리스트로서의 의무감이다.

“국내에는 세계 분쟁을 다루는 언론인이 드물었어요. 국민의 알 권리가 부족해진다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불편해요. 힘들고. 그렇지만 ‘저널리즘’의 역할이죠. 그 불편함이 언론인으로서 의무라고 받아들여졌어요.”

분쟁 지역 취재는 ‘맨땅에 헤딩하는 것’과 같다. 취재원부터 현지 스텝까지 여타 제작물과는 다르게 긴 시간이 소요된다. 위험하다 보니 비용도 증가한다. 이렇게 되면 포기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누군가는 해야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그녀는 단 한번도 포기해본 적이 없다.

그녀는 지난 3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민간인 학살과 분쟁상황을 취재했었다. 그러나 여권법 상 우크라이나 입국이 금지되면서 폴란드에 머물며 취재해 방영했다. 아쉬운 부분이다. 그러나 20년 간 국제분쟁을 취재해온 그녀에게 최근 국민들의 반응은 벅찰 정도라고 했다.

“밤잠을 못 잤어요. 국민들의 요구사항이 너무 많아 부담스러울 정도였죠. 우리 국민들은 이제 저마다 알아야 되는 내용을 정확하게 알고 있어요. 잘 취재된 완벽한 뉴스를 원하고 있죠. 언론이 따라가지 못할 수준입니다. 특히 ‘부차’라는 곳에 벌어진 인종 학살을 두고 국민들이 분노하고 SNS상에서 이런 고통과 비극이 왜 벌어졌는지에 대한 궁금함과 아쉬움을 쏟아내는 걸 보며 선진국이 됐구나, 라고 느꼈습니다.”

또한 김 PD는 얼마 전 미얀마를 위해 모금 운동을 벌인 우리 국민들의 열정은 놀라울 정도라고 부연했다.

그녀의 향후 취재 주제는 다음 세대를 위한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더 이상의 전쟁, 분쟁, 재난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함 마음에서다. 전쟁을 막을 수 있는 평화적인 방법들을 떠올리기 위해선 “현장의 소식이 정확하게 전달되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본다. 무엇보다 ‘인류애’, ‘공감’ 등 다음세대가 세계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재료’를 남겨야 한다는 의식이 이 일을 지속하게 하는 요인이다.

마지막으로 김 PD는 “현장에서 뛸 수 있는 한 다음 세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주제를 다뤄보고 싶다”며 “5·18 역시 우리 세대에서 반드시 해결돼, 다음 세대들은 이 문제로 갈등을 겪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석 기자 mskim@